근황 보고입니다.

잡담 2017.07.16 01:09

오늘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생각보다 끌리는 작품이 없는것 같았는데 오늘 상영한 '데이브 미로 만들다'라는 작품이 기괴하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여서 좋았습니다=ㅅ=b

감독과의 대담에서 관객들의 질문과 감독의 답변도 재미났고 말이죠.

(첫 질문자가 받은 기념 티셔츠는 무척이나 부러웠죠)


이번 주말은 부천 국제 영화제 상영작을 감상하는걸로 보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새 글의 업로드는 없으니 양해 바랍니다(_ _);


마치 예전에는 꾸준히 연재한 것처럼 말하는 것도 민망합니다만...쿨럭;;;;


이불이 49화는 원래 써놨던 초안에서 초중반부 전개를 추가하는 중입니다.

수첩에 이것저것 끄적이다보니 새로 나오는게 좀 있더군요^^;

덕분에 49화 분량상에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결국은 언제 완성하느냐가 문제일듯 하네요=x=;


그럼 더위 조심하시고 다음화에서 뵙겠습니닷m(_ _)m




p.s. 청출어람 8화는 일정에 변경이 없다면, 이불이 50화까지 쓴 뒤에 올릴 생각입니다.

50화 쓰다가 분량 채우기에서 막히면 청출어람 8화로 바꿀 수도 있지만, 일단 현재 예정은 그렇습니다@_@;

백미는 3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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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트(根)


평일 오후.
나나와 모모와 함께 발걸음을 옮긴 곳은, 이제 슬슬 단골이라 불려도 되는게 아닌가 생각되는 장소였다.

미오가 아르바이트 중인 『여동생 카페』.

"여기가 바로, 소문의 『여동생 카페』...!"

"그렇게 비장한 어조로 말할 것까진 없지 않아?"

"전부터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니 어쩔수 없잖아요?
그리고 나나만 먼저 이곳엘 왔었다고 하니까 샘나는걸요."

"에에~ 하지만 그날은 모모가 약초 캐러 다른 행성에 갔었잖아."

"그래도~!"

미카도 선생님과 약초를 캐러 모모가 자리를 비웠던 날, 나와 나나가 둘이서 이곳을 다녀왔다는 사실이 모모는 내심 섭섭했나보다.
나나의 대꾸에 살짝 볼을 부풀리는 모모의 모습에 피식 웃곤 여동생 카페의 문고리를 잡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양이 귀와 꼬리를 착용한 미오가 손을 고양이처럼 말아쥐며 귀엽게 포즈를 취했다.

"어서오세요♡
앗, 아키츠 오빠?"

"안녕 사와다. 두어시간 만인가?"

"아하하~ 학교에서 막 헤어진 사이니까 말이다냥.
나나랑 모모도 어서와라냥~☆"

살갑게 둘과 인사를 주고받곤 미오가 장난기 도는 눈으로 내쪽을 보며 히죽 웃었다.

"아키츠 오빠~? 친구의 여동생들과 함께 여동생 카페에 들어오는 건 어떤 기분이냥? 응? 어떤 기분?"

"그렇게 지적받으면 솔직히 부끄러운걸."

동급생에게 오빠라 불리는 상황도 만만찮게 부끄럽지만 말야.
말아쥔 손으로 내 가슴을 툭툭 쳐대는 미오의 추궁에 그만 얼굴이 달아올랐다.

"냐하하~ 그럼 부끄러워하는 앗키쨩에게 서비스다냥!"

"앗키쨩...?"

아키츠 → 앗키인가.

"뭔가 호칭이 친밀해지지 않았어?"

"후흥~ 미오미오는 과금하는만큼 친밀해지는 시스템이니까~"

"진짜임까..."

「역시 단골」이라는 모모의 중얼거림은 못들은 척했다.

"농담이다냥~ 단골에게의 서비스는 접대의 기본이잖아 앗키 오빠?"

"그런데 호칭이 출렁출렁 바뀌고 있는건 일부러야?"

"고양이는 변덕스러우니까 당연한거다냥~♡
아무튼 여동생을 정말정말 좋아하는 앗키군의 자리는 저어~기!"

미오가 가리킨 곳에는 익숙한 둘의 모습이 보였다.
즐거운듯 떠드는 미캉과 거기에 차분하게 어울리는 야미.

"어라? 미캉이랑 야미잖아?"

"미캉씨랑 금색의 어둠씨?"

반색하는 나나와 놀라는 모모의 반응이 기대한 대로였다는 듯 미오가 윙크했다.

"마침 유우키군의 여동생이랑 야미야미도 와있으니까 근처에 있는 편이 좋겠지 않겠냥?"

"사와다, 굿 잡(Good Job)~!"

"이예이~!"

쾌활한 웃음을 띄고선 미오는 우리를 안내했다.



미캉과 야미는 합석을 제안하는 우리 셋을 보곤 놀라는 눈치였지만 합석을 꺼리진 않았다.
미캉의 경우야, 이따금 주말이면 나나랑 모모가 라라를 만나러 미캉네 집에 놀러가니까 자주 얼굴을 보는 사이고.
야미도 어제 우리와 만난 뒤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로서는 이 네명과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건 처음이라 기대되기도 했고.
서로간에 짧은 인사를 주고 받은 뒤, 우리 다섯은 2인용 원형 테이블 두개를 붙이고 둘러 앉았다.

"그럼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라냥~♡"

주문을 받은 미오가 자리를 떠난 뒤, 먼저 말을 꺼낸건 야미였다.

"이런 곳에서 만날거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어머? 모르셨어요?
미오씨에게 듣기로는 료스케씨는 여동생 카페의 단골이라던데요?"

"아뇨. 저는 아키츠 료스케가 아니라 프린세스 모모 당신을 가리켜 한 말입니다."

"네? 저 말인가요?"

의외의 지적에 모모가 고개를 기울였다.

"어제 만났을 땐 분명 다이어트 중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으음, 그게 말이죠..."

야미의 물음에 난처한듯 손가락으로 볼을 매만지던 모모가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실은 다이어트는 그만뒀어요."

"하루만에 말입니까?"

"윽! 그런 말을 들으면 할 말이 없지만...
원래 다이어트는 나나랑 말싸움하다가 욱하는 마음에 시작한거였고,
실제로 체중 감량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요."

변명하는 처지가 된 지금 상황이 내심 민망했는지, 모모의 얼굴에 붉은 기운이 돌았다.

"그리고 저흰 아직 성장기잖아요? 그러니까 살을 빼려고 무리하진 않으려구요."

"『성장기』..."

지이이-

성장기라는 말에 셋(야미, 미캉, 나나)의 시선이 모모의 가슴에 모였다.
물끄러미 자신의 가슴을 응시당한 모모는 놀란 기색이었지만 금새 가슴을 폈다.

"후후, 그렇게 바라보시면 부끄러운걸요?"

저렇게 태연자약하게 부끄럽다고 말하면 보는 쪽이 오히려 무안할것만 같다.
여유로운 태도로 모모는 한팔로 가슴을 밀어올리듯 가렸다.
팔에 눌리면서 역으로 강조되어버린 가슴 탓일까, 셋은 이윽고 시선을 치웠다.

"아무튼...이런 더운 날씨라면 누구라도 시원하고 달콤한걸 먹고 싶어지잖아요?
그러니까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이 곳 『여동생 카페』에 와보고 싶었어요.
나나가 여기 케이크가 맛있었다고 하기에 궁금했기도 하구 말예요."

한차례 숨을 고르곤 모모는 한차례 주변을 훑었다.

"이곳은 좋은 곳이네요."

"그렇게 생각해?"

"네. 아르바이트하는 점원들도 전부 예쁘고, 더군다나 고양이 귀 여동생 캐릭터라니 귀엽잖아요.
료스케씨도 제복 차림의 미오씨를 노리고 이곳에 오시는거죠?"

"...응?"

"어라? 아닌가요?
료스케씨는 여동생 모에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이런 곳에 오진 않겠죠?"

"...나, 혼자 여기에 온적은 없는데?"

"네? 하지만 미오씨가 료스케씨는 단골이라고..."

말을 꺼내던 모모가 입을 다물었다.

"모모?"

"아하앙~ 과연~"

이해했다는듯 모모가 눈웃음쳤다.

"혹시~ 지금처럼 여자아이를 꼬셔서 여기에 데려 왔었던건가요?
데이트 코스로?"

"묵비합니다."

어째서 이런 일로 내 프라이버시를 까발려야 하는거야...
하루나나 라라를 데리고 이곳에 왔던걸 실수로라도 얘기하는 것도 곤란하다.

"어쩌면 하급생이랑 함께 오거나 했어요?"

"왜 하필 하급생?"

"료스케씨는 연하 취향이란 소문이 있으니까."

"미안하지만 하급생 중에 아는 여자애는 없어."

로사리오를 가지고선 엉뚱한 짓을 꾸미던 1학년 여학생들과 만난 적은 있지만, 그 때 이후론 만나지 않았다.
만약 다시 그 애들과 마주친다 하더라도 그쪽에서 먼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날테지만.

"그럼 동급생? 아니면 상급생인가요?"

"그러니까 노 코멘트라니까.
어째서 그렇게 알고싶어 하는거야?"

"그야 저는 이런 얘길 좋아하는걸요?"

"...아, 그래.
하지만 대답이 곤란한 질문은 사양이니까, 적당히 포기하라구."

"...별 수 없네요.
이렇게 된 이상 미오씨에게 물어보는 수 밖에."

"엑?"

"후후, 료스케씨에게 묻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미오씨~!"

만류할 새도 없이 모모가 미오를 불렀다.
정말이지 호기심 하난 왕성하네!

"뭐야뭐야~? 추가 주문이냥~?"

"혹시 미오씨는 료스케씨랑 이곳에 온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세요?"

"앗키쨩이 데려온 사람?"

무심코 내쪽을 바라보는 미오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부디 이상한 폭탄을 터뜨리지 말아달라는 내 마음아 닿아라!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미오는 '맡겨줘!'라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대어린 눈빛으로 대답을 기다리는 모모.
덩달아 귀를 기울이는 나나, 야미, 미캉에게 미오가 한차례 고양이 꼬리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글쎄...매번 다른 사람이랑 와서 잘 모르겠다냥~♪"

"「「「「......」」」」"

네 이놈 사와다...!

속 사정이야 어쨌건 말한 내용은 사실이지만! 사실이지만...!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태도를 취해놓고선 이런식으로 놀리기냐?

"매번," "다른 사람?" "진짜...?"

아연한 모모와 미캉, 나나를 부추기듯 야미가 추가타를 날렸다.

"「매일매일 여자를 갈아치운다.」
『영웅학원』후기에서 읽었던 그대로군요."

"영웅학원?"

"미캉의 아버지가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

나나의 물음에 야미가 나와 관련된 시시콜콜한 뜬소문을 읊어주었다.
같이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 원망을 담아 미오를 쳐다보자 미오는「에헷~♡」하고 웃으며 애교를 부렸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꼬리만큼이나 변덕스러운 고양이로구나.
...그래도 생각해보면 크게 문제는 없으려나?
어찌보면 미오의 대답은 내가 바라던 대답의 변형이나 다름없었다.
미오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대답을 한 이상, 하루나나 라라의 이름이 언급되서 괜스레 소란이 커질 일은 없을테니까.

"냐하하~ 그래도 뭐, 다는 기억하진 못하지만, 최근에 함께 왔던 사람 정도는 기억한다냥~
갈색 머리카락에 다소 덤벙대는 동갑뻘의 귀여운 여자애였는데...
우응~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분명 유우키 군의 먼 친척이라고,"

쾅!

"우냣~!?"

난데없이 테이블에 머리를 박은 미캉의 행동에 놀라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그 바보는 대체 뭘 하는거야...)"

엎드려선 머리를 부여잡은 채 신음을 흘리는 미캉.
그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는지, 나나가 어쩔줄 몰라하며 미캉을 부축했다.

"괘, 괜찮아 미캉? 아프진 않아?"

"...괜찮아. 그냥 조금 현기증이 났을 뿐이니까."

"어...그, 그러냥?
아무튼 너무 파고들면 앗키군도 미캉쨩도 곤란할테니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로 하겠다냥~"

화제를 북돋을 기색이 만만해 보였던 미오는 예상외로 격렬한 미캉의 반응에 즉시 화제를 멈췄다.


방금 일을 사과하고 미오가 떠난 뒤에도 미캉은 물먹은 솜마냥 가라앉아 있었다.
어떻게든 미캉을 기운나게 할 순 없을까 싶었는데 나나가 먼저 화제를 털었다.

"그러고보니 야미랑 미캉은 이 곳엔 어쩐 일이야?"

"여기 케이크가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서...상담을 겸해서 야미랑 같이 와봤어."

"상담?"

"...리토에 대한 상담."

"유우키에 대해서?
혹시 무슨 일 있었어?"

내 물음에 어쩐지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던 미캉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내 기색을 살피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요즘 학교에서 리토의 행실은 어떤가요?"

행실이라니, 마치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묻는 질문같다.
문득 미캉의 가정방문 때의 일이 떠올랐지만, 그 때와 달리 지금은 내가 질문받는 입장으로 돌아섰구나.

"유우키의 행실? 다소 떠들석하지만 무난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지."

내 대답에 미캉의 어조가 딱딱하게 바뀌었다.

"진지하게 묻는거니까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교내 풍기문란의 대표주자입니다."

"리토..."

내 말에 미캉이 머리를 감싸쥐며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상상이상으로 좌절하는 미캉의 모습에 당황해서 보충하듯 말을 덧붙였다.

"괜찮아 미캉!
풍기위원의 요주의 인물 목록에는 유우키 혼자만 있는게 아니라구?
교장이나 도촬범이나 나도 있고..."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 료스케 오빠...
그리고 교장 선생님부터가 위험인물이라니, 무슨 학교가 그래요?"

미캉의 지적에 반박할 수가 없다.

"아하하...
그, 그나저나 상담을 생각할 정도라니, 혹시 유우키와 무슨 일 있었어?"

얼버무리듯 다시 한번 리토의 사정에 대해서 묻자 미캉이 작게 중얼거렸다.

"...요즈음 리토에게 이상한 버릇이 생긴것 같아서..."

"버릇?"

미캉은 침묵했다.
야미에게 물어보면 될까?

"야미는 사정을 알고 있어?"

"미캉이 말하지 않은 이상 저도 묵비합니다."

이래서야 더이상 물어도 소용없겠군.
미캉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었지만, 고민상담역을 맡는건 나로선 아직 이른 일인것 같았다.
그래도 야미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힘이 되니까.

"미캉. 무슨 고민을 안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너무 그렇게 걱정하진마.
네 오빠니까, 여동생으로서 좀 더 유우키를 믿어도 좋다구."

"......"

잠시후 부스스 일어난 미캉이 내 손을 꼭 잡았다.



"...료스케 오빠."

"왜, 왜그래?"

"료스케 오빠는, 리토의 친구지요?"

"어, 으응. 물론이지.
적어도 나는 유우키를 친구라고 믿고 있어."

손버릇이 야하다는 것만 고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완벽함을 요구할 생각은 없으니.
내 대답이 위안이 된 듯 미캉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하는 미캉의 태도에 나나가 맥빠지는지 몸을 뒤로 젖히곤 머리 뒤로 깍지를 꼈다.

"뭐야~ 그러니까 미캉은 오빠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었던거야?"

"응. 뭐어...최근 리토가 내가 모르는 리토가 되어가는 것만 같아서.
어쩐지 멀게 느껴지거든."

"후후, 미캉씨는 브라콘이네요."

"모모, 브라콘이 뭐야?"

"오빠가 너무 좋아~라는 상태인거야."

"그래? 그럼 나랑 똑같네."

"엣?" "어머나...?"

나나의 말에 미캉과 모모가 놀란듯 눈을 크게 떴다.
모모가 입을 가리곤 샐쭉 웃음 지었다.

"헤에? 설마하니, 나나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뭐어~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니까 말야. 후후..."

"응? 그야 당연하잖아.
나도 우리 언니를 정말 좋아하는걸~!
그러니까 미캉이 오빠를 생각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아, 그런 의미였구나."

밝게 웃는 나나의 모습에 미캉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이좋은 자매 사이에 마음이 따스해지는데, 모모가 조심스럽게 내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

"(...료스케씨.)"

"(왜?)"

"(이따금 나나의 순진함이 어쩐지 멀게 느껴져요.)"

미캉처럼 너도 형제자매가 멀리 느껴지는거냐.

"(모모는 시스콘이구나?)"

"(...그런거 아니거든요?
하아...저도 순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상시 연애 회로가 동작 중인 모모에게는, 나나의 발언을 연애적인 의미로 곡해해서 받아들였던 자신이 쇼크였나보다.
그렇다쳐도 고작 중학생 정도 밖에 안된 녀석이 그런 시절 운운하지마.

"그렇다쳐도 미캉이 자기 오빠를 미덥잖게 생각하는 것도 알 것 같아.
아무리 언니가 리토 녀석을 좋아한다지만, 난 사실 그 녀석의 어떤 점이 좋은건지 아직 모르겠는걸."

"나는 괜찮아 보이던데.
리토씨는 식물을 아끼는 분이잖아?
정원에 있던 셀린은 언제나 리토씨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얘기해 주던걸."

모모의 말에 보충을 넣었다.

"역시 유우키는 셀린에게 사랑받고 있나보네.
듣기로는 유우키가 라라에게 받은 생일 선물이 셀린이라고 했었지."

"어머? 그런가요?
후후, 어때 나나? 언니에게 받은 셀린을 소중히 여긴다는건, 그만큼 언니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게 아닐까?"

"윽...그렇다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쩐지 맘에 들지 않는걸."

"네에 네에~ 이 시스콘.
나나가 언니를 너무 좋아하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악감정을 가지면 안되잖아?"

"!? 그런적 없어!"

"후후, 그래그래."

"쳇..."

여유로운 모모의 대응에 나나는 투덜대곤 외면했다.

"료스케씨가 보기엔 리토씨는 어떤 분인가요?
부디 리토씨와 같은반 친구로서의 의견도 듣고 싶은데요."

"으응...상냥하고 용감하지, 유우키는."

"...그냥 미오씨에게 여쭤봐야겠네요."

"어째서?"

"아무리 미캉씨가 앞에 있다곤 해도, 그렇게 입에 발린 듯한 칭찬으로 리토씨를 들어올려주는건 그만두세요.
반대로 미심쩍어지니까 말예요."

앗, 네.
빈말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설득력은 부족했나보다.
역시 이런건 직접 겪어본 당사자들이 얘기해줘야 설득력이 있을테지.


다시금 불려온 미오의 리토에 대한 평가는 간단했다.

"유우키군 말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덜렁이」네."

"덜렁이요?"

"응응~ 언제나 라라찌랑 얽혀서 이래저래 고생하는건 알지만 말야~
유우키군 본인의 행동에도 조금 문제가 있달까?
으응, 몸치끼가 있다고 말해야하나?"

"리토는 중학교 때 축구부였어요.
그런데 몸치일리가 없는데..."

"아하하~ 미캉쨩, 그런 의미의 몸치가 아니다냥~"

"그럼?"

"그러니까, 고의던 아니던 일단 쓰러지면 러브러브한 해프닝을 벌인다냥~"

"러, 러브러브한 해프닝?"

"그래그래, 그러고보면 2학년 초엔 교문앞에서 아키츠군에게도 찰싹 달라붙어서 러브러브 했었지 아마?
그 전날에는 세상에 이럴수가! 아키츠군에게 고백까지 했었다고 한다냥~"

"......"

"왜 하필 날 끌어들이는거야!?"

"냐하하~ 그야 사실이잖냥~
(유우키군과 여자애들이 얽힌 트러블을 얘기하느니, 아키츠군 쪽이랑 얽힌 쪽이 더 농담으로 넘기기 쉽잖아?)"

넘기기 쉬워?
지금 미캉이 완전 죽을 상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역효과 아냐?

"그나저나 리토씨가 덜렁이였다니 의외네요.
그래도 그 점이 귀여울지도 모르지만."

"너, 언니 약혼자를 상대로 잘도 그런 생각을 하네...
덜렁대는게 귀여워?"

"응. 미연시에 자주 나오거든.
「덜렁이」 속성 여자애."

쿵!

"꺅~!?"

또 미캉이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오늘따라 안면 개그를 많이 하는구나 미캉...

"...머리가 아파..."

"두번이나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혔으니 당연한겁니다 미캉."

미캉의 등을 토닥이며 야미가 담담히 딴죽을 걸었다.




상황이 진정되고 난 뒤, 침착해진 미캉은 모모와 함께 과자 만들기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나나는 추리소설에 재미를 붙인 야미에게 빠져선 새롭게 탐정의 길을 개척해 나가려는 듯 하다.

"그러니까 범인을 몰아붙이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증거?"

"예. 범인임을 증명하는 물증을 찾는 것이 핵심이죠.
범인은『알리바이』를 통해 자신이 범인임을 부인합니다.
그러니 정황증거를 모아 범인의 알리바이를 깨뜨리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오오...! 예를 들면?"

"...그렇군요."

눈을 빛내는 나나에게 야미는 잠시 생각하더니 손가락을 하나 세웠다.

"이 중에 한 명, '여동생이 아닌 이'가 있습니다."

"응?"

한차례 우리들을 둘러본 뒤 야미가 나나에게 물었다.

"과연 여동생이 아닌 이는 누구일까요? 프린세스 나나?"

"어, 그러니까..."

갑작스런 질문에 나나가 당황하며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뭐, 나도 구경이나 해볼까.
나나를 따라 주변을 확인했다.

미캉은 '리토의 여동생'.
나나와 모모는 '라라의 여동생'.
그리고 야미는...

나나가 손을 들어 주저없이 야미를 가리켰다.

"야미가 범인이야!"

여동생이 아닌것 뿐인데 범인 취급...

나나의 선언에 야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알리바이가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알리바이...

"실은 전 아키츠 료스케의 여동생입니다."

"진짜로!?"

경악하는 나나에게 야미가 조용히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 알리바이입니다."

"...아, 난 또...깜짝 놀랐잖아."

한숨을 쉬고 나나는 다시 추리를 시작했다.

"아, 맞아! 역시 야미가 범인이야!
보통은 오빠를 이름으로 부르진 않잖아!"

"미캉도 유우키 리토를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 그런가..."

혼란스러워하는 나나를 추격하듯 야미는 차례차례 알리바이를 쏟아냈다.
어처구니 없는 알리바이 투성이였지만, 나나의 혼란을 가중시키는데는 효과적인 것 같았다.

그래도 알리바이랍시고 내 별명을 멋대로 지어내는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금색의 수염』같은거, 하나도 멋지지 않으니까.

터무니없는 호칭을 무덤덤하게 내뱉는 야미의 태도가 반대로 웃음을 자극했는지, 호칭을 듣는 순간 나나는 폭소를 터뜨렸다.
어지간히도 웃음보를 자극했는지 몸을 구부린채 경련하는 나나에게 야미가 담담하게 선언했다.

"이것이 바로 알리바이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프린세스 나나."

"흐끅...히끅! 뭐?"

"...지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은데?"

한참 어깨를 들썩이며 힘들어하던 나나가 마침내 야미의 알리바이의 헛점을 찔렀다.

"아, 수염!
료스케는 수염이 금색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료스케의 금색 머리카락은 염색이야.
야미와 같은 진짜 금발일리 없다구."

"실은 저도 염색입니다."

"진짜로!?"

...아무래도 이 촌극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았다.



"그래서 범인은 누구였어?"

"아키츠 료스케입니다."

"엣?"

"이 중에 혼자서 남자니까 여동생일리 없잖습니까."

"아앗! 치사해!"

"문맥을 읽지 않은 프린세스 나나가 잘못입니다."

"우으윽...!"



나나와 야미의 여동생 추리극이 진행되는 동안, 모모는 카페에서 서빙중인 고양이 귀 여동생들에 눈길을 돌렸다.

"그나저나 여동생이라...좋네요."

「이런게 정석이죠」라고 중얼거리는거로 봐선, 아무래도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쪽으로 치우친 모모의 지식이 망상 재료로 튀어 나오고 있나보다.
하지만 나도 모모의 의견에는 동의해.
귀엽잖아.

"응. 좋네..."

종업원들을 보면서 무심코 모모에 동의하는 말이 튀어나왔을 때였다.

"그렇게 엉뚱한 곳을 보면 안돼요."

"응?"

툭-하고 모모의 검지가 가볍게 볼을 눌렀다.
눈을 깜빡이는 내게 모모가 장난스레 웃었다.

"모처럼 여동생이 넷이나 함께 곁에 있는데 한눈 파는건 실례잖아요? 『오빠』."

"......"

"어머? 혹시 부끄러워하는거예요?"

슬그머니 검지를 피해서 고개를 돌렸다.

"...여동생? 네가?"

"물론이죠. 지금 료스케씨는『여동생 카페』에 친구의 여동생과 함께 온다는 호사스러운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다른 여동생에게 눈길을 준다면 저도 서운하다구요?"

"......"

"아아~ 빨개졌다."

"놀리는거냐 요녀석."

"료스케씨야말로 최근 놀림만 당한 제 심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에잇! 에잇!"

정말이지 귀엽게도 놀리는구만!
앙증맞게 쿡쿡 몸을 찔러대는 모모에 대응하지 못하고선 쩔쩔맸다.

"모모씨, 료스케 오빠가 곤란해하고 있으니까 너무 놀리면 안돼요."

"미캉씨도 차암~
이런건 친애의 표현일 따름인걸요?
사랑스런 여동생의 응석을 받아주는 것도 오빠로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라구요?"

스스로의 입으로 사랑스럽다 운운 하는거냐?
부정하진 않겠다만.

"미캉씨도 이따금 오빠에게 어리광부려보는게 어때요?
가끔은 오빠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오빠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필요하다구요?
각종 미연시를 섭렵한 제가 보증할께요."

마지막 말은 사족이야 모모.
덕분에 널 보는 미캉의 눈초리가 미지근해졌다구.

"...모모씨."

"후후, 정 뭣하면 제가 언니로서 미캉씨의 어리광을 받아줘도 좋다구요?"

상냥히 웃음짓는 모모에게 미캉은 한심하다는 듯한, 안쓰럽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제가 모모씨의 여동생이었다면 망상과 현실 정도는 구분하라고 했을거예요."

"신랄해!?"

미캉의 지적에 충격을 받은듯 모모가 미캉에게 항의했다.

"망상이라니! 미연시가 뭐 어때서요!
온갖 연애 판타지의 집약체!
그야말로 사랑의 바이블이라구요?"

"네네. 알았으니까.
미연시가 판타지(망상)인건 저도 알아요."

"우우우... 오빠아~! 형부네 여동생이 괴롭혀~~~!"

괜찮아.
미캉은 네 형부한테는 더 신랄하니까.

울컥해선 내 팔에 매달려온 모모를 달랬다.

"자자, 착하지?"

모모의 머리를 쓰다듬자, 냉큼 회복한 모모가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돌려 미캉을 향했다.

"지금 미캉씨도 봤죠?
이게 바로 미연시의 힘이예요.
각종 연애게임으로 단련된 내 매력에 료스케씨도 헤롱헤롱이라구요!"

"...헤롱헤롱?"

미캉이 황당하다는 얼굴이 되었다.

응. 확실히 헤롱헤롱할 만큼 귀엽네.
연애감정이라기보단 보살펴주고 싶다는 욕구 같지만.
흐흥-하고 뽐내는 모모를 좀 더 쓰다듬었다.

"후후, 간지러워요.
...저기? 턱을 쓰다듬는건 조금 다르지 않아요?
전 고양이가 아니라구요!
머리 쪽에! 좀 더 애정을 담아서!"

"너무 어리광부리는거 아녜요?"

미캉의 지적에 나나가 끼어들었다.

"뭐 어때? 나는 지금의 모모가 좋은데."

"나, 나나...훌쩍."

드물게 자신에게 상냥한 나나의 반응에 감동했는지 모모가 눈을 반짝였다.

"쓸데없이 내숭 떠는게 줄어서 덜 귀찮거든."

"내숭 아냐! 자신을 꾸미는 것도 중요하거든!?"

감동이 날아가버린 모모가 또다시 울컥하고 매달려왔다.

"료스케씨이이이~~~! 여동생이랑 형부의 여동생이 괴롭혀요~~~!"

"뭐!? 내쪽이 언니라고!"

꺄-꺄-

그때부터 발발한 나나와 모모의 언쟁.
모모의 열변은 오로지 한 점에 모여 빛을 발하고 있었다.

『미연시는 인생』

미소녀 300명이 나오는 미연시를 올클리어하려는 플레이어다운 모모의 신념이었다.

어느새 대화의 곁다리가 된 미캉이 소란스러운 둘의 모습에 떨떠름한 얼굴로 눈치를 봤다.

"저렇게 싸우게 놔둬도 괜찮아요?"

"평소의 일이니까.
카페에 폐가되지 않을 정도라면 괜찮겠지.
그러니까 신경쓰지마."

"무시하지마!" "무시하지마요!"

나나와 모모의 아우성이 늘었다.

"여동생이 핀치인데! 오빠라면 이럴 때 원호해줘야 하는거 아녜요?"

"그건 미안한데, 일단 모모 넌 내 여동생이 아니잖아."

"그럴수가!?"

모모가 눈물을 글썽였다.

"오빠는 바보! 모모를 잊은거예요!?"
"어...맞아! 나나도 잊어버린거야!?"

분개하는 모모의 반응에 나나가 얼떨결에 맞장구치며 나를 비난했다.
갑자기 벌어지는 이 촌극은 대체 뭐람?
당황하는 나를 모모가 몰아붙였다.

"생각해봐요 오빠! 저와 나나는 라라 언니의 여동생이잖아요."

"응. 그렇지."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 매정한건가요!"

"엣?"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건가요?"

"그러니까, 무얼...?"

전개를 따라가지 못해서 눈을 끔뻑이자 모모가 삿대질했다.

"이건, 즉! 료스케씨에게 있어서 저는!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이라는 거잖아요!"



아니, 그거 생판 남이잖아.



"그러니까 좀 더 상관해! 상관해!"
"좀 더 신경써! 신경써!"

오냐. 요 귀여운 꼬마 악마들아.


우-우- 비난하며 아우성치는 나나와 모모를 상대하고 있으려니 소란스러움에 이끌려 어느새 다가온 미오가 히죽 웃었다.

"앗키구운~ 여동생들이랑 알콩달콩 잘 하고있냥~?"

"알콩달콩이라니..."

"시치미떼지 않아도 된다냥~!
아키츠 오빠가 여동생을 좋아한다는건 예전부터 알고있었으니까.
진성 여동생 모에모에인 아키츠 오빠~♪"

"과연...역시나 료스케씨는 여동생 모에모에로군요?"

"그래그래~
설마하니 여동생 카페에 진짜로 여동생을 데리고 오는 맹자가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냥~!
그것도 둘씩이나! 쌍둥이로!
정말이지 베짱 한번 좋잖냥~♪"

"친구의 여동생인데?"

"응응~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이라는거잖냥~"

미오 너도 그 논리냐.

"그렇죠?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이죠?"

"그치그치?"

마주보며 하이 파이브를 한 미오와 모모는 순식간에 의기투합해 버렸다.



『러브러브 파이브 시스터즈』는 피가 이어지지 않은 여동생 전대다!


"전대물인데 핑크가 둘" "포지션 겹치잖아."
"초능력을 가진 쌍둥이 자매, 미라클☆걸즈(요술소녀)"
"시스터 프린세스" "신비한 별의 쌍둥이 공주"

시스터 핑크 『나나』
마찬가지로 시스터 핑크『모모』


"그린이네." "그린이다."
"초등학생이니까 그린."
"의외로 독설가" "꾸지람 듣고 싶다."
"오빠라고 불리고 싶다." "이름으로 불리는 편이 더 좋지 않아?" "동감"
"가사만능" "어른스런 초등학생"

시스터 그린 『미캉』


"옐로잖아." "아니, 블랙이잖아."
"냉정침착한 캐릭터는 블루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냉정(웃음)" "침착(웃음)"
"BYC(Black, Yellow, Cyan)"
"세뇌 탐정"
"키 아이템이 붕어빵이니까 옐로라고 생각합니다."
"금색인데 어둡다는건 뭐야?" "철학...일까?"
"킬러인데 유명하다는건 뭐야?" "그러니까, 철학"
"최근 붕어빵 킬러로 전직했다는건 정말입니까?(웃음)"

시스터 옐로 『야미야미』


"동급생" "여동생" "안경" "고양이"
"혼자만 속성 과탑재 아닙니까?"
"그렇게 따지면 핑크쪽도 악마 속성 추가라고."
"어미에 「냥~♪」을 붙이는건 약삭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제복이 귀여워."
"퍼스널 컬러 애매하지 않아?"
"그러고보니 레드가 없네." "전대물에 레드는 필수" "그럼 레드네" "이의 없음" "그걸로 좋은거냐 레드..."

시스터 레드 『미오미오냥』


냐하하하항~♪
압도적이지 않은가 우리 제군은!

러브러브 파이브 시스터즈의 목적은 단하나!

여동생 카페를 전진기지로 삼아 여동생 제국을 쌓아올리는거다냥~!

그리고 그것을 위한 첫 걸음은 당신의 손에 달려있다냥-!

"...즉?"

"과금해라냥~☆"



"언제나 감사합니다냐~!
추가로 주문하신 계절 신메뉴 스페셜 파르페 5개 도착했습니다냥~♡"

"후후, 고마워요 료스케씨~"
"고마워 료스케~!"
"잘 먹을께요 료스케 오빠."
"잘먹겠습니다. 아키츠 료스케."

도중부터 냥냥소리가 섞여들어간 미오의 장황한 나레이션의 마지막은 모모와 나나의 강력한 요청이 반영된 파르페 추가 주문이었다.
도중에 미캉이 미안한듯 내 지갑 사정을 걱정해주었지만, 괜한 염려였다.
예산은 충분하고, 애당초 오늘은 더위에 고생하는 나나와 모모에게 서비스할 목적으로 이곳에 온거였으니까.

나나는 야미와 함께 추리 놀이에 열을 올리면서 탐정 기분을 잔뜩 만끽했지.
모모는 미캉과 과자 만들기로 이야기 꽃을 피우거나, 여동생 놀이에 몰입해서는 미오와 의기투합해버렸고.

둘다 시끌벅적하게 떠들면서 만족한 것처럼 보였으니, 오늘의 외출은 성공적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래.

그런 성취감 속에 즐거운 기분으로 집에 돌아온 것까진 좋았는데...



"...어?"

"아..."

욕실앞.

잊은 물건을 찾으러 씻으려다 말고 욕실 밖으로 나왔을 때.

욕실 밖에서 마주친 나나.

"「「......」」"

나나의 표정은...

...음. 그러니까, 그거다.

마치, 저번에 모텔에서 내가 욕실을 나왔을 때, 다급히 리모콘을 뒤로 숨기면서 나나가 지었던 얼굴.

그때의 얼굴을 하고서...
빨래 바구니 앞.
벗어둔 내 상의를 들고선 옷자락에 얼굴을 가까이 하다 말고 굳어있었다.




나와 나나의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눈이 마주친채로 뻐끔뻐끔 입을 여닫던 나나가 이윽고 창백해진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아, 아냐...! 이건, 그러니까..."

"혹시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주려고 한거야?"

내 물음에 나나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나도 조금은 집안일을 돕고 싶어서.
그래서..."

"고마워.
최근에는 식탁 정리도 해주니까 도움이 많이 됐거든."

"흐, 흐흥~! 나도 이젠 어른이니까."

한차례 콧방귀를 뀌곤 빨래 바구니를 들어올리는 나나를 불렀다.

"아참, 나나."

"왜, 왜그래?"

바구니를 들다말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선 나나에게 빨래 바구니를 가리켰다.

"바구니 안에서 내 손수건을 좀 건네주지 않을래?
손빨래 하려던걸 깜빡 잊고선 놔두고 욕실에 들어갔었거든."

"어... 이거 말아?"

나나는 바구니 안에서 꺼낸 손수건을 내게 건냈다.

"응. 고마워."

"그, 그럼 난 이만...!"

빨래 바구니를 안아들고선 나나는 금방 자리를 떠났다.
나나를 떠나보내곤 방금전 상황을 속으로 정리해보았다.

세탁을 도와주려고 했었다니.

이야아, 우리 나나가 기특해졌구나.
아하하하하.




......어쩌지...




아무래도 우리집 식객이 사춘기인가보다.



===========================
삽화를 그려주신 터틀러님 정말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뵙습니다;
일본 여행 다녀오고 2달만이네요.
초안 쓰고 터틀러님께 삽화 받은 뒤 업로드에 2주나 더 시간을 끌게 될 줄은 예상 못했네요( --);;
여행 마친 뒤론 정신없이 바빠서 이번주 들어서야 겨우 숨통이 트였다고 해야하나;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m(_ _)m;;;

목표로 삼은 격주 연재의 길은 아직 멀군요...


카페에서 퇴고를 마치고 밖을 보니까 정말로 장마철이 되었다는게 실감이 나네요.

...어떻게 집에 돌아가지?-_-;

일단 비가 그칠 때까진 49화 쓰고 있어야할 듯 합니다.


그럼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p.s. 집에는 무사히 잘 들어왔습니다.
이제 업로드 하고 저녁 먹어야죠.
다들 맛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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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트(根)



평일 오후.
나나랑 모모와 함께 발걸음을 옮긴 곳은, 이제 슬슬 단골이라 불려도 되는게 아닌가 싶어지는 장소였다.

미오가 아르바이트 중인 『여동생 카페』.

"여기가 바로, 소문의 『여동생 카페』...!"

"그렇게 비장한 어조로 말할 것까진 없지 않아?"

"전부터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니 어쩔수 없잖아요?
그리고 나나만 먼저 이곳엘 가봤다고 하니까 샘나는걸요."

"에에~ 하지만 그날은 모모가 약초 캐러 다른 행성에 갔었잖아~"

"그래도~!"

나나의 말에 살짝 볼을 부풀리는 모모를 보곤 피식 웃으며 여동생 카페로 들어갔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양이 귀와 꼬리를 착용한 미오가 손을 고양이처럼 말아쥐며 반겼다.

"어서오세요♡
앗, 아키츠 오빠?"

"안녕 사와다. 두어시간 만인가?"

"아하하~ 하교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으니까 말이다냥.
그쪽은 라라찌의 동생들이구나. 나나랑 모모였지?"

"안녕~!" "안녕하세요."

살갑게 둘과 인사를 주고받은 뒤 미오가 장난기 도는 눈으로 히죽 웃었다.

"아키츠 오빠?"

"응?"

"친구의 여동생들과 함께 여동생 카페에 들어오는 건 어떤 기분이냥? 응? 어떤 기분?"

"그렇게 지적받으면...솔직히 부끄러운데."

민망함에 낯을 붉히자 미오가 말아쥔 손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곤 생글거렸다.

"냐하하~ 그럼 부끄러워하는 앗키쨩에게 대(大)서비스다냥!"

"앗키쨩...?"

아키츠 → 앗키인가.

"뭔가 호칭이 친밀해진것 같은데?"

"후흥~ 미오미오는 과금하는만큼 친밀해지는 시스템이다냥~"

"진짜임까..."

"농담이다냥~
단골에게의 서비스는 접대의 기본이잖냥~ 앗키 오빠?"

"호칭이 출렁출렁 바뀌고 있는건 일부러야?"

"고양이는 변덕스러우니까 당연한거다냥~♡
아무튼 여동생을 정말정말 좋아하는 앗키군의 자리는 저어~기!"

미오가 가리킨 곳에는 익숙한 둘의 모습이 보였다.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미캉. 그리고 거기에 담담하게 어울리는 야미.

"야미랑 미캉?"

"마침 유우키군의 여동생이 와있으니까 근처에 있는 편이 좋겠지 않겠냥?"

미오의 안내를 따라 미캉과 야미의 테이블에 가까워지자 대화를 나누던 둘이 고개를 들었다.

"료스케 오빠? 그리고 나나랑 모모씨?"
"아키츠 료스케?"

짧은 인사를 나눈 뒤, 2인용 원형 테이블 두개를 붙여서 다섯이 둘러 앉았다.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것도 오랫만이었으니까.
미캉의 경우야, 이따금 주말이면 나나랑 모모가 라라를 만나러 미캉네 집에 놀러가니까 익숙하겠지만 말이다.

"그럼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라냥~♡"

우리들의 주문을 받은뒤 미오는 자리를 떠났다.
야미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런 곳에서 마주칠거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어머? 모르셨어요?
미오씨의 말로는 료스케씨는 여동생 카페의 단골이라고 불릴 정도라던데요?"

"아뇨. 아키츠 료스케가 아니라 프린세스 모모 당신 말입니다."

"네? 저 말인가요?"

"어제부터 다이어트 중이 아니었습니까?"

"으음, 그게 말이죠..."

난처한듯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던 모모가 단념한듯 툭 내뱉었다.

"실은 그만뒀어요."

"하루만에 말입니까?"

"윽...그렇게 지적받으면 찔리지만...
원래는 나나랑 말싸움하다가 욱하는 마음에 시작한거였고...
실제로 다이어트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요."

말하면서도 내심 민망했는지 모모의 얼굴은 살짝 달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저흰 성장기잖아요? 그러니까 무리하진 않는게 좋다고 마음먹었어요."

"『성장기』..."

지이이-

성장기라는 말에 셋(야미,미캉,나나)의 시선이 모모의 가슴에 모였다.
셋에게 물끄러미 자신의 가슴을 응시당한 모모는 움찔했지만 이윽고 가슴을 폈다.

"후후, 그렇게 바라보시면 부끄러운걸요?"

태연자약한 태도로 모모는 슬그머니 한팔로 가슴을 가렸다.
팔에 눌리면서 역으로 강조되어버린 모모의 가슴에 셋은 시선을 치웠다.

"아무튼...이런 더운 날씨라면 누구라도 시원하고 달콤한걸 먹고 싶어 지잖아요?
그러니까 저번에 눈여겨봤던 이 곳 『여동생 카페』에 와보고 싶었어요."

한차례 숨을 고르곤 모모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좋은 곳이네요."

"그렇게 생각해?"

"네. 아르바이트하는 점원들도 전부 예쁘고 말예요.
거기다 고양이 귀 여동생 캐릭터라니 귀엽잖아요.
료스케씨도 미오씨를 노리고 이곳에 오시는거죠?"

"...응?"

"어라? 아닌가요?
료스케씨는 여동생 모에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이런 곳에 오진 않겠죠?"

"...나, 혼자 여기에 온적은 없는데?"

"네? 하지만 미오씨가 료스케씨는 단골이라고..."

말을 꺼내던 모모가 입을 다물었다.

"모모?"

"아하앙~ 과연~"

눈웃음치며 모모가 손가락을 뱅글뱅글 돌렸다.

"혹시 여자아이를 꼬셔서 여기에 데려 왔었던건가요?"

"묵비합니다."

어째서 이런 일로 내 프라이버시를 까발려야 하는거야...
하루나나 라라랑 왔던건 얘기하는건 좀 곤란하기도 하고.
내 반응에 모모는 고개를 젓곤 웃었다.

"그렇게 발뺌해도 소용없어요 료스케씨."

"소용없다니...?"

"미오씨에게 물어보면 간단하거든요.
미오씨~!"

"야!?"

"뭐야뭐야~? 혹시 추가 주문이냥~?"

호출에 불려온 미오에게 모모가 생긋 웃었다.

"혹시 료스케씨가 이곳에 데려온 사람 중 아는 사람이 있었나요?"

"앗키쨩이 데려온 사람?"

무심코 내쪽을 바라보는 미오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부디 이상한 폭탄을 터뜨리지 말아달라는 마음이여 닿아라!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미오는 '맡겨줘!'라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대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모.
덩달아 귀를 기울이는 나나, 야미, 미캉에게 미오가 한차례 고양이 꼬리를 흔들며 답했다.

"뭐, 다는 기억하진 못하지만 최근에 왔던 사람은 기억한다냥~
갈색 머리카락에 다소 덤벙대는 동갑뻘의 귀여운 여자애였다냥.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분명 유우키 군의 먼 친척이라고,"

쾅!

"우냣~!?"

깜짝이야.

난데없이 테이블에 머리를 박은 미캉의 모습에 기겁했다.

"(그 바보는 대체 뭘하는거야...)"

엎드려선 머리를 부여잡은 채 신음을 흘리는 미캉의 모습에 놀라서 물었다.

"괜찮아 미캉!?"

"...괜찮아요. 그냥 조금 현기증이..."

"어...그러냥?
아무튼 내 얘기는 여기까지다냥.
그럼 이만~!"

내게 미안한 눈짓을 보내곤 미오는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맥빠져 있는 미캉의 모습에 당황하다가 우선 화제를 돌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야미랑 미캉은 이곳엔 왠 일이야?"

"여기 케이크가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서...상담을 겸해서 야미랑 같이 와봤어요."

"상담?"

"...리토에 대한 상담요."

주저하던 미캉이 조심스레 물었다.

"요즘 학교에서 리토의 행실은 어떤가요?"

마치 미캉이 리토의 학부모 같은 느낌이네.

"유우키 말야? 다소 떠들석하지만 무난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지."

"진지하게 묻는거니까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교내 풍기문란의 대표주자입니다."

"리토..."

내 말에 미캉이 머리를 감싸쥐며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상상이상으로 좌절하는 미캉의 모습에 당황해서 말을 덧붙였다.

"괜찮아 미캉!
풍기위원의 요주의 인물 목록에는 유우키 혼자만 있는게 아니라구?
교장이나 도촬범이나 나도 있고..."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 료스케 오빠..."

"상담을 생각할 정도라니, 혹시 유우키에게 무슨 일 있었어?"

"...요즈음 리토에게 이상한 버릇이 생긴것 같아서..."

"버릇?"

"......"

미캉은 침묵했다.
야미에게 물어보면 될까?

"야미는 알고 있어?"

"미캉이 말하지 않은 이상 저도 묵비합니다."

이래서야 더이상 물어도 소용없겠군.
지금으로선 그냥 미캉을 안심시켜 주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미캉. 무슨 고민을 안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너무 그렇게 걱정하진마.
네 오빠니까, 여동생으로서 좀 더 유우키를 믿어주라구."

"......"

잠시후 부스스 일어난 미캉이 내 손을 꼭 잡았다.

"...료스케 오빠."

"왜, 왜그래?"

"료스케 오빠는, 리토의 친구지요?"

"어, 으응. 물론이지."

손버릇이 에로하다는 것만 고칠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완벽함을 요구할 생각은 없으니.
내 대답이 위안이 된 듯 미캉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진정된 지금, 미캉은 모모와 함께 과자 만들기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나는 추리소설에 재미를 붙인 야미에게 추리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그러니까 범인을 몰아붙이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과연..."

"범인임을 증명하는 물증을 찾는 것이 핵심이죠.
범인은 자신의 『알리바이』를 통해 자신이 범인임을 부인합니다.
그러니 정황증거를 모아 범인의 알리바이를 깨뜨리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오오...! 예를 들면?"

"...그렇군요."

눈을 빛내며 묻는 나나에게 야미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이 중에 한 명, '여동생이 아닌 이'가 있습니다."

"응?"

한차례 우리들을 둘러본 뒤 야미가 나나에게 시선을 향했다.

"과연 여동생이 아닌 이는 누구일까요? 프린세스 나나?"

"어, 그러니까..."

나나가 당황하며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뭐, 나도 구경이나 해볼까.
나나를 따라 주변을 확인했다.

미캉은 '리토의 여동생'.
나나와 모모는 '라라의 여동생'.
그리고 야미는...

나나의 손이 조심스레 야미를 가리켰다.

"야미가 범인이야!"

여동생이 아닌것 뿐인데 범인 취급...

나나의 선언에 야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알리바이가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것도 아닌데 알리바이...

"실은 전 아키츠 료스케의 여동생입니다."

"진짜로!?"

경악하는 나나의 모습에 야미가 조용히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 알리바이입니다."

"...아, 난 또..."

한숨을 쉬고 나나는 다시 추리를 시작했다.

"잠깐! 보통 오빠를 이름으로 부르진 않잖아!"

"미캉도 유우키 리토를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 그런가..."

혼란스러워하는 나나를 추격하듯 야미는 차례차례 알리바이를 쏟아냈다.
어처구니 없는 알리바이였지만 나나의 혼란을 가중시키는데는 효과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푸,
프하하하하하하!"

남매 알리바이를 위해서라지만, 『금색의 수염』따위의 호칭은 하나도 멋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금색의 수염'이라는 호칭을 무덤덤하게 내뱉는 야미의 태도가 반대로 웃음을 자극했는지, 눈물을 뽑으며 폭소하는 나나.
몸을 구부린채 허리를 부여잡은 나나에게 야미가 담담하게 선언했다.

"이것이 바로 알리바이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프린세스 나나."

"흐끅...히끅! 뭐?"

"...지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은데?"

한참 어깨를 들썩이며 힘들어하던 나나가 마침내 야미의 알리바이의 헛점을 찔렀다.

"아, 수염!
료스케는 수염이 금색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료스케의 머리카락은 염색이야.
야미와 같은 금발일리 없다구."

"실은 저도 염색입니다."

"진짜로!?"

...아무래도 이 촌극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았다.



"그래서 범인은 누구였어?"

"아키츠 료스케입니다."

"엣?"

"이 중에 혼자서 남자니까 여동생일리 없잖습니까."

"아앗! 치사해!"

"문맥을 읽지 않은 프린세스 나나가 잘못입니다."

"우으윽...!"

탐정 기분을 만끽하며 열을 올리는 나나와 야미.
카페의 케이크에 만끽하며 행복해하는 모모.
이야기를 나누며 기분전환은 되었는지 처음보다는 훨씬 나아진 얼굴의 미캉.

오늘의 외출은 성공적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래.

즐거운 기분으로 집에 돌아온 것까진 좋았는데...



"...어?"

"아..."

욕실앞.

잊은 물건을 찾으러 씻으려다 말고 욕실 밖으로 나왔을 때.

욕실 밖에서 마주친 나나.

"「「......」」"

나나의 표정은...

...음. 그러니까, 그거다.

마치, 저번에 모텔에서 내가 욕실을 나왔을 때, 다급히 리모콘을 뒤로 숨기면서 나나가 지었던 얼굴.

그때의 얼굴을 하고서...
빨래 바구니 앞.
벗어둔 내 상의 자락에 얼굴을 가까이 하다 말고 굳어있었다.

나와 나나의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눈이 마주친채로 뻐끔뻐끔 입을 여닫던 나나가 이윽고 창백해진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아, 아냐...! 이건, 그러니까..."

"혹시 세탁기에 빨래를 넣어주려고 한거야?"

내 물음에 나나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나도 조금은 집안일을 돕고 싶어서.
그래서..."

"고마워.
최근에는 식탁 정리도 해주니까 도움이 많이 됐거든."

"흐, 흐흥~! 나도 이젠 어른이니까."

한차례 콧방귀를 뀌곤 빨래 바구니를 들어올리는 나나를 불렀다.

"아참, 나나."

"왜, 왜그래?"

바구니를 들다말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선 나나에게 빨래 바구니를 가리켰다.

"바구니 안에서 내 손수건을 좀 건네주지 않을래?
손빨래 하려던걸 깜빡 잊고선 놔두고 욕실에 들어갔었거든."

"어... 이거 말아?"

"응. 고마워."

"그, 그럼 난 이만...!"

빨래 바구니를 안아들고선 나나는 금방 자리를 떠났다.
나나를 떠나보내곤 방금전 상황을 속으로 정리해보았다.

세탁을 도와준다라.

이야아~ 우리 나나 참 기특해졌구나.
아하하하하.




......어쩌지...




아무래도 우리집 식객이 사춘기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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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_ _);

일단 반토막난 초안을 올립니다.
서술과 인물간의 비중도 부실함이 많아 수정 및 추가 예정입니다=x=;

다듬어서 완성본을 올려야죠--;


그럼 월요일 맞이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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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트(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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