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대다수가 양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짝짓기를 화해의 제스쳐로 사용합니다.
이들에게 짝짓기란 마치 악수와 같은 느낌으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이지요.』

양성애라는 이색적인 특색에 흥미로워하며 TV를 보다가 궁금증이 일어서 옆에 앉은 나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나?"

"...이제 영상 끝났어?"

동물 방송을 보고 싶다며 들뜬채로 자연 다큐멘터리를 선택했던 나나는, 보노보의 짝짓기 영상이 나오기 시작한 뒤부터 줄곧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건 아닌데, 혹시 우주에도 양성애 성향의 동물이 있어?"

"몰라! 그런걸 왜 나한테 묻는거야!?"

"그야 네겐 동물 친구들이 많으니까 보노보 같은 동물들도 있지 않을까 궁금했거든."

"내 친구들은 아직 어리단 말야!"

하하하. 설마 그 집채만한 우주 멧돼지 녀석도 어린애였다고 우기는건 아니겠지?
딴죽을 걸 부분은 많았지만 더 말하진 않았다.
동물들을 친구로 여기는 나나에겐 적나라한 짝짓기 영상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수 있으니.
그런 나나를 도우려는 듯 모모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자자, 료스케씨도 너무 나나를 곤란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모, 모모~!"

"왜냐면 나나는 키스하면 아이가 생기는줄 알고 있었으니까요."

"너도 료스케랑 똑같아!"

버럭 소리를 지르는 나나의 모습에 쿡쿡 웃던 모모는 목표(놀림감)를 나로 바꿨다.

"보노보는 양성애였군요."

"그러네."

"...그러고보니 라라 언니에게 들었는데, 료스케씨는 렌씨와 절친이라면서요?"

"...어째서 굳이 이 타이밍에 렌의 이야기를 꺼낸건지 물어도 될까?"

"후후, 어딘지 모르게?"

일부러 의미심장한 미소 짓지마라.

"라라 언니가 렌도 지구에 와서 절친이 생겼다고 기뻐하던걸요?

"아, 그건 다행이네."

"후후, 그거 아세요?"

"뭘?"

"여장한 렌씨는 정말 귀엽다구요?"

그만둬.
여자옷을 입은채 라라에게 시달렸던 렌의 어릴적을 생각하면, 쓸데없이 여장이 잘 어울릴것 같으니까.
그리고 성현에 이르길, 자신에 싫어하는 걸 남에게 하지 말라 하셨지.
내 볼을 쿡쿡 찌르며 장난스레 웃는 모모에게 물었다.

"혹시 모모도 나와 사이가 좋아지고 싶은거야?"

"어머...저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으신가요?"

모모가 어쩐지 꿍꿍이 있어뵈는 웃음을 띄며 되물었다.

요즘엔 허세도 제법 잘부리게 됐네.
저번엔 자던 도중 덮쳐진다며 놀랐으면서.

...뭐, 모모의 여유로운 응대도, 내게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방금전 모모의 다소 과한 농담도 그러한 신뢰의 일부라고 생각되어버리니까 조금은 기쁘다.
잠시 기쁨에 잠겨있는데 모모가 어깨를 으쓱하곤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라는게 있는 법이죠."

"응?"

"저와 친해지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먼저 친해져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누군데 그게?"

"하루나씨 말이에요."

"...엥?"

"라라 언니랑 있으면서 들었는걸요.
최근 하루나씨가 료스케씨와 소원한 것 같다고.
실제로 저번에 마트에서 만난 하루나씨도 어쩐지 료스케씨를 피하는 모습이었고."

"...아, 그러고보면 그랬지."

오늘 관계가 개선되었지만.

"하지만 렌씨와 사이좋게 된 료스케씨라면 하루나씨와는 금새 친해질 수 있겠죠?"

왜 또 거기서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짓는거냐.

"말해두지만 사이렌지와 사이가 좋아지는 방법으로 보노보같은 방식을 시도할 생각은 없다구?"

"어머 야해라...전 그런걸 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는걸요?"

이녀석...

"그리고 저와 친해지는건 스마트한 방식으로 부탁드릴께요."

엉망진창으로 휘저어넣고 너만 쏙 빠지는거냐 응?

듣고있던 나나가 참다못해 폭발했다.

"적당히 좀 해!
모모는 바보! 저질! 불결! 음란! 색마!"

"으, 음란? 색마라니! 근거없는 비난은 그만둬 나나!"

아니 뭐...'벨리알'이 음란함과 악덕의 대명사니까 틀린말은 아닌데.
그래도 '모모 베리아 데빌루크'의 미들 네임은 그냥 악마 이름에서 대충 따온것 뿐이고...

"아무리 모모라도 하루나에 대해서 음험한 얘기를 하는건 용서 못해!"

최근 사이가 좋아진 하루나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길 하는게 나나로서는 심기가 상했나보다.

"아무튼! 모모도! 료스케도!
혹시라도 하루나한테 이상한 짓을 하면 절대로 가만 안둘테니까!"




(학교에서)

등교중.

복도에서 머뭇거리며 서있는 하루나와 마주쳤다.


"좋은 아침 사이렌지."

"아, 안녕 아키츠군!"

"응. 그런데 복도에서 누굴 기다리고 있는거야?"

"아키츠군을 기다리고 있었어."

"어? 나를?
혹시 뭔가 볼일이 있던거야?"

"으응."

"으응...그게..."

뭔가를 말하려던 하루나는 주변을 보다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잠시만 이쪽으로..."

"에?"

등교하다말고 내 손을 잡은 하루나에게 이끌려 학교 뒤뜰에 도착했다.

"사이렌지?
갑자기 이런 곳에는 왜...?
혹시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거야?"

"아키츠군..."

무슨일인가 어리둥절하는 내게 하루나가 말문을 열었다.

"그...어, 어제 사진 말인데."

"응? ...아, 아. 그거."

"아직 갖고 있어?"

"응? 그야 물론이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걸."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은 인생의 보물인걸.
그런 내 앞에서 하루나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었다.

"아키츠군. 그 사진, 지워줘..."

"싫어."

"즉답!?"

어제 찍은, 나의 보물 목록에 신규 등록된 아기 고양이 사진을 지워달라는 하루나의 부탁에 고개를 내저었다.

"어, 어째서?"

"그야 그런 귀중한 사진을 지우라니 터무니 없는 소리잖아."

"귀중해...? 그 사진이?"

"물론이지. 나에겐 둘도 없는 보물인걸.
그때 찍힌 네 모습은 정말로 집에서 키우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구."

"이, 이상한 말 하지마!"

"미안. 조금 본심이 나왔네.
그래도 사진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말은 진심이야.
뭣하면 정말로 지워야할 사진인지 아닌지 아키호씨에게 확인해볼까?"

"아, 안돼! 언니가 안다면...!"

잔뜩 놀림 받을걸 상상했는지 하루나가 기겁하면서 양손을 내저었다.

"뭐,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휴대폰을 켜서 하루나가 변신했던 고양이 사진을 보였다.

"봐봐, 사이렌지의 얼굴 같은건 나오지도 않았잖아?
애초에 이걸보고 누가 사이렌지를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하겠어?"

"...에잇!"

"핫!?"

휴대폰에 찍힌 사진을 보이자 하루나가 휴대폰으로 손을 뻗었다.
손을 치켜올려 하루나의 손을 피했다.

"사이렌지? 갑자기 남의 휴대폰을 가로채려 하는건 안되지 않을까?"

"으으읏...!"

신음을 흘리며 원망스런 시선을 보내는 하루나를 달랬다.

"누구에게도 사진을 보이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그러니까, 응?"

"아키츠군은 맘껏 보는거잖아?"

"물론! 그야 이런 귀여운 모습은 언제나 봐주고 싶은걸?"

"귀엽다고 말해도 속지 않으니까!"

달라붙어서 손을 뻗는 하루나에게 곤욕을 치렀다.
몸을 맞대면서 전해지는 부드러운 감촉이 곤란하다구.


"자, 잠깐만. 진정해 사이렌지!
부탁이니까...!"


필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향한채 한 호소는 오히려 하루나를 자극했나보다.

발끝으로 선채 힘껏 팔을 뻗으면서 하루나가 외쳤다.


"부탁하고 있는건 아키츠군이 아니라 내쪽이잖아!
그리고 이쪽을 보고 말해 아키츠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지금 자세로 고개를 내렸다간 어찌될지 사이렌지도 알잖아!?"

"엣?"


올려다본 자세의 하루나를 앞에 두고 고개를 숙이라고?

첫 키스 정도는 분위기 있게 하고싶잖아! 너도! 나도!

내 말에 상황을 깨달았는지 하루나가 놀라 황급히 물러났다.
방금전은 진심으로 위험했다.

얼굴이 맞닿는다는 의미로.


서로 새빨개진 얼굴을 가렸다.

"...사이렌지는 조금은 남자에게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미, 미안!"



"...사진 찍힌게 그렇게 싫었어?"

"싫은건 아니지만 부끄러워..."

"하지만 애초에 얼굴 같은건 안찍혔잖아.
누구도 사이렌지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곤 생각 못할거 아냐."

"...심술궂어."

"네에네에~ 나는 심술궂은 사내아이입니다.
사이렌지같은 얌전하고 성실한 아이는 괴롭히고 싶어지는 나쁜 아이라구요~"

"...못됐어."

"네. 나는 귀여운 보물을 사수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못된 아이입니다."

하루나가 불만스런 얼굴로 볼을 부풀렸다.

"...아키츠군은 그런 사진을 좋아해?"

"귀엽잖아. 귀여운건 정의야."

"굶주린 눈이야 아키츠군."

한동안 나와 눈싸움을 하던 하루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사람에겐 절대로 보여주면 안돼?"

아싸아아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겉으론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약속할께."

"꼭이야? 만약 어기면 화낼테니까?"

"응. 절대로 절대로 남에게 보이지 않을테니까."



낙담한 얼굴이 된 하루나와 뒤뜰을 벗어나 걸었다.

"그나저나 사이렌지는 애견인인데도 고양이 모습이 어울리는것 같아."

"정말...농담은 그만둬."

"아니아니. 정말이라구.
어제 그 모습은 정말로 귀여웠으니까.
아, 그러고보면 여동생 카페에서 고양이 복장을 시키는데 말야."

"미오가 아르바이트하는 곳 말이구나?"

"응. 사이렌지도 그런 옷을 입으면 귀여울 것 같은데."

내 말에 하루나가 머뭇거리면서 두손을 머리에 대곤 귀 모양을 만들었다.

"응?"

"냐, 냐앙~♪
이렇게?...라고 할까나?
아, 아하하..."

하루나는 부끄러운듯 낯을 붉힌채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색하게 웃었다.

"...스파시바."

"엣?"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천사냐 너는?

"아, 아키츠군?
저기...어쩐지 눈빛이 심상치 않은데?"

응. 지금 내 눈이 하트모양이 되었다고 들어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진으로 남겨도 될까?"

"아, 안돼!"

그렇지요.

"그럼...쓰다듬어봐도 괜찮을까?"

"엣?"

"안돼?"

"어, 저, 저기...조금 있으면 수업 시작이니까..."

"...아. 그렇지.
그럼 시간이 모자라겠네."

"얼마나 쓰다듬을 생각이었던거야!?"

낯을 붉힌 하루나는 외면하듯 고개를 돌렸다.

"말해두지만 머리 이외엔 성희롱이니까."

"...아. 어제 감각이 남아있다보니 실수할 뻔했네."


고양이 귀여워 고양이.


"...떠올리게 하지 마. 정말이지..."


"미안. 학교인데 나도 참 부끄러운 말을 해버렸네.
그래도 어제의 사이렌지는 정말 사랑스러웠는데.
차라리 그때 좀 더 쓰다듬어둘걸 그랬어."



"아무튼, 이걸로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컬렉션이 하나 생긴 것이었다."

"수상한 말투하지마 아키츠군."

하루나가 옆구리를 툭 쳤다.



(모모)

"저기...료스케씨.
방금 보시던 사진 말인데요."

"응?"

"...혹시 하루나씨와 찍은 사진인가요?"

"......봤구나?"

"!?"

도리도리도리

필사적으로 고개를 젓는 모모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래? 그럼 상관없지만."

후우-

모모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료스케씨?"

"응?"

"최근 하루나씨랑 그...사이가 좋아지신 것 같네요?"

"응."

"엣? 설마 진짜로?"

문득 어제 TV를 보면서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실은 저번에 모모가 얘기하기 전에 이미 사이렌지와 친해졌었거든."

언제나 한발 앞서가는 남자 아키츠 료스케입니다.

"사이렌지랑 친해졌으니까 이젠 너와 친해질 차례려나?"

호의적으로 건넨 말에 모모가 황급히 거리를 벌렸다.

"엣? 모모?"

"가, 가까이 오면 비명을 지르겠어요!"

"벌써 지르고 있잖아..."

"보노노같은 방식은 전 싫으니까요!"

"아니 그건 무-리-잖아."

보노노라니...그 녀석은 책상 밑에 서식하는 다른 세계의 네거티브 아이돌이라고.

"무, 무리!? 너무해! 야만적이야!"

풋.

"아하하하하~!"

머리를 헝클어뜨림.

"아앗? 아이 취급 하지 마세요~!"

울상지으며 모모가 화냈다.

"우우, 정말이지..."

"이상한 짓 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럼 다행인데요..."



미심쩍어서 확인차 모모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정말로 사진 안본거 맞아?"

"그러니까 정말이라니까요!"

"응. 믿을께.
그리고 부탁이니 다른 아이들에겐 사진 얘기는 하지마.
사이렌지도 곤란해할테니까."

"정말로 무슨 사진이길래 그래요?"

"보고 싶어?"


"...만약 제가 보고 싶다고 말한다면요?"


"보여주지 않아.

사이렌지와 약속했으니까."


"...만약 제가 우연히 또는 실수로 보게 된다면요?"


"...모모도 사이렌지와 똑같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히는걸로 어떨까?"

"절대로 사양이에요."

모모가 생긋 웃었다.



"료스케씨?"

"응?"

"미리 말해두지만, 하루나씨와 같은 방법으로 친해지는건 사양이니까요?"

"네이네이."



=====================


살붙이기 덜된 초본입니다.


모아둔 소재를 거진 그대로 써서, 서로간의 거리감 조절이 제대로 안된 상태지만...일단 뭐라도 올려놔야 완성하려고 하겠다는 생각에...=ㅁ=;


40화부터 시작했던 에피소드는 다음편이나 다다음편 즈음에 마무리 되려나요-_-;


중간 내용 추가하고 다듬어지는대로 완성본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월요일 맞이 잘하세요^^




p.s. 보노노: 모리쿠보 노노(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말버릇 중 하나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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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靑出於藍) 소재




식인귀와 파란 고양이 (원작: 잭과 콩나무)




식인귀가 코를 벌름거렸다.

"킁킁. 킁킁.
맛있는 토끼의 냄새가 난다.
어디 숨겼지?"

"...미안."

파란 고양이가 흰 토끼의 분홍 팬티를 꺼냈다.

"(짐승.)"

어디선가 정령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식인귀와 파란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옳다.

고양이는 짐승이니까.



식인귀가 코를 벌름거렸다.

정강이를 문지르며 끙끙대는 파란 고양이에게 식인귀가 물었다.

"킁킁. 킁킁.
맛있는 양의 냄새가 난다.
어디 숨겼지?"

"...미안."

파란 고양이가 분홍 양의 흰 팬티를 꺼냈다.

"(저질.)"

어디선가 정령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식인귀는 고개를 끄덕였고 파란 고양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 말은 그르다.

왜냐하면 그는 멋들어진 장화를 신고 있는 혈통서 보증의 맵시있는 고양이니까.

"(형제자매의 털색이 제각각이니 잡종인게...?)"

식인귀는 과연 정령은 현명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란 고양이는 잡귀의 속삭임은 듣는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식인귀가 코를 벌름거렸다.

옆구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파란 고양이에게 식인귀가 물었다.

"킁킁. 크응-킁.
맛있는 고양이 냄새가 난다.
어디 숨겼,"

"미친 놈아!"

질겁한 파란 고양이가 식인귀를 동강냈다.

호주머니에서 빨간 고양이의 빨간 팬티가 살포시 흘러 내렸다.

"죽어 이 해삼아!"

어디선가 정령의 주먹이 날아왔다.

속옷의 정령들에게 밟히는 와중에 파란 고양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 말 또한 그르다.

비록 깊은 바다 속에 살고 있다곤 하지만,

고양이는 결코 해산물은 아니니까.

"「「「속옷의 정령이라고 하지마!!!」」」"




"......타로 카드에서는 말야,
『매달린 남자(The Hanged Man)』라는 카드가 있거든.
정 위치의 의미는 '자기희생', '인내'이지."

"...헤에, 그래?"

"좋은 의미네요."

"그래서, 할 말은 그것 뿐?"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린 날 둘러싸고 속옷의 정령들이 웃었다.

"식인귀로부터 너희를 숨겨주느라 변태 취급을 감수한건 자기희생이라 할 만하지?"

미미가 대꾸했다.

"『매달린 남자』의 역위치의 의미는 '무의미한 희생', '맹목'이라고 하던데요?"


"핫핫핫. 하지만 매달린 남자는 원래 거꾸로 매달린게 정위치야."


미미는 말없이 웃었다.

어느새 다가온 쥬켄이 미미의 곁에 서 몸을 풀었다.


"자, 그럼...풀 스윙을 날려주면 반바퀴 돌아서 역위치가 되겠지."


"거짓말이지 파트너!? 날 버리는거야!?"


"속옷의 정령이라고 한 네가 나빠!"


배신이라며 아우성치는 내 앞에서 쥬켄은 팔을 빙글빙글 돌렸다.

저만치 걱정스러운듯 바라보는 새초미가 보였다.

새초미를 향해 가만히 미소지었다.

"...괜찮아."

"로우란..."



"속옷들의 희생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으니까."


"...해버려★"


"OK!"


"우와악!?"


쥬켄의 주먹을 피해 필사적으로 몸을 굽혔다.


"마치 좋은 얘기인 것 마냥 포장하지마!"

"분명 다른 방법도 있었겠죠!?""

"맞아!"

새초미와 미미에게 호응하면서 쥬켄이 씩씩거렸다.

"기껏 사령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어째서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거야!?"

"킁킁이 나빠 킁킁이."


"네 탓이잖아 멍청아!!!"




==============================


지난주에 떠올라 끄적여둔 소재.

청출어람을 쓸 때 다소는 참고할 예정입니다.

상정해둔 시나리오랑은 차이점이 있어서, 상황은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지금은 이불이 46화를 쓰는 중입니다.

산책하면서 떠오른 것도 있고 해서 잘 써지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지지부진하네요=_=;

여차하면 또 분량 나누기를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 마무리 잘하시고 다음주에 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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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년 4월



내질러진 주먹을 피해 옆으로 움직인 순간, 바닥을 박차며 직각으로 방향을 튼 찬 크론이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아타아아아---!"

퍼억!

체중을 실은 팔꿈치로 정확하게 내 명치를 가격한 찬 크론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음. 정확한 일격이야.

이건 제법 효과가 있었다구?
감탄해서 씩 웃자 찬 크론이 얼빠진 얼굴이 되었다.
그런 표정 하지마. 내쪽이 마법을 두 방 연속으로 날렸으니까, 나도 네 공격을 두 번 허용해 준거니까.


귀가 도중, 붉은 도복에 금고아를 쓴 찬 크론이라는 무투승(대머리라서 무투승이라 생각했다)의 도전을 받았다.
중급 격투 수업의 성과를 시험할 겸, 그리고 여자만 노리는 무뢰배라는 오명을 반납할 겸 결투를 승낙했다.
동방도도, 미스릴 갑옷도 제외한 맨몸 승부.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신중하게 빈틈을 노리던 찬 크론에게 선제 공격으로 마법을 퍼부었다.
「뭣!? 마법사였나!」라며 경악하던 찬 크론은 이어진 두 번째 마법 공격에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무턱대로 접근하는건 실책 아냐?
'마법사' 상대로야 효과적일지 몰라도.

그리고 찬 크론이 시도한 근접전의 결과가 방금 전의 일격인데...
다소 충격은 있었다만, 중급 격투 수업으로 오른 방어력을 실감할 수 있었달까.

"큭!?"

답례로 일격에 찬 크론의 방어를 뚫고 그를 날려버렸다.
낭패한 얼굴로 착지한 찬 크론은 저릿한 팔을 확인하곤 패배를 시인하며 물러섰다.

구경꾼들 사이로 육체파 마법사라는 수근거림이 들려왔다.
격투술 성과를 확인하려고 받아들인 시합이었는데, 전사평가가 오른건지 마법평가가 오른건지 아리송한 반응이었다.




# 1209년 4월 말



"안녕~! 나 또 왔어~!"

"얏호~! 대마법사 페이님!"

휘황찬란한 오색빛깔로 방안을 가득채우며 페이가 나타났다.

"오늘도 열~심히 마법을 배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주려고 왔단다~!
그나저나 이렇게 빨리 재회할 줄은 몰랐는데 정말이지 굉장한 재능이로구나~?"

"와하하~! 그렇게 띄워주시면 부끄러운데요."

"어머나~? 농담이 아니란다.
이 정도로 날 되돌아볼 정도의 재능을 가진 아이는 네가 처음인걸?
그런데 머슬 할발~?"

"네?"

쭈우욱-

"아야야-"

난데 없이 내 볼을 잡아 당기며 페이가 웃었다.

"어~째~서~ MP가 이렇게 적은걸까나~?
이래서야 기껏 열심히 배운 마법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잖니~?"

"엣? 그, 그게...최근 훈련으로 바빠서 독서를 소홀히 한지라,"

"변명은 죄악인거 알고 있지~?"

"으긋-"

내 양뺨을 한차례 주욱- 늘리곤 페이는 한숨을 쉬었다.

"정말이지~ 너 정도의 자질을 가진 아이는 정말로 손에 꼽는단다?
그러니 부지런히 공부해서 부디 멋진 마법사로 성장해주렴~?"

"으으...네."

"자, 그럼 기분을 고쳐서 축복의 시간이에요~!"

"햣하~~~!!!"

파아앗-!

눈부신 빛이 실내를 채우고 축복과 함께 페이는 모습을 감췄다.




# 1210년 5월 말



마법에의 재능을 인정받아 한껏 고양된 와중에 또다른 귀인이 방문했다.

붉은 망토. 금테를 두르고 흰 깃털이 장식된 검은 투구. 소라빵 금발. 용맹한 푸른 눈.
전사들을 가호하는 자. 전투의 여신 발큐리아다.

"어서오십시오 발큐리아님."

"머슬할발이여. 그대와의 재회는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하는구나.
그대의 무에 대한 열정에 감탄을 금할 수 없구나."

"칭찬받아 영광입니다."

"겉치레가 아니다.
저번 만남 이후로 고작해야 6개월만에 다시 이곳을 찾을 줄은 몰랐으니까.
오로지 무를 위해 태어났다는 말은 그대를 위해 준비된 표현이겠지."

"핫! 전투의 여신이신 발큐리아님께 그런 평가를 받게 될 줄은..."

"겸손할 것 없다.
이토록 짧은 시간에 여기까지 도달한 그대의 성장에 나조차 감탄을 금할 수 없으니까."

세번째 축복을 앞두고서 발큐리아 여신도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았다.
...이 일정대로라면 머지 않아 도전할 수 있겠군.

북부빙산지대, 천계의 수문장【무신】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떠올리며 기쁨에 잠겨있을 때였다.

"그대가 보여준 놀라운 성장에 찬사를 보내며,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그대에게 나의 마지막 축복을 내리려 하노라.
그대는 받을 준비가 되었느냐?"


"...네?"


마지막?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발큐리아님!"

"음?"

내 외침에 발큐리아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발큐리아의 기분을 해치지 않았을지 두려웠지만 반드시 확인해야 할게 있었다.

마지막 축복이라니?

이걸로 겨우 세번째 축복인데?

"발큐리아님.
부디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을 드리는걸 허락해주십시오."

"좋다. 무례를 허가하마."

"청컨데, 이번 축복은 어떤 것인지 미리 들을 수 없겠습니까?"

"방어력을 상승시켜주는 축복이다.
그대는 긍지를 가져도 좋다.
나로부터 이 축복을 받은 이는 용사 이후로는 그대가 처음이니까."

"......"

진짜냐.
세번의 축복이 끝?

...'네번째 축복'은?

【발큐리아의 검】은!?

침묵 탓이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혼란스러움이 얼굴에 드러났던 것일까.
발큐리아가 눈썹을 찌푸렸다.

"...낙담한것 같군.
최근 방어력을 단련하고 있는 그대에게 어울리는 힘이라 생각했는데, 설마 내가 틀렸던건가?"

"아, 아니, 아닙니다.
축복에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숲의 초인 담담의 두꺼운 피부 덕분에 방어력의 무서움은 괴로울만큼 체감했으니까요.
다만..."

"다만 무엇이지?"

"무례한 질문입니다만, 네번째 축복은 없는 것입니까?"

"......네번째?"

발큐리아가 불쾌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대는 그대에게 주어진 축복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로군."

푸른 눈을 매섭게 뜨고 노려보는 발큐리아의 시선에 식은땀을 흘렸다.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만약 제게 네번째 축복이 허락된다면, 전사에게 어울리는 무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저 북부빙산지대의 끝, 드높은 천계를 지키는 무신(武神)과 겨룰 수 있을 정도의 무기를."

"...설마 그대는 무신에게 도전하고 싶은것이냐?"

"물론입니다.
무신과 싸워 강함을 증명하는 것은 전사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니까요."

"......"

침묵이 내려 앉고 한참 뒤, 발큐리아가 입을 열었다.




# 1210년 5월 말. 거리에서



발큐리아의 세번째 축복 후, 전사 평가 상승을 위한 희생양을 찾아 마을을 거닐던 중 멀찍이서 나를 부르는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

"앗? 아저씨~!"

"어라? 아리스?"

저만치에서 초록빛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아리스가 밝게 웃으며 뛰어왔다.
뜀박질을 따라 갈색 머리카락이 물결치듯 출렁였다.

"오랜만이에요 아저씨~! 잘 지냈어요?"

"나야 언제나 좋았지. 아리스도 건강했니?"

"물론이죠~!"

"그런데 용케도 그 멀리서 날 알아봤구나?"

"헤헷~! 아저씬 머리가 새하얘서 금새 알아보거든요~!"

"아하핫~! 그러고보면 그런가?"

내 백발이 좀 눈에 띄긴 하지.
백발의 젊은 남자는 왕국에서 나 한명 뿐이고.
여성 쪽으로는 무용수업의 토베 선생님과 고양이 수인 무투가 미아 두 명이 있지만, 그 둘은 백발이라기보단 은발이라고 불리더만.



길거리 도전은 급한 일은 아니었기에 다음으로 미루고, 오랜만에 만난 아리스와 얘길 나눴다.

아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가 아빠(용사)의 생일날이었기에, 아빠 생일 축하는 잘했느냐고 물어봤더니 아리스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얼음조각을 가져다 드렸더니 정말 기뻐 하시던걸요?
절 안고서 뺨도 부비부비 하고 빙글빙글 도시기에 어지러울 지경이었어요.
헤헤~ 정말 맘에 쏙 드셨나봐요.
고마워요 아저씨!"

용사님도 루시퍼 마왕님 못지 않게 팔불출이시군요.
사랑스런 딸로부터 받은 선물에 완전 맥을 못추시나보다.
뭐, 나라도 이런 딸이 선물을 가져와준다면 행복해서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을테지.

"그런데 아저씨는 요즘 뭘하고 지냈던거예요?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도무지 만날 수가 없어서, 혹시 아저씨가 다른 곳으로 떠난건 아닐까 생각했다구요."

"아, 걱정끼쳐서 미안해. 요즘 수련으로 바빴거든.
수업을 듣거나 수업비를 벌기 위한 무사수행을 계속했지."

"수련? 그럼 아저씬 언제 놀아요?"

"일요일에는 기분전환하러 마을을 돌아다니려나?"

"어? 평일에는 안 놀아요?"

"평일은 단련으로 바쁘니까."

"우와아...힘들지 않아요?
전 공부는 싫은데..."

"조금 힘들긴해도, 되고 싶은게 있으니까 즐길 수 있어."

"아저씨의 꿈이 뭔데요?"

"후후후, 세계 제일의 마법 전사."

"우와! 멋있어~!"

순수하게 반짝반짝하는 아리스의 시선에 쑥쓰러워서 화제를 돌렸다.

"하하하 고마워.
그러는 아리스는 되고 싶은게 있니?"

"전 왕국 제일의 요리사가 되는게 꿈이에요!"

"요리사?"

"네~! 요즘 집안일을 도우면서 요리 연습을 하고 있거든요.
아빠 생일날 먹은 케이크가 너무너무 맛있었는데, 저도 그런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우와, 귀여워라.

"그거 정말 멋진 꿈이네.
힘내~! 노려라 요리왕~!"

"와아~!☆"

앙증맞은 주먹을 치켜드는 아리스의 모습에 하루의 피로가 가실 것 같았다.



"그럼 요즘엔 요리공부로 한창 바쁘겠구나."

"네! 아빠가 준 용돈으로 조리 기구도 이만~큼 샀어요."

크게 팔을 벌리는 아리스의 몸짓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말투가 호들갑스레 변했다.

"우와~ 아리스는 요리를 정말 좋아하나보구나?"

"네! 전 집안일이 너무너무 좋아요.
매일매일 큐브랑 집안일을 하고 있구요~"

"후후, 아리스는 정말 착한아이구나~"

"에헤헤..."

쑥스러운듯 배시시 웃는 아리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볼을 발갛게 물들인채 즐거운듯 이야기하던 아리스가 눈을 빛냈다.

"참, 아저씨!
그거 알아요?
부엌에는 말이죠, 요정이 살고 있어요."

"에엣? 부엌에 말야?"

"네~ 토우브라고 하는데요, 빨간 수염을 가진 요정이예요."

허, 벌써 '부엌의 정령'을 만났어?

놀라는 내 반응에 들뜬 아리스가 즐거이 떠들었다.

"아저씨도 놀랐죠?
저도 요정한테 수염이 달려있는줄은 몰랐어요!"

그 쪽이 더 놀라워!?
아니 그야 정령에 수염이 달렸다는 것에 놀라는 쪽이 더 순수하다면 순수한거지만!

"그, 그러네. 요정의 모습은 제각각이라고 들었으니까."

생각해보면 드워프나 고블린, 트롤 같은 것도 분류는 요정이니까.

아리스가 얘기한 부엌의 정령 토우브
가사 분야에서 축복을 내려주는 존재이다.

전투 계열의 축복을 담당하는 발큐리아
마법 계열의 축복을 담당하는 대마법사 페이
사교 계열의 축복을 담당하는 마신 파이먼
가사 계열의 축복을 담당하는 부엌의 정령 토우브

토우브의 마지막 선물【축복의 빵가루】(궁극의 맛을 낸다)를 얻기 위해 필요한 가사 횟수는 자그마치 120회.
순수 가사노동만 4년이라는, 실로 무지막지한 요구치로 악명높기도 하지.

...음? 잠시만 있어봐.

토우브를 처음 만났다면, 집안일을 최소한 15번은 했다는 얘기잖아.
새해부터 5월동안 15번?
한달 동안 스케쥴은 3개 넣을수 있는데?

...다섯달 동안 쉬지도 않고 집안일을 했다고?

이 무슨 초인 소녀.

스트레스는 괜찮은건가?

조리 기구를 사는데 썼다는 '용돈'(스트레스 -20)으로 스트레스가 무마가 되는 수준인지,
아니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서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요리에 대한 열정이 스트레스를 능가하는건지.

아무튼 이 얘 집중력이 장난이 아니네.

만약 아리스의 성장률이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엄청나다면, 지금쯤이면 아리스의 요리 실력은 단연컨데 마을 최고겠군.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내면 축복 받은걸 합쳐서 요리솜씨는 103.
최대치 100을 넘긴, 한계를 초월한 수치다.
방금전 얘기대로라면 정말로 굉장한 요리를 만들 수 있을테고.

...먹어보고 싶다.

꼬르륵~

앗.

타이밍 좋게 배에서 울리는 소리에 아리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저씨 배고파요?"

"아하하...아리스랑 요리 이야길 하다보니 그만 배가 고파졌나봐."

분위기 파악 못하고 너무 정직한 것도 문제가 아닐까 내 배꼽시계야?
민망한 웃음을 흘리자 아리스가 제안했다.

"그러고보니 마침 저녁시간이네요.
아저씨, 혹시 시간 되시면 지금 저희 집에 오지 않을래요?"

"너희 집에?"

"네! 아빠 선물에 대한 답례로 제가 만든 맛있는 요리를 해드릴께요."

"마음은 기쁘지만, 갑자기 방문하면 실례되지 않을까?"

"괜찮아요~!
아빠도 언젠가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그랬거든요."

"엣? 그래?"

배가 출출한건 둘째쳐도, 솔직히 아리스의 요리는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
용사의 감사 운운이 그냥 인사치례로 한 말이 아니길 바라며, 내 손을 잡고 이끄는 아리스를 따라 순순히 길을 걸었다.



"아, 맞다. 아리스?"

"네?"

잡화점을 지나칠 때 문득 생각난게 있어 아리스를 불렀다.

"내 친구가 여동생에게 인형을 선물할 생각이더라구.
어떤 인형을 사주면 좋아할지 물어보던데, 아리스 너라면 어떤 인형을 갖고 싶어?"

"저요? 으응..."

내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아리스는 잡화점 선반 한쪽에 놓여있는 인형을 가리켰다.

"저거려나요?"

분홍치마에 밀짚모자를 쓴 여자아이 인형이었다.
공교롭게도 게임에 나오던 모양과 비슷했다.

"혹시 아리스도 갖고 있는 인형이니?"

"아뇨. 그치만 이번에 새로 나온 인형이라 인기가 좋대요."

그럼 마침 잘됐군.
점주인 샬름씨에게 인형을 구매했다.
잡화점을 나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리스에게 인형을 건넸다.

"이건 네게 줄께."

"엣? 정말이예요?"

"응. 초대되어 가는데 선물 하나 없으면 실례잖니.
거기다 오늘은 네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거지?
그러니 이건 거기에 대한 선물로 받아주면 기쁠거야."

용사씨랑 큐브가 어련히 잘 해주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아리스의 스트레스 관리는 해둬야지.
게임이랑 실제랑은 차이점도 조금은 있었으니까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을진 모르지만.

난데없는 선물을 받아들고 놀라던 아리스는 이내 고개를 들어 활짝 웃었다.

"고마워요 아저씨~!
대신 오늘 저녁 맛있게 만들어드릴께요~!"

"후후, 응. 기대할께."

저녁식사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며, 인형을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리스를 마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아리스의 초대를 받아 두번째로 방문한 저택에서 아리사의 아빠, 그러니까 용사를 만났다.
턱수염과 콧수염을 기른, 관록이 엿보이는 침착한 사내였다.
선물받은 인형을 방에 장식하러 아리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용사와 인사를 나눴다.

"선물건은 고마웠네.
거기다 아리스의 선물까지 사왔을 줄은 몰랐군."

"아뇨. 별말씀을...
오히려 저야말로 감사하죠.
따님에게 마을 소개를 잘 받은 덕분에 이곳에 수월하게 친숙해질 수 있었는걸요."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
들었던 것과 달리 예의바른 사람이로군 자네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머슬 할발씨는 여러모로 시내에 유명하니까요."

어리둥절한 내게 어색하게 웃으며 큐브 끼어들었다.

"머슬 할발씨는 뛰어난 현상범 사냥꾼이자 작년 무투회 우승자로 유명하시잖아요?
그런데 싸우는 방식이 과격한 분이라는 소문이 자자했거든요.
더불어 최근에는 집요할 정도로 여성 무투가들만 노린다는 얘기도 나돌아서...실례지만 많이 걱정했답니다."

"......"

부끄러워!
여자만 골라서 싸움걸려고 쫓아다녔다고 직접 들어보니까 진짜 민망하다.
보기에 따라선 음흉한 속셈을 품고서 여자 무투가를 노렸다는 오해를 받잖아.
낯이 뜨거워지는걸 숨기지 못한채 말했다.

"최근 수련에 진전이 없어서 초조한 나머지, 알고 지내던 여성 무투가들에게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애꿎게 피해를 입은 여성 무투가들께는 다음에 사죄로 기분을 풀어드리기로 했지요.
용서를 받고 화를 풀어드리긴 했습니다만...솔직히 변명할 여지가 없이 못난 행동이었지요."

"아니, 아닐세.
나야말로 미안하군. 손님으로 온 자네를 탓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만 실언을 했군.
자네도 시장할테니 일단 식사부터 하세나."

거북한 화제를 끊고 용사가 자리를 권했다.
마침 아리스가 흥얼거리며 거실로 돌아오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밝게 웃으며 떠드는 아리스 덕에 식탁의 분위기는 꽤나 들떴다.
한계돌파한 요리솜씨의 아리스가 만든 저녁 식사 맛은 절로 「미미(美味)!」 소리가 나올 정도였고.

"오오!? 굉장히 맛있어!"

"정말요?"

"물론이지!
이 정도로 맛있는 요리를 먹어본건 처음이니까.
이런 맛있는 요리를 매일 먹는 아리스의 아버지가 부러울 정도야."

"에헤헤~ 고마워요 아저씨!"

"이 정도 솜씨라면 올해 수확제에서 요리대회 우승도 노려볼 수 있겠는걸?"

"정말요?"

"물론!"

내 칭찬에 반색하는 아리스를 보며 용사도 웃으며 말했다.

"그렇잖아도 아리스가 올해 수확제 땐 꼭 【요리대회】에 나가고 싶다더군."

"네! 모두에게 제가 만든 요리를 먹여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어요."

"음~ 그렇다면..."

잠시 생각해봤다.

분명 아리스의 요리는 맛있다.
그렇기에 요리대회 우승을 노려볼 수준이라고 칭찬한거지만...


하지만 수확제의 요리대회에서 필요한건 요리실력 뿐만이 아니란 말이지.


만약 능력의 증감이나 평가방식이 게임의 그것과 동일하다면, 지금 상태로 요리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꿈 속의 꿈일 뿐이다.

생각에 잠겨있는 내 모습이 의아했는지 용사가 말을 걸었다.

"왜 그러는가?"

"별거 아닙니다. 아리스가 요리대회에 우승하는데 혹시나 제가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었죠."

"하하. 마음만이라도 고맙다네."

"고마워요 아저씨~! 나, 힘낼께요!"

"응! 힘내렴. 아리스 네 요리실력은 분명 왕국 제일을 노릴 수 있을테니까."

"하하하! 그럼요. 아가씨의 요리 솜씨는 정말 최고인걸요~"

"암, 우리 아리스의 요리 실력은 대단하지."

"에헤헤...어쩐지 부끄러워요."

나와 큐브와 용사의 칭찬에 쑥스러워하는 아리스 귀여워!
용사씨도 큐브도 팔불출끼가 보이는구나.
아리스 같은 딸이라면 누구나 그럴테지만.

뭐, 그래도 지금은 분위기를 환기시키자.

"요리실력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겠지요.
다만, 수확제 요리대회에서 선보이는 요리의 평가 기준은 요리솜씨만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맛에 더해 풍부한 감수성이 어우러진 요리만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건...그렇겠지."

요리대회의 평가 기준은 대충 이렇다.

요리×감수성
    ↑
  (여기 중요)

즉, 아무리 요리실력이 출중해도 【감수성】이 모자라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단거다.
5달 내내 집안일을 도왔다면 현재 아리스의 감수성은 보나마나 0일테고.
아, 아까 인형을 사줬으니까 한자리수는 되려나?
...없는것 보단 낫군.

이렇게 상냥한데 감수성이 0이라는게 납득은 가지 않지만!
부엌의 정령을 볼 수 있는 아이인데, 감수성이 0라니 전혀 납득이 가지 않지만!

불합리한 모순에 내심 불평하면서도 용사와 큐브를 설득할 말을 골랐다.

"감수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입니다.
상냥한 마음씨를 가진 아리스를 보면 지금껏 두분이 바른 아이로 소중히 키워오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리스에겐 줄곧 집에서 요리에 열중하느라, 바깥에서 즐거운 경험을 할 기회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엣, 괜찮아 아저씨!
올해는 내가 요리공부를 하고싶다고 졸라서 놀러갈 시간이 없었던것 뿐이야.
작년엔 아빠랑 큐브랑 함께 산이랑 바다엘 잔~뜩 갔었는걸?"

"앗, 그래? 그건 내가 말을 실수했네. 미안."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5개월의 집안일 덕에 그간 쌓아올린 감수성이 0이 되었을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난 5개월 동안은 줄곧 요리 연습으로 바빴지?
그럼 잠시 정도 다른걸 하면서 기분전환을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내 말에 잠깐 귀가 솔깃한듯 아리스의 얼굴이 발그래졌지만 이내 우물거리더니 눈을 치뜨며 물었다.

"그래두...요리대회에 나가려면 많이 연습해야 하잖아?"

"응. 아리스 네 말이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요리 이외의 다른 일들이 요리대회에 필요가 없단 의미는 아니란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새롭게 요리 실력이 늘어나는 요리사들도 많거든."

"어? 정말?"

눈을 깜박이는 아리스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야.
아리스는 부엌의 정령 토우브를 만났다고 했지?
그건 노력하는 아리스를 축복하기 위해 나타난거야.
「우리 착한 아리스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해주기 위해서 말야."

"토우브..."

무심코 배시시 웃는 아리스와 눈을 맞추며 은근히 물었다.

"토우브 이외에도 착한 아리스를 만나서 도와주고 싶어하는 정령들이 있을지도 몰라.
토우브 같은, 세상 곳곳에 깃들어 있는 신비한 요정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으, 으응! 만나고 싶어!"

"응. 그럼 내가 그렇게 해줄께."

"정말로 요정님을 만날수 있어?"

"물론이야. 약속할래?"

"응~! 약속!"

아리스와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뒤, 용사와 큐브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리스 본인의 희망은 들었다.
이제 남은건...

곤혹스러운듯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는 용사와 큐브를 설득하는 것 뿐이다.
다소 번거로운 일이 되겠지만 아리스의 꿈을 위해서 힘내볼까.

노려라 요리왕!☆




"뭐!? 【무사수행】!? 안돼!"

내 설명을 듣던 중, 기겁한 나머지 체면도 잊은채 용사가 외쳤다.

"너무 위험해. 아직 호신술 같은건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했네."

"맞아요! 아가씨가 위험할지도 모르는 일은 사양이라구요!"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그리고 동부 수풀지대라면 크게 위험하진 않으니까요."

"동부인가... 확실히 거기라면 위협적인 몬스터는 그다지 없지만...
거기까지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지않나?
아무리 위험이 적다지만 동부도 엄연한 무사수행터이고, 아리스는 아직 연약한 어린애일 뿐이란 말일세."

그야 나도 무사수행 이외의 다른 수단이 있었다면 주저했을지도 모르지만...

'인형'이나 '시집'을 한무더기 사서 감수성을 올리는 방식은 절대로 불가능하니까.
게임이었다면 모를까, 똑같은 인형 수십개를 사줘도 실제로 감수성이 오를것 같진 않다.
마찬가지로 시집 수십권을 한꺼번에 사줘봤자, 현실적인 문제로 차근차근 다 읽으려면 시간도 걸리거니와, 막대한 분량에 질려서 책을 읽으려는 흥미 자체를 없애버릴 위험도 높으니까.
동화책을 읽는거라면 모를까, 시집이라면 아무리 잘해봤자 한달에 한권 정도 추천하는게 한계가 아닐까?

그렇다면 남은 방법 중엔 무사수행이 제일이다.
감수성을 올리는 가장 빠른 길이 무사수행이라는 기구함이라니...

솔직히 무사수행을 해봤자 무술 실력따위 눈꼽만큼도 안오르니까.

8년 내내 무사수행을 다니며 싸워봤자 전투랑 마법실력은 눈꼽만큼도 안 늘어난다고!

무사수행?

무-사-수-행-?

뭐가 무사수행이야!?

무사수행은 개뿔이!
올라가는 능력치는 무사수행 취지랑은 눈꼽만큼도 관련없는 것들 투성이라고!

거기다 선의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간 전투기술 최대치를 깎아버리는 지뢰 이벤트도 있다고!!!


...관계없는 불평은 일단 뒤로하고, 일단 용사와 큐브의 설득에 매달렸다.

"방금전은 제가 표현을 잘못했군요.
정확히는 동부수풀지대 쪽은 무사수행이 아니라 '바캉스'라고 표현해야 하겠지요."

"바캉스?"

"네. 동부수풀지대 입구에서 '하룻밤'만 자고 오는거죠.
안까지 깊숙히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숲이 시작하는 부근만 머물다 와도 좋으니까요."

"으음...입구까지라면야..."

"뭐, 동부 바캉스는 그저 사전작업입니다만."

"뭐?"

"남부폭포지대도 갈 예정이거든요."

"불가하네.
아리스를 위험에 빠뜨릴 순 없어.
저 아인 내 소중한 딸이란 말일세."

"맞아요! 그리고 머슬할발씨는 어째서 그렇게 무사수행을 고집하시는거죠?
모험이 감수성을 기른다면 부정은 하지 않겠지만, 다른 방법도 많잖아요?"

"시간이 없으니까요."

"시간?"

"수확제까지 남은 기간은 4개월.
4개월 이내에 요리대회에 우승할 정도의 경험과 감수성을 배양하는 방법은 이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부엌의 정령 토우브를 만날 정도로 성실하게 노력해온 아리스가, 그 재능을 꽃피워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길 바라고 있습니다."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의 효과가 무사수행지에 있다는건가?"

"예. 맹세컨데."

"......"

용사가 주저하고 있다.
현상범을 찾아 동부, 남부, 북부지대를 수색한 경험과 무투회 우승자라는 전사로서의 역량.
이 둘을 기반으로 한 내 말에 어느정도 믿음을 가진듯 했지만, 여전히 고뇌하는 표정은 지우지 못했다.
아마도 방금전 말대로 아리스가 걱정인것일테지.
나로서도 혹시모를 사태에는 대비하고 싶으니까 아리스의 보호에 도움을 부를 생각이고.
고민하는 용사의 불안을 덜기 위해 입을 열었다.

"혹시 그래도 걱정이 되신다면, 아리스를 보호해줄 믿을만한 동행자를 부르지요."

"믿을만한 동행자?"

"네. 타오 란팡이라는 여성 무투가입니다."

"타오 란팡?"

용사의 물음에 큐브가 말을 받았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 이름을 올린 무술가입니다 주인님.
15세의 어린 나이지만 격투와 마법을 함께 사용하는 다재다능한 무술가이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타오 란팡에게 아리스의 보호를 부탁하겠습니다.
설령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란팡이 아리스를 데리고 피신하는 동안 제가 반드시 둘을 지키겠습니다."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한번 믿어보겠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계획은..."

그렇게 그날의 만찬은 끝을 맺었다.




"의뢰? 당신이 제게 말인가요?"

특징적인 붉은 차이나 드레스와 만두머리의 란팡을 찾는건 생각보다 수월했다.
의아한듯 되묻는 란팡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다면 6월 한달 동안 무사수행의 호위를 부탁할 수 있을까?"

"6월이라니, 이제 코앞이잖아요!"

"미안. 급하게 일정이 잡히다보니 부탁할 사람이 란팡 너 밖에 없었어."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무투가는 란팡, 죠니프, 프랑소아 정도다.
도발적인 본디지 복장의 죠니프는 아리스의 정서에 좋지 않다며 용사랑 큐브에게 퇴짜를 맞을 위험이 크다.
귀족인 프랑소아는 호위를 받는 입장이지 호위를 하는 입장이 아니고.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곤혹스러워하는 란팡에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요리대회에 나가고 싶어하는 10살 어린아이를 무사수행지로 데려간다고 말했을 때 란팡이 폭발했다.

"당신 제정신이에요!?
대체 그런 위험한 장소에 어린애를 데려가려는 이유가 뭐예요?"

"요리대회에 필요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서야.
무사수행지는 수많은 신비가 숨어있는 곳이니까.
그러니까 너에게 호위를 부탁한거고."

"뭘 어떻게 하면 무사수행지에서 감수성을 키우겠다는 발상이 나오는건가요..."

란팡이 이마를 감쌌다.

"...만약 제가 의뢰를 거절한다면 무사수행을 포기할건가요?"

"아니.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생각인데?
전부 퇴짜맞으면 나 혼자서라도 그 아이를 데리고 갈 예정이지만."

"역시..."

앓는 소리를 내는 란팡에게 다시 한번 부탁했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란팡이 이 의뢰를 맡아줬으면 해.
무투가들 중에선 가장 신뢰할 수 있으니까."

"...후우...좋아요. 솔직히 그 애가 어떻게 될지 걱정되고."

상냥해!

"말해두지만, 보수는 확실히 받을테니까요?"

"물론이지. 보수는 골드가 좋아? 아니면 물건이 좋아?"

"흐응. 당신의 물건 중에 제 눈에 찰만한게 있을까요?"

란팡의 물음에 무사수행을 통해 얻은 아이템들을 꺼내보였다.

동부수풀지대에서 얻은【비법의 우유】와 서부사막지대에서 괴조인를 쓰러뜨리고 얻은【요정의 꿀】.

"요정의 꿀은 미용에 좋다고 얘기 했었지?
효능도 제대로 확인했을테고."

"아직 썼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요?"

"하하하 말도 안되는 소릴."

"말도 안된다니...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요정의 꿀을 썼다는걸 확신하는거예요?"

"그야 예전에 봤을 때보다 더 예뻐졌으니까 쓰지 않았을리가 없잖아?"

무엇보다 뛰어난 미용품은 젊음이라지만 말이다.

"......정말이지...입만은 살았네요 당신."

부채로 천천히 얼굴을 부치며 란팡이 싱긋 웃었다.

"그말, 빈말이 아니길 바라죠."

어쩐지 위협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오싹해진 걸 감추곤 '비법의 우유'에 대한 설명을 이었다.

"그리고 비법의 우유는 체중을 1 kg 정도 줄여줘.
'요정의 꿀'과 '비법의 우유' 둘 중 어느걸 보수로 갖고 싶어?"

"으음..."

두 아이템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민하는 란팡에게 덧붙였다.

"사실 이런 보수는 이번 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말야."

"...그렇게 굉장해요?"

"물론이지. 한달간 호위에 동행해 준다면 이제껏 없었던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신비로운 경험과 더불어 예뻐지기도 하고 말야."

흥미를 보이며 귀를 기울이는 란팡에게 설명을 추가했다.

"지금 여기 있는 요정의 꿀의 미용 효과를 10 이라고 한다면, 이번 여행으로는 그 다섯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구."

"...그거 허풍 아니예요?"

솔깃하면서도 미심쩍어하는 란팡의 반응은 당연했다.
아무것도 모른채 들었다면 나라도 허황된 소리라고 의심했을테니까.

"그래도 믿어보라구.
만약 기대에 어긋났다면 비법의 우유와 요정의 꿀 둘 다 보수로 낼테니까."

"그렇다면 좋아요."

두 아이템 사이에서의 고민을 집어던지고 후련한 얼굴이 된 란팡이 승낙했다.




# 1210년 6월 - 동부수풀지대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렴 아리스."

"응 아빠!"

용사의 허락하에 아리스와 란팡과 함께 동부 수풀지대로 왔다.
실제로는 그저 관문 근처에서 하루만 캠핑하는거지만.
동부수풀지대 입구까지 와선 눈물로 배웅하는 팔불출 용사님을 뒤로했다.
딸 걱정에 혹시나 동방도랑 미스릴 갑옷 따위를 준비하는건 아닌지 생각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나보다.

...어린이용 미스릴 갑옷을 구할 순 없었다면서 탄식하는 용사의 푸념이 멀리서 들렸다.

근엄한줄 알았더니 영락없는 팔불출이야...
방금까지 보여준 용사의 추태에 란팡이 미묘한 얼굴이 되었다.

"...용사님은 생각했던것과는 많이 다른 분이네요."

"뭐어 용사님도 딸사랑이 지극한 한명의 아버지니까.
용사님의 걱정을 지울 수 있게 제대로 목적을 완수해야지.
그럼 렛츠 고~!"

"와아~♪"

아리스가 기운차게 주먹을 치켜들며 외쳤다.
이러니까 정말 무사수행이 아니라 소풍 나온 기분이네.

밀짚모자에 도시락 가방을 챙겨든 아리스를 데리고 가도를 걸었다.




수풀지대의 초입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쳤다.
여기라면 몬스터가 오는 장소는 아니니까 안심이려나?
텐트를 완성한 뒤 '준비해온 물건'을 꺼내서 아리스를 불렀다.

"아리스. 이걸 한번 불어볼래?"

"새하얀 뿔피리?"

"【유니콘의 뿔피리】라는 귀한 보물이란다. 자."

내가 내민 뿔피리를 신기한 듯 살펴보다 아리스가 뿔피리에 입을 대었다.

부우~~!

"!"

부우~~~~!

나온 소리에 깜짝놀라더니 이윽고 신나게 뿔피리를 부는 아리스의 모습에 흐뭇해하며 물었다.

"그렇게 재밌니?"

"응! 아저씨도 한번 불어볼래요?"

"그럴까?"

아리스에게 받은 뿔피리에 입을 대고 불었다.

부오옹~~~!

"아하하~! 재밌는 소리~!"

손뼉을 치며 웃는 아리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져 란팡에게도 뿔피리를 내밀어 보았다.

"란팡도 한번 불러볼래?"

권유를 받은 란팡이 당혹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엣? 당신이 분걸 어떻게 불어요!"

"아 참. 그렇지."

란팡의 항의에 수긍하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뿔피리를 닦았다.

"실례했어. 이러면 괜찮을까?"

"...처음부터 그렇게 해달라구요.
그런데 그런 화려한 손수건은 보통 여성용 아니예요?"

"응, 맞아. 이거 프랑소아양의 손수건이니까."

뿔피리에 입을 가져가던 란팡이 멈췄다.
의혹이 담긴 란팡의 눈초리에 거북해져서 물었다.

"왜그래?"

"...설마 그 아가씨랑 그런 사이였어요?"

"그런 사이라니?
이건 그냥 결투하고 난 뒤에 얼굴 닦는데 쓰라고 받은거라구."

"그럼 그거 돌려줘야 하는거 아녜요?"

"아니. 그냥 쓰고 버리라던데?"

"...친절한건지 매정한건지 알 수 없는 사람이군요."

한숨을 쉬곤 란팡은 뿔피리를 불었다.



한동안 바캉스 온 기분으로 수풀지대 외곽에서 노닐다가 이만 잠자리에 들 채비를 했다.

"내가 불침번을 서도록 할께.
안전지대라고는 생각하지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란팡은 아리스와 함께 텐트 안에 있어줘."

"어머? 괜찮겠어요?"

"내가 제일 연상이잖아.
그럼 여기선 든든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않겠어?"

"그럼 잘 부탁해요 머슬 할발."

"잘 부탁해요 아저씨~!"

"하핫, 걱정 말라구!"

극강의 육신이라는 평가는 겉치레가 아니니까.
게임 사양마냥 10일 정도는 잠을 자지 않아도 멀쩡하다구.

불을 지필 나뭇가지를 쌓곤 손바닥을 펼쳤다.




타닥- 타닥-

고요한 밤의 숲길.
모닥불에 집어넣은 나뭇가지가 타들어간다.

- ...내가 그대를 잘못봤군.

"......"

붉게 타오르는 불꽃의 열기에 취한 가운데 그 때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 겸손한 줄 알았더니...
분수를 모르고, 탐욕적이야.

밤바람에 불꽃이 일렁이며 이지러진다.
마법의 불을 나뭇가지에 더하자, 재가 튀며 불을 품은 가루들이 허공에 흩날렸다.

- ...좋다.
그 또한 전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원동력일테니까.

- 하지만...



"무슨 생각해요?"

"!?"

"꺄악!?"

황급히 고개를 들자 짧은 비명이 울렸다.

"깜짝이야...갑작이 그렇게 반응하면 놀라잖아요."

"...란팡?"

어느샌가 다가온 란팡이 눈 앞에 서있었다.

"무슨 생각에 빠져있었길래 가까이 다가와도 눈치채지 못한거예요?
불침번 선다고 했으면서."

"아...미안."

"...무슨 일 있었어요?"

"......"

"뭐,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상관없어요."

"아니. 말 못할 이유 같은건 아니니까.
일단 앉을래?"

"...그러죠."

옆자리를 두드리며 권하자 란팡은 조심스레 곁에 앉았다.

"실은 이번 여행을 계획한 계기를 떠올리고 있었어."

"계기?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어요?"

"숨돌리기를 하고 싶었거든.
최근 수련에만 정신이 팔려있었으니까."

"...아. 그러고보면 당신...최근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밥먹듯 싸움을 걸고 다녔었죠."

"응. 덕분에 사후처리로 불필요하게 코가 꿰여버렸지."

"그건 자업자득이죠."

"아하하. 그렇지?
앞뒤 생각하지 않고 천방지축으로 날뛴게 문제였으니까.
강해지는 자신에게 도취되선 들떠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지금와선 민폐였을 뿐인 낯부끄러운 기억이야."

"반성하고 있다면 됐어요.
그런데 혹시 그 일이 이번 여행이랑 관계가 있는 거예요?"

"응. 최근 1년동안은 수련에만 몰두하고 있었으니까,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어.
마침 아리스의 일도 있었으니 겸사겸사로 나온거지."

"요리대회와 이런 여행이 무슨 관련이 있는건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죠."

"요리대회에서 필요한 감수성을 키우는데는 여행이 제일이니까."

"배움을 통해 감수성을 꽃피울 수도 있지 않아요?
시나 미술 같은걸 통해서 말예요."

"배움도 나쁘진 않지만, 아리스의 얘길 듣고나선, 적어도 한번 정도는 여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아리스가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요?"

"지난 5개월동안 놀러다니지도 않고서 집안일만 계속 했다고 하더라구."

"...정말이에요?"

믿을 수 없는 소릴 들었다는듯 란팡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말해두지만 집안일을 계속한건 아리스가 스스로 원했기 때문이야."

"그렇다고 해도 10살이잖아요? 너무 무리시키는거 아닌가요?"

"응.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5개월동안 집안일에 몰두해온거잖아?
그런 상태에서 갑작스레 시문학이나 미술 수업 같은걸 듣게해도, 체력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이나 힘들지 않을까 싶었어.
무엇보다 아리스가 공부를 좋아하진 않는다고 말했으니까, 갑작스레 시문학 같은 공부를 시킨다고 의욕을 낼 것 같진 않았어.
그러니 그전에 여행을 통해 마음을 달래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

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란팡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하아. 다행이네요."

"뭐가?"

"난데없이 아이를 데리고 무사수행지를 여행하고 싶다길래,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된게 아닐까 의심했으니까요."

"아하하...의심이 풀렸다면 다행이네."

"뭐, 아리스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어요.
밝고 좋은 아이였으니까."

"그렇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고 싶어지거든."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 모습은 눈부시잖아.

아리스가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바라는건 당연하겠지.

그도 그럴게, 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꿈을 말하는 아리스의 모습은...

- 네번째 축복을 바란다고 했느냐?

그런 아리스를 격려해주던 용사와 큐브의 모습은...

- 그대는 자격이 없다.

어쩐지, 내가 바라고 있던 것과 겹쳐 보였으니까.




다음날.



"안 나오네..."

날이 밝고 꺼진 모닥불을 정리하며 중얼거렸다.

【유니콘의 뿔피리】를 불었는데, 어째서 유니콘이 나타나지 않는거야?
설마 동부수풀지대에 유니콘의 씨가 말랐나?

다시 한번 불러볼까 생각했지만, 아리스와 란팡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괜한 호기심에 곤히 자고 있는 둘을 뿔피리 소리로 깨우고 싶진 않다.

...혹시 이거 진품이 아닌건가?

불안한 마음에 뿔피리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확인하고 있던 차였다.

부스럭-

"응?"

수풀 한켠에서 들려운 소리에 고개를 돌린 순간, 새하얀 물체가 득달같이 덤벼들었다.

"뒈져라 인간!"

"뭐? 으악!?"

"페가수스 유성각(流星角)!"

돌진해오며 뿔로 들이받으려 하는 유니콘을 다급히 피했다.

"칫. 피했나?
하지만 어설퍼! 페가수스 유성각(流星角)!!"

다시 피했다!
추정 전투기술 103의 회피력을 얕보지 마라!
돌진을 피해 유니콘의 뒤로 돌았다.

순간, 무시무시한 기세로 뒷발굽이 솟아올랐다.

"페가수스 유성각(流星脚)!!!"

"히이익!?"

기겁해선 필사적으로 뒷발굽을 피하곤 항의했다.

"야 임마! 유성각이라며!?"

"킥(脚)이다 등신아!"

이 망할 망아지가!?

"오냐 오늘 아주 끝장을 보자 이 뿔난 망아지야아아아!"

"유니콘이다아아아아!
페가수스 유성각(流星角)!"

"머슬 봄바아아아아---!!!"

뿔을 내세우며 곧장 돌진해오는 유니콘의 목을 팔뚝으로 후려쳤다.
목을 휘감은 기세 그대로 유니콘을 바닥에 내동냉이치곤, 양팔로 유니콘의 목을 휘감아 조였다.

우드득-

"큭!?"

"건방지게 내게 덤빈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푸르륵-!

"이크. 침튄다 자식아."

발버둥치던 유니콘이 외쳤다.

"원통하다!"

"웃기네. 그게 멋대로 덤벼든 주제에 할 말이냐?"

하는 말이 워낙 가관이라 어처구니가 없어 대꾸했다.

"동료의 원수를 갚지 못하고 죽게 되다니...!"

"죽이긴 누가 죽여? 그리고 누가 원수야?"

"우리 유니콘을 잡아서 만든 뿔피리를 불어제낀 주제에 낯짝 한번 두껍구나!"

"뿔피리?"

"모른척 시치미 떼지마라!"

"뿔피리라면 돈주고 산건데?"

"...허?"


겨우 진정한 유니콘과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몸을 일으켰다.

"머슬할발! 무슨 일이에요?"

"우...아저씨?"

방금전 소란으로 깨어난건지 란팡이 텐트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 뒤를 이어 아리스가 졸린 눈을 비비며 텐트를 나섰다.

다가오는 둘의 모습을 본 순간 유니콘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믿을 수 없군..."

"응? 뭐가 말야?"

썩어도 환수라고, 설마 아리스가 천계의 아이라는걸 눈치챈건가?

"이런 패악한 놈과 같이 다니는 여자들이 처녀라니."

"무, 무슨!?"

이 정신나간 망아지가!?
난데 없는 숫처녀 인증에 란팡이 수치심으로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10살이랑 15살짜리 애한테 이딴 개떡같은 소리를 지껄이는게 무슨 환수야!?

유니콘은 아리스와 란팡을 보고 싹 태도 돌변했다.
순결한 아가씨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아부하는 꼴이라니.
내심 아니꼬웠지만 이야기로만 들은 유니콘을 실제로 보곤 신기해하는 둘의 모습에 참았다.

유니콘이 나를 공격한 이유는 다름아닌 【유니콘의 뿔피리】때문이었다.
동료의 유품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 분노해서 달려들었다고.
무슨 오거 파워 건틀릿을 보고 발광하는 오거 같은 느낌이구먼.
그런데 처음엔 대화로 시작하는게 예의 아니냐?

"동료의 뿔로 만든 피리 소리를 따라 왔다가, 업보가 하늘을 찌를 듯 쌓여있는 놈과 마주친다면 어느 유니콘이든 똑같이 행동할거다!"

아, 그러세요?
저딴 소리를 들을 정도면 나도 어지간히 업보가 쌓여있는것 같으니 나중에 대책을 마련해 둬야겠네.

유니콘의 뿔피리의 출처를 묻는 유니콘에게 행상인에게 샀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좋아. 믿어주지."

...이것 봐라? 믿어주지?
뭔 베짱으로 이렇게 건방져?
환수는 죄다 이따위야?

빡쳤지만 그래도 참고 유니콘에게 뿔피리를 돌려줬다.

"현명한 선택이로군."

...아니 이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더럽게 싸가지 없네.
울컥했지만 함께 있는 아리스 때문에 애써 참았다.
기껏 아리스의 일을 도와주려고 온건데, 여기서 화를 내서 예정을 망쳐버리는 건 절대 안되니까.
저 건방진 환수보다 아리스가 더 소중하니까!
...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유니콘의 뿔피리를 건네받은 유니콘은 란팡과 아리스에게 축복을 내렸다.
다행히 성공인가보다.
내게도 축복을 내려줬지만, 방금전까지 싸웠던 사이라서 뭐라기 미묘한 기분이다.

"다음에는 오늘보단 평화롭게 만나면 좋겠군."

"흥!"

화해의 제스처에 되돌아온건 유니콘의 코웃음이었다.

"그럼 이만 가보지."

꺼져!

유니콘은 유유히 숲 속으로 사라졌다.

방금전 신비한(내 입장에서는 울화통 터지는) 경험에 대해 도란도란 얘길 나누는 란팡과 아리스 모습을 보곤 화를 삭이며 바랐다.
부디 앞으로 만나게 될 녀석들은 저런 망아지와 달랐으면,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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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 할발 Q: 유니콘인데 왜 기술명이 페가수스?

유니콘 A: 어감.



어제쯤 올릴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_-;
이젠 이불이 46화를 써봐야죠.

다들 구정 연휴 잘보내세요~!



※도입부의 찬 크론과의 전투는 정하늘님의 칠성전기 단편 '싸움의 이유'의 오마주 입니다.

※가독성 문제로 발큐리아의 대사에 기울임 표시를 없앴습니다.

※고대의 우유는 비법의 우유로 수정하였습니다.
고대의 우유라고 하면 왠지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마신 탓에 체중이 1kg 줄었다는 상상이 되어버려서...-_-;

※현실적인 이유로 게임과 다르게 무한 꼼수가 불가능한 것에 몇개 있습니다.

예) 엘프의 고목 이벤트는 1회 한정: 엘프가 무한한 마법 능력있었다면 고작 드래곤모드키 따위에게 골골거리진 않았겠죠.
은색모피 항마력(+5) 중첩 불가: 4화에서 란팡이 언급한 내용입니다만. 덕지덕지 억지로 껴입어도 최종 적용은 +5입니다.
칠흑비늘 방어력(+3) 중첩 불가: 마찬가지로 비늘 수십 장을 몸에 둘러도 최종 적용치는 방어력 +3

인형, 시집을 한꺼번에 몰아서 사줘도 감수성이 중첩 상승은 되지 않는다.
시집은 차근차근 읽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인형도 수십개를 몰아 산다고 만족도가 수십배가 되진 않지요.
아무리 많이 사줘도 한달 동안 올릴 수 있는 수치는 인형1개 + 시집1개 분량입니다.

인형(120G) 감수성 +5, 스트레스 -40


발큐리아




부엌의 정령 토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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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루트(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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