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 8




- 헨젤과 그레텔 -




맑은 하늘 아래 새초미가 요술봉을 치켜들었다.

"Rabbit Carrot Pretty Change~!"

새초미의 요술봉에서 쏟아져 나온 분홍빛이 시야를 감쌌다.
빛이 사라지고, 눈앞에는 제빵모와 앞치마를 착용한 꾸러기 수비대가 있었다.

"자, 그럼 모두! 힘내서 마법사씨의 과자집을 완성하는거야~!"

"「「「오~!!!」」」"

좋은 대답이군.

똘기, 강다리, 호치, 새초미, 미미, 키키의 반응에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느긋히 앉아 분주히 과자 만들기를 시작하는 꾸러기 수비대를 구경하고 있던 차에, 힐끔 힐끔 이상한 듯 과자집을 쳐다보던 똘기가 내쪽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마법사 영감님?"

"뭔가? 혹시 궁금한게 있나?"

멋지게 내려온 수염을 쓰다듬으며 내가 묻자 똘기가 어색한 웃음을 띄웠다.

"아하하, 그게 말이죠...
어째서 과자집이 두개인거죠?"

"하나는 손님용. 하나는 내가 잘 곳인데?"

"아니, 그치만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은 원래 한개 뿐인데..."

"이놈이? 스페인의 명물!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지은 과자집에 불만이 있는거냐!"

"잘못했습니다!"

버럭 역정을 내자 똘기는 어마 뜨거라 몸을 돌려 과자 만들기 일로 되돌아갔다.




"아얏!?"

짧은 비명이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과도와 사과를 든 채 손가락 끝에서 피를 흘리는 미미가 보였다.

...쟤는 여기서도 저렇게 덜렁대냐.

눈물을 글썽이며 손가락을 입에 무는 미미의 모습에 한숨을 쉬곤 다가갔다.

"이리 보여주게."

"네?"

"명색이 마법사니까, 어느정도 의료 지식은 있다네."

과도와 사과를 내려놓게 하곤 소독약과 붕대를 꺼냈다.
간단히 소독후 붕대로 미미의 손가락을 감싸 치료를 마치곤 일어섰다.

"칼쓰기는 아가씨에겐 아직 위험할 것 같군."

"...죄송해요. 전 이런건 서툴러서..."

"뭘. 신경쓰지말게. 누구나 서툰건 있으니."

미미는 얌전해서 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좀 의외긴 하다만.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젓는 내게 미미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그렇게 부르지 말게나."

"네?"

"가능하면 할아버지라는 호칭 대신 마법사라고 불러주면 좋겠군."

"아, 네. 마법사씨.
...저기, 그런데..."

"왜 그러나?"

"그 붕대 투성이 몸 말인데요...어쩌다 그렇게 다치신건가요?"

전신을 붕대로 감싼 내 모습에 의문을 가진 미미에게 쓴웃음을 지었다.

"이거 말인가?
최근 호환(虎患)을 당해서 말일세.
덕분에 당분간은 요양이 필요하지 뭔가."

다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마법사 영감(나)을 대신해서 『헨젤과 그레텔』이야기 나라의 과자집을 완성하는 것이 꾸러기 수비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마녀의 사역마는 고양이'라고 하니까, 마법사인 나의 사역마는 호랑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호랑이 길들이기를 시도했다가 그만 당해버렸지 핫핫핫~!"

"그거 웃어 넘길게 아니잖아요?"

기가 막힌듯 미미가 딴죽을 걸었다.

"그렇게 당하고서도 여전히 호랑이를 사역마로 고집했던거예요?"

"물론! 호랑이가 사역마라니 멋지잖아?"

- 호랑이를 사역마로 길들이고 싶어!

방금 전까지 호랑이를 연호하며 생떼를 쓰는 내게 질려버린 꾸러기 수비대가 결국은 손을 들곤 호치를 소환했었지.
동료들에게 자초지정을 듣곤 살그머니 이마를 감싸쥐던 호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뭐, 사역마 역할로 소환된 호치는 지금은 다른 꾸러기 수비대 멤버와 함께 과자 만들기를 하고 있을 뿐이지만.

내 대답에 미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과자 만들기 작업으로 돌아갔다.




과자 만들기는 밤이 되서야 마무리 되었다.

뿌듯해 하면서도 지친 기색이 역력한 꾸러기 수비대는 너나 할 것 없이 잠자리에 들었다.
과자 만들기 도움도 받았고 어차피 과자집은 두개나 있으니까, 과자집 한개 정도는 꾸러기 수비대가 머물 수 있도록 양보해주는게 좋겠지.

수월하게 일이 풀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내일을 기약하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상처가 욱신거리는게 곱게 잠들긴 글렀군.
붕대 아래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리다가 억지로 잠을 청했다.




부스럭

...?

밤중에 미미가 로우란의 보물 훔치러 숨어들어옴.
로우란의 몸을 뒤적뒤적.

야 이 아가씨야...말괄량이야.

로우란의 하반신을 건드림.
미미 얼굴 빨개짐.

더이상 놔뒀다간 위험하다 싶어서 몸을 뒤척임

"우음..."

"!"

미미가 재빨리 침대에 엎드린다.
새근새근 자는척.
아마도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과자집을 헷갈려서 잘못 들어왔다고 속이려는 듯 하다.

귀엽긴.

"...집을 헷갈렸나보군."

미미에게 들리도록 말하곤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

미미에게 이불 덮어주고 로우란은 침대 아래로 내려가 잔다.

수십분 뒤.

미미가 다시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남.

바닥에서 자고 있는 로우란에게 손을 뻗음.
몸을 더듬는 손길에 발끈했다.

...이게 정말?

확!

"꺄아!?"

미미의 양 손목을 잡고 침대로 쓰러뜨렸다.
양 손목을 잡힌채 침대에 강제로 눕혀진채 당황한 미미의 눈동자를 마주하곤 입을 열었다.

"요즘 아가씨들은 남의 잠자리를 방해하는 취미가 있는건가?"

"...죄송해요 할아버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잖나."

"...죄송해요 로우란씨."

"!?"

눈을 크게 뜬채 미미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와 마주했다.

"역시 로우란씨였군요?"

"어떻게 알았지?"

"...저기, 일단 손을..."

민망한듯 고개를 돌리는 미미의 모습에 순순히 양손을 풀어줬다.
손목을 매만지면서 몸을 일으킨 미미가 침대에 걸터 앉았다.
나도 지금은 마법사의 모습이 의미 없었기에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방금전엔 꽤나 난폭하시더군요?"

"흥. 남의 집에 몰래 들어온건 너라구.
내가 늑대가 아닌걸 다행으로 여겨."

"저도 빨간 모자가 아닌걸요?"

"말이나 못하면..."

피식 웃곤 다시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내 정체를 알아챈거야?"

"그 상처, 호랑이에게 당했다고 했죠?"

"그랬지."

"호랑이는 유럽엔 없잖아요."

"...방심했군.
못 본 사이에 제법 영리해졌는데?"

"...얄미운 누구누구씨가 낙타 서식지라든지 이것저것 물어본 탓이거든요?"

감탄하는 내게 미미는 못마땅한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훌륭해. 슬기로운 녀석은 좋아하니까."

"로우란씨에게 칭찬받으려던거 아니거든요."

튕기기는.



벌컥!

"「「!?」」"

문이 활짝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새초미?"

"...역시 로우란 너였구나?"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어온 새초미.

"뭐야, 새초미 너도 내가 수상하다고 눈치챘어?"

내 물음에 새초미가 퉁명스레 대꾸했다.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의 이야기잖아.
그런데 이 과자집은 스페인에 지어졌다면서?"

"...훌륭해."

감탄하며 작게 박수를 쳤다.




"그래서, 이번엔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 온거야?"

"설마. 지금 내 상태로는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다구."

새초미의 물음에 너덜너덜한 몰골의 본모습을 쬐이면서 어깨를 으쓱하자 미미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럼 어째서 벌써부터 이렇게 이야기 나라에 들어온거죠?
'알라딘과 요술램프' 이야기 나라에서 만난지 고작 하루도 되지 않았잖아요?"

"엉망진창으로 패배하고 사령궁에 돌아가기엔 염치가 없어서, 과자라도 좀 챙겨가면 좋을것 같았거든."

내 대답에 둘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빤히 내 얼굴을 응시했다.

"또 그런 이유야?"

"그런 이유로 이야기 나라를 침략하지 마세요."

"내일 과자만 챙겨서 얌전히 돌아갈테니까 너무 그러지 말라구.
지금 몸으론 나도 싸우고 싶지 않으니까."

내 엄살에 미미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물었다.

"로우란씨."

"왜?"

"그럼 혹시 이야기 나라의 보물, 지금도 갖고 계신가요?"

"응? ...혹시 집에 몰래 숨어들어온게 그것 때문이야?"

내 물음에 미미가 딴청을 피웠다.

"방금전 네가 찾아봤을땐 어딜봐도 없었잖아.
그런데 내가 보물을 갖고 있을 것 같아."

"네. 로우란씨는 교활하니까요."

"응."

미미의 말에 새초미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참 기쁘지 않은 믿음이네."

고개를 젓곤 망토자락을 집곤 펄럭여보였다.

"뭐, 네 말대로 보물은 갖고 있지.
이 망토 보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둘에게 짧게 설명했다.

"『전우치전』이라는 이야기에 보물이 있는 창고와 연결되는 요술족자가 나오거든?
그곳의 '요술족자'를 '요술망토'로 변형시켰지.
보물은 이 안에 다 있다구."


(보물을 걸고 내기.
로우란과 새초미 미미의 보물 내기.
이야기 나라와 관련된 질문을 서로 하고 맞추는 것.
로우란이 새초미의 요술봉과 미미의 컴팩트를 압수한다.)

멍하니 있는 새초미와 미미를 두고 획득물을 확인한다.

새초미의 요술봉과 미미의 컴팩트인가.
고개를 끄덕이곤 요술망토 안으로 두 물건을 집어넣었다.

"「「아앗!?」」"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새초미와 미미가 눈을 크게 떴다.

"돌려줘!" "돌려줘요!"

"내기를 통해 정당하게 내가 얻은거라구."

"치사해!" "치사해요!"

"뭐? 어디가 치사하단말야?"

"처음 듣는 이야기 나라가 너무 많아!" "맞아요!"

"이야기 나라의 수호신이라는 꾸러기 수비대가 사령 사천왕보다 이야기를 모른다는건 부끄럽지 않습니까아아~~~?"

"「「으...!」」"

신음을 흘리는 새초미와 미미를 보곤 제안했다.

"그럼 좋아.
물물교환 어때?
너희가 가진 물건중에 요술봉과 컴팩트에 비견할 만큼 가치있는 물건이 있다면 교환해주지."

"가치있는 물건?

"말해두지만 신체의 일부 같은 어처구니 없는 건 안돼.
그런건 애초에 받고 싶지도 않고 요술봉과 컴팩트보다 가치가 높으니까."

몸에 걸친 요술망토를 크게 펼쳐보인다.

"자, 들어가서 요술봉과 컴팩트를 가져와."

새초미와 미미가 머뭇거린다

"망토에 들어가라니...이상한 꿍꿍이를 품고 있는거 아냐?"

"수상해요."

"아니거든?"

경애하는 해라 총사령관, 동료인 쥬켄의 명예를 걸고 어떠한 악의적인 의도도 왜곡도 없이 맹세함.

"요술봉과 컴팩트만 가져오는거야. 욕심부리면 안돼?"

전우치전에서 요술족자의 보물에 지나친 욕심을 부린 이가 벌을 받았던 이야기를 들려줌.

"정직한 이는 복을 받지.
그리고 과욕을 부리는 자는 벌을 받는다.
이야기 나라의 법칙이지."

"......"

"명심해. 요술봉과 컴팩트를 교환하는데 어울리는 물건을 놔두고 오는거야.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라지."

긴장한 얼굴로 새초미와 미미가 고개를 끄덕이곤 망토 안으로 들어갔다.

망토에 들어간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뭘 내놓을지 고민중인가.



"Rabbit Carrot Pretty Change~!"



망토 안의 저편에서 어렴풋이 새초미의 주문이 들렸다.

한참 뒤, 새초미와 미미가 나왔다.

둘의 모습은 들어갈때와 다름 없었다.
요술봉과 컴팩트를 들고 있다는 것을 빼곤.

미심쩍은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내 시선이 거북한듯 새초미와 미미가 낯을 붉혔다.

"...왜 그렇게 쳐다봐?"

"혹시 저희를 의심하는거예요?"

"...아니. 확인은 됐어. 약속을 지켰을거라 믿으니까."



미미가 생긋 웃는다.

"로우란씨도 저희와의 약속을 지켰죠.
저희가 망토에 들어간 뒤로 수작을 부리지 않았으니까."

"그야 맹세했으니까."

"그럼, 약속을 지켰으니 저도 하나 답례하죠."

"응?"

미미가 가까이 온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주세요."

짜악-!

휙하고 고개가 돌아갔다.
화끈한 따귀에 얼얼한 볼을 매만지며 당황해 미미를 봤다.

"엣? 어?"

"미, 미미야!? 무슨 짓이야?"

미미의 돌발 행동에 새초미도 당황했는지 볼을 매만지는 나와 미미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다.

나와 시선을 마주한 미미가 입을 열었다.

"오타마씨의 부탁이었어요.
할아버지를 만나거든 힘껏 때려달라고."

"...많이 화내던가?"

"거짓말쟁이 할아버지래요."

"...거짓말이라니. 할아버지였던 알라딘은 젊어져서 오타마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게 되었잖나?"

"그러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

"치사한 변명이네요.
오타마씨가 부르던 할아버지가 누굴 가리키는 거였는지 알고 있었으면서."

"......"

"애초에 저한테 '할아버지'라고 불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건 오타마씨가 생각나서였죠?"

"......"

침묵하는 내 모습에 한숨을 쉬고 미미가 말을 이었다.

"그런 이방인씨에게 오타마씨의 전언이에요.
손녀가 신랑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다고 전해달라고 했어요."

"...후우..."

답답해지는 마음에 머리를 한차례 헤집고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난 할아버지 같은게 아니란 말이다."

"...그런가요..."

"......조만간 증손주 이름 지어주러 가도록 하지."

"후후..."

"뭐야?"

"아뇨. 의외로 상냥하구나 싶어서요."

"...네 눈은 옹이구멍이구나."

"실례네요. 로우란씨가 나쁜 사람인건 충분히 알고 있거든요?"

"아, 그러냐."



미미의 지적에 어처구니 없어하는데 새초미가 머뭇머뭇 말을 걸어왔다.

"저기, 로우란."

"왜 새촘아?"

"...원더랜드로 오지 않을래?"

"......뭐?"




날이 밝았다.



『정령소환! 찡찡이!』

쿠키에 대한 어린애의 의견이 필요해!라는 로우란의 주장에 찡찡이를 소환.
왜 찡찡이를 불렀냐는 새초미의 물음에 작게 속삭였다.

"(과자 먹고싶어 할거 같아서.)"

"(그게 이유야?)"

"(응. 아이니까 이런거 좋아할거잖아.)"

"(너는 정말...)"

새초미 힘빠진 웃음.



로우란이 다시한번 자기소개를 한다.
마법사라는 소개는 거짓이었음.

이곳이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나라 초반부라고 여기는 꾸러기 수비대들의 착각을 바로 잡아줌.

이곳은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가 끝난 뒤의 세계.
마녀가 사라진 뒤의 이야기.

"나는 마녀의 사역마 고양이."

마녀가 사라지고 비어버린 과자집을 대신 운영하고 있었음.

"그럼 도와줘서 고마웠어."

이야기 나라는 특별한 사건없이 마무리 됨.




로우란 사령궁 복귀.

사령궁으로 복귀한 로우란은 처음보는 귀여운 고양이 정령(쿠키)을 만남.

...뭐야? 왜 해라...아니, 쿠키가 본래 모습으로 있어?
모른척 쿠키에게 말을 건다.

"처음 보는 아이로군. 누구지?"

내 말에 쿠키가 히죽 웃는다.

"...글쎄? 누구일까?"

컨셉은 돌연히 나타난 수수께끼의 고양이 소녀인가?

"새로 태어난 사령 몬스터인가?
귀엽게 생겼구나 너.
기분이다.
오빠가 과자 줄께.
하나 먹지 않을래?"

자, 아앙~

우물우물.

"억지로 먹인 주제에...
뭐야 이거?"

"이야기 나라에서 가져온 과자야.
과자집을 만들겠답시고 꾸러기 수비대가 열심히 만든걸 몰래 빼돌렸지.

이건 새초미가 만든거.
이건 미미가 만든거.
이건 키키가 만든거.
이건 강다리가 만든거.
이건 호치가 만든 쇼콜라 쿠키."

"헤에..."

입에 들어간 쇼콜라 쿠키를 음미하던 꼬맹이(쿠키)가 입을 열었다.

"충고해줄까?"

"응?"

"꾸러기 수비대 녀석들이 만들었단 소릴 하면 절대 먹지 않을걸?"

"화, 확실히...
음, 여기선 내가 만들었다고 하는게 좋겠네.
아무튼 고마워."

"과자의 답례야.
네가 멋대로 먹였지만 말야.
그리고 적어도 옷매무새는 좀 추스리고 가도록 해.
'느긋하게 천천히' 말야.
그럼 바이바이~!"


엉망인 상태를 바로하고 잠시 뒤 사령궁의 알현실로 들어감.

해라 총사령관이 알현실 옥좌에 앉아있음.

해라에게 자신이 만든 과자라고 말하며 바친다.

(호치가 만든) 쇼콜라 쿠키를 해라가 집어든다.

"이건 좀 태웠군."

"아, 조, 조금 실수했을까나요?"

"...되었다.
부하가 노력한걸 모른척할 아량은 아니다."

탄 쇼콜라 쿠키를 씹음.

"...조금 씁쓸하군."



"뭐, 괜찮다.
부하가 애써 가져온 선물을 함부로 하면 안되겠지.."

"역시 해라님...!"

손가락을 쇼콜라 쿠키에 가져간다.
묵묵히 과자를 먹음.




쥬켄에게도 과자를 나눠 준다.
쥬켄의 감상평.

"쇼콜라 쿠키가 제일 맛있어.
조금 탔지만 달콤하고 씁쓸한 맛이 마음에 들어!"

"..."

"왜그래?"

"아니. 역시 넌 해라님의 분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뭐야 정말."

쿡쿡 웃음.

"그래서, 이번엔 어느 이야기 나라에 다녀온거야?"

"『헨젤과 그레텔』"

"어떤 내용인데?"

"과자집의 과자를 먹은 아이들이 모두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야."



새초미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 로우란은 다른 사령 몬스터와는 다른 것 같아.
혹시 로우란은 우리에게 가까운게 아닌가 하고...

- 로우란은, 실은 이러고 싶지 않은거잖아?

...그럴리가 없잖아.



앨리스가 금발이든 흑발이든 상관없잖아.
헨젤과 그레텔의 어머니가 친모든 계모든 상관없잖아.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왕자와 결혼하면서 이야기가 끝나든 뒷내용이 더 있든 상관없잖아.
북풍의 두번째 선물이 양이든 염소든 당나귀든...돈이 쏟아지는게 입이든 엉덩이든 상관없잖아.
개미와 베짱이에서 베짱이가 매미든 여치든, 죽었든 살아서 봄을 맞이했든 상관없잖아.

내가 원더랜드 측이 아닌건...
사령 사천왕으로 태어난 건...



나는 '이야기를 바꾸는 측'이니까.


===============================


요즘 이래저래 일이 바쁘네요;

시간이 늦어서 잡담은 생략합니다!ㅠㅠ

초안 다듬어서 완성까지 힘내겠습니닷!

Posted by 루트(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