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미소녀전설(銀河美少女傳說) 제7편(第七篇) 모모타로이야기 =


어느 여름의 밤, 할아버지가 침대에 누워 양을 세고 있었습니다.

양이 하나
양이 둘
양이 셋
양이 넷
양이 다섯
양이 여섯
양이 일곱

그 때, 밤하늘에서 은하수를 따라 복숭아가 떠내려왔습니다.

"이런? 탐스럽게 생긴 복숭아구나.
때마침 출출한데 잘 되었군. 어디 맛 좀 볼까?"

할아버지가 기뻐하며 복숭아 껍질을 벗기려 하자 복숭아(モモ, 모모)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꺄아아아아!?"

"모모에게 손대지 마!"

"어훅!?"

모모를 벗기려던 할아버지는 나나에게 숄더태클을 먹고 침대에서 굴러떨어졌습니다.
쓰러진 할아버지 위에 마운트 포지션을 잡은 나나가 으르렁 송곳니를 드러냈습니다.

"뭐, 뭐야 너? 갑자기 난입해와선...
대체 어디서 나타난거야?"

"이쯤(↓)부터 있었거든?"


양이 일곱(ナナ, 나나) ← 이쯤


"알기 어렵다고!"

확실히 눈치채고 보니 나나는 양 모양의 파자마를 입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양 모양 파자마를 입고 있어?"

"양의 마음이 되어보려고."

그런 이유라면 어쩔수 없네요.

"그런 이유로 괜찮은건가요?"

납득한 할아버지는 은하수에서 떠내려온 소녀에게 '모모타로'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여자아이 이름에 '타로'를 붙이는건 어떨까 싶어요."

모모, 아니, 모모타로는 불만스러웠지만 참았습니다.
그야 이야기 제목부터 '모모타로'니까요.



할아버지는 나나와 모모타로를 소중히 키웠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모모타로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문제가 생겼어요 할아버지."

"무슨 일이니 모모타로야?"

"용돈이 다 떨어졌어요."

"뭐? 저번에 준 용돈은 어쩌고?"

"게임기를 사는데 썼습니다."

"...너무 당당하니까 오히려 말문이 막히는구나..."

"하지만 곤란하네요.
이대론 연애시뮬레이션 '미소녀 300명 공략 우햐우햐'를 살 수 없어요."

"부탁이니까 내 말 좀 들어!?
그리고 쓰레기 게임 냄새가 풀풀 나는 타이틀 고르는건 그만둬라..."

"그래서 어떻게 부족한 용돈을 메꿀지 나나랑 얘기해보다가, 도깨비섬에 있는 보물을 가져오기로 했어요."

"설마하던 도둑질 선언!?"

은하수에서 흘러온 모모타로는 발상부터가 귀신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어떻게든 둘을 말려보려고 했지만, 새 게임을 갖고 싶었던 모모타로와 나나를 설득할 순 없었답니다.
네 이놈 '미소녀 300(이하생략)!'

모모타로와 나나가 떠나던 날 할아버지는 경단을 만들어 둘에게 건넸습니다.
둘은 기뻐하며 경단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개와 원숭이와 꿩에게 줄 경단은 둘의 뱃속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당연히 할아버지는 비명을 질렀죠.

"어째서 먹어버린거야!? 대답해!"

"엣?" "엣?"

"'엣?' 이 아니야! '엣'이!"

"엣? 하지만 이거, 저희들 간식이죠?"
"우리더러 먹으라고 준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경단이 없으면 동료는 어떻게 구해!?
모모타로라고 하면 개, 원숭이, 꿩이 있어야 하잖아?"

그러자 모모타로가 곁에서 코를 세우고 뽐내고 있는 나나를 가리켰습니다.

"그거라면 괜찮아요 할아버지. 나나가 동물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있거든요."

"아니아니, 모모타로가 주인공인 이야기인데 나나가 동물들을 이끌면 어쩌겠다는거야?"

그러자 나나가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내밀었습니다.

"문제 없어. 애초에 주인공은 나인걸?"

"설마하던 타이틀 사기!?"

"실례잖아! 이번 이야기는 내가 주연이니까!
이쯤(↓)부터 눈치채야 하는거 아냐?"


7(ナナ, 나나)← 이쯤


"그러니까 알기 어렵다고!"



우여곡절 끝에 모모타로와 나나와 할아버지는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배역을 찾아 분주히 돌아다니며 그들은 마침내 동료들을 모을 수 있었답니다.


### 캐스팅 ###


주인공: 모모(モモ)타로와 나나(ナナ)

개: 마론. 보스턴 테리어. 식물도 동료로 하고 싶었다는 모모타로의 투정에 이름을 '마론 플라워(marron flower, 밤꽃)'로 개명당했다고 합니다.

원숭이: 할아버지. '탈무드'에서는 노인을 원숭이에 비유한다죠?

꿩: 야미. 바니걸. 할아버지가 붕어빵으로 꼬신 토끼입니다. 옛날엔 '토끼 = 새'라고 우겼다니까 괜찮겠죠. 실제로 날개도 있는 모양이고.





수많은 모험의 끝에 모모타로와 나나 일행은 도깨비섬에 도착했습니다.
도깨비섬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자그마치 백과사전 수십권 분량의 대서사시였어요, 라고 모모타로와 나나는 회상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는 믿지 않았지만요.

수많은 시련 끝에 개와 꿩을 잃은 슬픔이 우리를 강하게 했다며 모모타로와 나나는 회상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는 믿지 않았지만요.

마론은 산책을 마치고 주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을 뿐이거든요.
야미는 '라푼젤' 쪽에서 주연 제의가 들어와서 빠졌을 뿐이구요.

...안되잖아...
동료들 하나도 도움이 안되잖아...

긴장감 없는 모모타로와 나나를 대신해 할아버지는 용기를 내기로 했답니다.

'우리들의 진짜 모험은 지금부터다!'라는 느낌으로 긴장하며 도깨비 섬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이상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그것은 이상한 광경이었습니다.

모모타로와 같은 복장을 한 도깨비들이.
모모타로와 같은 꼬리를 한 도깨비들이.
고개를 숙여 모모타로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것은 이상한 광경이었습니다.

도깨비들과 같은 복장을 한 모모타로가.
도깨비들과 같은 꼬리를 한 모모타로가.
고개를 들어 도깨비들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인가 할아버지의 눈앞에는 보물의 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눈은 보물의 산을 향하지 않았습니다.
모모타로와 나나의 뒤에서 흔들리는 검은 하트 모양의 꼬리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습니다.
보물의 산을 올려다보던 모모타로와 나나는 뒤로 돌아 미소지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용돈을 받아 오는것 뿐이라고."




할아버지는 깨달았습니다.
깨달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돌보던 소녀들이야 말로 도깨비였음을.



도깨비는, 처음부터 곁에 있었던 것입니다.



- 파랑새 끝(終) -



"모모타로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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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전개는 본편과 전혀 상관 없습니다.


연휴중에 41화 쓰다가 15kb도 못채워서 일부만 발췌해 샘플겸 올립니다=x=;

41화 완성하고 Q&A 같은 느낌으로 리플에 대한 답변도 쓸까 했는데 시간만 무정하게 흘러갔네요 쿨럭...OTL;;;


연휴 즐겁게 보내셨길 바라며 월요일...아니, 화요일 맞이 잘하세요~!+_+/

Posted by 루트(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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