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1. 닛타 선생님의 상담 교실 - 닛타 하루코



서점의 『가정』코너.


어디보자...사춘기 아이를 다루는 법에 대한 책이 있으려나?


『여동생은 사춘기』?

...이게 왜 가정 코너에 있어?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여기다 분류한 녀석 대체 누구야?


도움이 될만한 책은 안보이고 왜 이런것들만 보이는거야?

속으로 푸념을 늘어놓으며 코너를 돌았을 때, 낯익은 얼굴과 재회했다.


"료스케군?"


"어라? 하루코 선생님?"




(서점을 나와서 하루코 선생님과 대화)


하루코 선생님이 서점을 들른 이유는 책 자체는 아니었다.


"야미쨩을 찾고 있었어.

책을 좋아하니까 서점에서 만날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결국 야미와 만나는건 실패한 것 같았다.

그야 야미라고해도 언제나 서점에 있을리는 없지만.


"야미에게 볼일이 있었어요?"


"미캉에 대해 묻고 싶었거든."


"미캉요?"


"최근 학교에서 미캉의 모습이 이상해서..."

학교에서 멍하니 있거나 때때로 고민하는 미캉의 모습을 보고 선생님으로서 걱정스러웠다는 하루코 선생님.
하지만 사정을 물어도 미캉은 얼버무리며 넘겨버렸단다.

하루코 선생님에겐 그 일이 적잖이 충격이었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학생들에게 믿음직하지 못한 선생님인걸까..."


"그럴리가요."


풀죽은 하루코 선생님을 당황하며 위로했다.


아무튼...그 때의 충격을 추스리곤 미캉이 고민하는 이유를 찾아서 학교를 마친 후 야미를 찾아 나선것이란다.


"저번에 야미짱이 미캉과 사이가 좋은것 같아서, 야미짱을 만나면 미캉의 고민의 이유를 알 수 있을것 같았어."


확실히...어제 카페에서 미캉이 야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했었지.

그러니 하루코 선생님의 판단은 확실히 옳았다.

운이 나빠 야미를 만나지 못했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풀이 죽은 하루코 선생님을 격려할 겸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상담을 부탁드려 볼까?




내 고민 상담 부탁에 하루코 선생님은 놀란듯 했지만 기쁘게 승낙했다.


"어머...기쁘네.
나, 료스케군을 만났을 땐 볼썽 사나운 모습만 보였으니까."


"하루코 선생님이라면 의지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하며 말을 골랐다.
하루코 선생님이 알고 있는 상대도 아니고, 굳이 이름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


"...이건 친구 여동생 이야기인데요."

"...아, 응."


순간 하루코 선생님이 미묘한 얼굴을 했지만 곧 표정을 풀었다.


"평소에는...귀엽고 활달하고 놀기 좋아하는 말괄량이에요.

그래서 이따금 이런저런 떼를 써도 그저 마냥 귀여웠는데...

그런데..."


이어질 말을 생각하곤 말문이 막혔다.

내 침묵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하루코 선생님을 보고 마른 침을 삼켰다.


"그게...그러니까..."


어떻게든 말을 골라보려고 했지만,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체념섞인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 아이가...남성의 옷 냄새를 맡는 장면을 봐버렸을 땐,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에......"

하루코 선생님의 얼굴에 곤혹스러움이 드러났다.


"아, 미, 미안. 상담하는 중이었지."


하루코 선생님이 표정을 추스리고선 되물었다.


"혹시 그 아이의 나이가 어떻게 되니?"

"...이제 갓 중학교 들어갈 정도예요."

"사춘기를 겪을 나이구나."

하루코 쓴웃음.


"나도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을 맡고 있으니까.

6학년들 중에는 미캉처럼 조숙한 아이들도 봐왔고.

그보다 훨씬 더 일찍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도 있었어."


하루코 선생님의 시선이 상냥해졌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을 상대할 때는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을거야.

우리가 생각하기에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반응하니까 대하는 입장으로서도 상당히 조심스러워지거든."


말한 뒤 하루코 선생님이 당황함.


"...아! 료스케군도 아직 고등학생이었지?"


"전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지금은 그 아이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고 있는거니까요."


내 말에 하루코 선생님은 안심한듯 말을 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여자아이들 중에는 이따금 오빠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는 아이들도 보인단다.

오빠라는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비슷한 나이대의 이성(異性)이니까.

아무튼, 료스케군으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어서 큰일이었겠지만...

그 나이대 여자애들은 섬세하니, 그 상황으로 인해서 도리어 자신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단다.

사춘기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지는 시기니까...어쩌면 지금쯤, 충동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걸 후회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 될수 있으면 다정하게 접해 주었으면 해."


하루코 선생님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함.




(상담을 마치고 헤어짐)


"힘내. 료스케군은 좋은 오빠가 될 수 있을거라고 믿으니까."


"하하, 네."


내 등을 탁 치곤 웃는 하루코 선생님의 얼굴에 무심코 마주 웃음을 흘렸다.

다만, 나나는 내 여동생이 아니지만.





# Part 2. 차양 아래서 - 나나


하루코 누나와 헤어진 후, 걷는다.

나나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걷다보니, 지난주에 나나와 함께 걸었던 길들을 되짚으며 걸음.

곰인형을 샀던 상점가를 지나, 여동생 카페를 지나쳐, 모텔 거리에 도착한다.

모텔 맞은편 건물의 차양 아래에 서서 잠시 생각에 잠김.


...어째서 나는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멍청히 서있는걸까.


기억을 더듬은 끝에 도착한게 순수함의 파편도 없는 모텔 앞이라니.


...하지만...

나나에 이끌려 비를 피해 모텔로 뛰었을 적이나,

화해의 표시로 곰인형을 안아들고서 나나와 함께 차양 밑으로 되돌아 왔을 적 기억은, 솔직히 즐거웠어.



차양 아래에서 물끄러미 맞은편 모텔을 바라보고 있을 때.
작게 들린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낯익은 곰 인형을 품에 안은채,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나나가 그 때와 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환청에, 환각인가.

나도 중증이로군.


환각이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어?"


"...어쩐지 모르게."

"...그래."


침묵한채로 마주하고 있길 잠시.
나나에게 같은 물음을 던졌다.

솔직히, 이 장소에서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마주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니까.


"나나 너는?"


"...별로. 어쩐지 모르게."

"...그런가."


곰인형을 안은 나나의 팔에 힘이 들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가만히 서있길 잠시.
나나에게 차양 아래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여름이니까 덥잖아."

"...응."

나나는 생각보다 얌전히 차양 아래로 들어왔다.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섰다.

나나가 입은 교복이 조금 땀에 젖어 있었다.
건네준 손수건을 나나는 당황하며 받아 들었다.

"고마워."

"천만에."

"나중에 씻어서 돌려줄께."

기특하네.


땀을 닦는 나나를 힐끗 곁눈질했다.
중학교 교복 차림의 나나는 여전히 이색적이었다.
확실히 나이로 치자면 중학생 뻘이 맞지만 말이다.
내 시선에 나나가 땀을 닦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뭐야?"

"그 교복 마음에 들었어?"

"잘 몰라. 그래도 학교에 갈 땐 입어야 하니까."

"잘 어울려 보이는데."

"엣, 그래?"

나나는 머뭇거리다 입을 연다.

"...저기..."

"응?"

"...아냐."

얼버무리는 나나의 모습에 문득 하루코 선생님 생각이 났다.

미캉을 대하던 하루코 선생님도 지금 같은 기분이었을까?

(중략)


(집으로 되돌아 가는 길)


물끄러미 나나를 보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니까아~ 뭐야?"

"그냥...여동생이 생기면 이런 기분일까 싶어서."

"...뭐야 그거..."



"아이 취급하지마."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제 모모가 카페에서 장난삼아 말한걸 신경쓰고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별로, 난 너를 오빠라고 생각한 적 없으니까."

"그거 아쉽네.
여동생 컨셉으로 계속 나왔더라면, 귀여운 여동생이 생겼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그러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말라니까.
네가 오빠면 널 뭐라고 불러야 해?"

"그냥 지금처럼 불러도 되잖아?
미캉도 유우키를 이름으로 부르니까."

"그런가?
...뭐, 편해서 좋네 그건."

(나나가 화제를 바꿨다.)


"카페하니까 생각난건데.

너 미오가 일하는 카페에 자주 가지?

의상이 예뻐서 자주 가는거야? 아니면 그런 복장이 취향?"

"취향까진 아닌데."

"그럼 역시 알몸 와이셔츠?"

"야...너 그거 어디서 들었어?"

"하! 남들도 다 알 정도의 취향인가보네."

"취향이 아니거든?"

"거짓말."

믿지 않는 나나를 설득하려다가 포기했다.

"저기 말이지...
하아, 됐어. 믿지 않아도."

"변태."

"네에. 나는 알몸 와이셔츠를 좋아하는 변태입니다."

"정색하지마."

"그럼 나더라 어쩌란 말야..."

낙담하는 내게 나나가 다시 말을 건넸다.

"...저기, 료스케."

"좀 봐달라고...이번엔 뭐야?"

또냐는 얼굴로 울상을 짓는 내게 나나가 물었다.

"...료스케는 여동생이 좋은거지?"

"그래."

"...그렇다면..."


나나는 자신의 가슴에 손바닥을 얹었다.

"료스케는, 이런 차림을 좋아해...?"

"......"




나나는 타닥이는 발걸음 소리를 내며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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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분량 적어보고 한편 분량(15kb)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51화로 예정해둔 내용을 붙여넣을듯 합니다.


이번 주말에 올릴 수 있겠거니 싶었는데 초안만 올리고 마는군요=x=;

다음주말은 일단 여행이 잡혀 있어서 무리이고;

9월 중에는 완성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터틀러님께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코믹GT에서 아스트랄로님의 웹소설에 삽화가로 데뷔하시게 되셨습니다.

(아스트랄로님의 게시글 상으로는 9~10월 연재 예정이네요.)


▶게시글 링크는 여기◀



아스트랄로님의 '스틸스틸(IS 팬픽)' 축전을 통해 쌓은 인연이 이렇게 풀리게 되었다니 놀랍더군요!+ㅁ+b


터틀러님 데뷔 축하드리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닷~!(>_<)b


(사실은 오늘 50화 업로드 하면서 축하드리려 했는데 완성이 무리였어요...OTL...;;)


Posted by 루트(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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