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테가와와 무사히 신사에 골인을 한 뒤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평화로운 분위기에 취해 잊고 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유령의 밤」시합을 중도 탈락하고 숙소에서 기다리던 학생들이 우리들을 향해 보이는 심상치 않은 반응에 나는 문제를 깨달았다.
지금 나와 코테가와의 얼굴은 눈물로 인해 약간 부어있었다는 걸...
얼굴이 퉁퉁 부은채로 위압감을 풍기는 양아치(나)와,
그 옆에서 붉어진 눈매를 한채 걸어오는 코테가와.
방범 스프레이를 줬던 여학생들이 퉁퉁부은 내 얼굴과 눈물 자국이 남은 코테가와의 얼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상상이 간다.
분명한건 절대로 긍정적인 결론은 아니었다는 것이고,
나를 쳐다보는 여자애들의 눈빛은 쓰레기나 오물같은 더러운 어떤 무언가를 보는 시선이었다는 것이다.
나로부터 코테가와를 멀리 떼어내는 여학생 무리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여자애를 울린 녀석은 응징을 받는게 정의.
다만, 응징의 정도가 장난이 아닐것 같습니다.
자기 변호? 무리. 그건 말그대로 자폭이니까.
양아치에게는 침묵이 금.
일반인의 말은 은으로라도 쳐주지만,
양아치에게는 말은 죄악이요, 오로지 침묵만이 살길이다.
괜히 변명해봤자 이 상황에선 본전도 못찾고 완전히 털릴 위험이 100% 확정이다.
인류의 정의구현을 위해, 잠시후 나를 향해 다가올 응징을 조용히 기다리며 스스로에게 묵념...
"코테가와씨, 몸은 괜찮은거야?"
"불쌍하게도..."
"큰일이었지요?"
"역시 짐승이었어! 애초에 사람 취급을 하는게 아니었어요!"
"방범 스프레이 따위가 아니라 스턴건을 챙겨왔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요 코테가와씨!"
갑작스러운 위로의 말에 어리둥절 하다가 사태를 파악하곤 당황해서 내 변호를 하는 코테가와.
"트, 틀려요! 그런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렇게 울만큼 힘들었잖아요..."
"스프레이도 사용했는데..."
"화, 확실히 스프레이는 사용했지만 오해였어요!
귀신때문에 다리가 풀렸을때 아키츠 군이 업어주려는걸 오해해서 사용한거라고요!
그때문에 놀란 나머지 울어버렸지만...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상한 이유때문이 아니라고요!"
"정말이예요 코테가와씨? 아무 일도 없었다고요?"
"그래요. 아무일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전 괜찮다니까요. "
"아키츠군이 야한 짓 같은건 하지 않았어요?"
"야, 야한짓이라니. 그러니까 그런...아,"
말하던 도중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서 침묵하는 코테가와.
에...설마 나 뺨맞기 직전 본 것이 생각난거야?
아니, 진짜로 미안.
순수한 아가씨한텐 자극이 너무 컸나봐.
물론 나도 의도한건 아닌데.
"그, 그러니까 그건 이상한 짓이 아니랄까, 아키츠군이 나쁜게 아니랄까,"
"「그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
- 메이데이 메이데이. 원호사격이 착실하게 아군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령관님.
변호 고마워요 코테가와. 왠지모르게 더욱더 자폭하는거 같지만.
더더욱 혐의의 시선이 짙어지는 가운데 더이상 없을정도로 얼굴이 빨개진 코테가와.
"뭐, 코테가와씨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맞겠지요.
아키츠군을 감쌀 이유도 없고."
코테가와의 필사적인 변호가 어느정도 통했는지, 이내 코테가와를 추궁하는 것을 멈춘 여학생들.
내가 코테가와를 덮쳐버린게 아니라는 걸 납득시키는데는 성공한것처럼 보였다.
그런데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힘이 빠지진 않았지만.
인생은 시련의 연속이라지만 이런 도덕적인 시련은 정말이지 감당이 안돼요...
조용히 흩어지는 여학생들을 보면서, 아직도 무언가를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코테가와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변호해줘서 고마워 코테가와. 덕분에 한숨 돌렸어."
"하읏-? 처, 천만에요 아키츠군."
놀란나머지 반사적으로 대답한 코테가와의 얼굴은 아직도 약간 붉어 보였다.
"오늘은 정말 즐거웠어. 유령의 밤도 재미있었고, 방금전 코테가와가 날 도와준것도 정말 기뻤어."
"아...위원장으로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클래스메이트겠죠?"
"그래도, 역시 고마웠으니까. 말로 전하고 싶었어."
"뭐, 도움이 되었다면 저로서도 기쁠따름이예요."
이내 자세를 가다듬은 코테가와가 미소지었다.
모두들 숙소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기에,
우리도 슬슬 대화를 마치고 들어가기로 했다.
오늘은 왠지 좋은 꿈을 꿀 것 같다고 생각하며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중3듣기평가 중에 패싸움에 휘말려 재시험을 치렀던 꿈을 꿨다.
시험때마다 휘말리는 패싸움의 반복.
꾸고 싶다고 입맛대로 꿔지는 꿈이 아니로군요.
「남자가 뭘샀는지 알수가 없잖아.」등의 생각을 하며
꿈이 끝날 때까지 재시험을 치면서,
부디 고교때는 재시험이 없기를 기도했다.
다음날 해변.
수영복을 입고 바다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학생들.
수영복 위에 하와이얀 셔츠를 걸친 채 숙소를 나온 나도 수영할 생각은 나름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감히 그들 사이에 끼어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유는 저만치에서 무리지어 수근거리던 여학생들.
"(저기, 저 불량. 아까부터 자꾸만 이쪽을 바라봐.)"
"(징그러. 우리 몸을 핥듯이 쳐다보고 있어.)"
"(기분나뻐! 틀림없이 눈으로 범하고 있는거야.)"
"(변태! 어제 코테가와씨와의 일도 그렇고, 잘못해서 혼자 떨어진다면 큰일날꺼같애.)"
"(야한짓에 반응한 코테가와씨 얼굴 봤어? 분명 엉큼한짓을 한게 틀림없어!)"
"......"
몸을 가리며 도망치듯이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여학생들을 계속해서 바라볼 용기는 차마 없었다.
애초에 용기도 아니고, 바라보면 변태 인정이고...
산책이나 해볼까 생각하다가 해변에 혼자 서있는 코테가와가 눈에 들어왔다.
연하늘색 비키니를 입고 유려한 몸매를 드러낸 코테가와는 정말로 매력적이었다.
다만, 왜일까 튜브를 오른쪽 어깨에 맨 채로, 파도가 치는 모래사장 바로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
"어이~ 코테가와."
"아키츠군?"
뒤돌아보는 코테가와에게 방금 떠오른 궁금증을 물었다.
"어째서 튜브를 들고 있는거야?"
"그...여기, 파도가 너무 높은거 아니에요?"
...전혀. 이곳엔 파도 거의 없는데?
오히려 파도라기 보단 단순한 물결?
예상이 확신으로 바뀌는것을 느끼며 코테가와를 바라보았다.
"저기 말야, 코테가와.
실례가 안된다면 묻는건데,
혹시 수영한 경험이 없는거야?"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물어본다고 한거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길 싫어하는 코테가와로서는 약점을 찌르는 행위였다보다.
뜨끔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화를 내며 대꾸한다.
"시끄러워욧! 애초에 사람이 물에 뜬다는게 이상하잖아요?!"
"그 무슨 초이론..."
"뭐라고요?"
"아니요, 아무것도..."
수영 못하는걸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계속 보기도 미안하고,
나도 한가해 지루할 지경이라 자리에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모래를 탈탈 털고, 코테가와에게로 걸어간다.
"아키츠군? 무슨 용무죠?"
다가오는 내 모습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듯 한 코테가와.
아무튼, 어제의 일도 있고 하니 보답을 할 기회다.
"아니, 이번기회에 수영을 한번 배워보는게 어떨까?
내가 가르쳐줄께."
"에? 아키츠군이?
돼, 됐어요. 수영같은거 따로 몰라도,"
"방금전까지 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무서워했잖아."
"무서워하지 않았어욧-!"
"윽...아무튼, 적어도 물에 뜨는 법만 배우고 나면 속도만 신경쓰지 않으면 헤엄치는덴 문제 없다니까.
기껏 바다까지 왔는데 물밖에서만 있기도 그렇기도 하고,
내년이나 2년 뒤에 다시 바다에 왔을때도 구경만 하다가 돌아가는건 심심하잖아?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천천히 헤엄치는 법을 배워두면 좋다고 생각해."
"으응..."
얕게 신음소리를 내며 코테가와가 고민한다.
수영은 '기억'으로도, 현재 경험으로도 초보자를 지도해 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아가씨에게 개헤엄을 가르칠만큼 몰상식하지도 않고...
평영이나 배영을 배우는건 비교적 간단한 편이니 운동감각이 좋다면 금방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설사 배우는데 실패하더라도, 연습을 위해 바다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거지.
한동안 고민하던 코테가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마음을 정한건가.
"...도중에 이상한 수작은 안 부리겠지요?"
"......"
승낙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먼저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준비운동 후 몸에 바닷물을 묻힌 뒤,
인적이 드물고 허리정도까지 물이 차는 곳을 둘러보았다.
코테가와가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심이 얕은 바다인지라 허리까지 물이 차려면 조금은 안쪽으로 들어가줘야 했기 때문에 코테가와는 불안한듯 했다.
"저, 저기 아키츠군. 너무 멀리 들어가는거 아니에요? 위험하지 않아요?"
튜브를 해변에 두고, 조심스럽게 바다 안쪽으로 들어오던 코테가와가 무릎정도의 수심에서부터 걱정스런 얼굴로 물어왔다.
"괜찮아. 우선 허리까지라면 빠져도 일어서면 되서 안전하고,
설사 파도때문에 넘어지더라도 내가 잡아줄테니까."
"그, 그렇죠?"
"응.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돼.
바다를 즐기려고 온거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아키츠군 말이 맞아요.
...그런데, 아키츠군?"
"응?"
"그 하와이얀 셔츠, 벗고 오는게 낫지 않았어요?"
"아..."
그러고보니 바다에 들어오기전에 딴곳에 놔둔다는걸 깜빡하고 있었네...
"뭐,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허리까지만 잠기니까 따로 신경쓸것도 아니고,
젖으면 젖는대로 나중에 씻으면 되니까.
내경우엔 셔츠가 젖는다고 따로 행동이 굼떠지지도 않으니 그렇게 걱정안해도 돼."
"그래요?"
"그렇다니까. 암튼 적당히 사람들 시선도 뜸하고 수심도 적당한것 같지 않아?"
"그렇네요. 그럼 잘 부탁할께요 아키츠군."
"오케이."
제자리에 서서 코테가와와 마주본다.
연하늘색 수영복과 조화를 이룬 하얀 피부가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채 햇살속에 반짝였고,
약간 긴장한 코테가와의 얼굴을 따라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의해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의 단정함을 표방하던 모습이 아닌 개방적인 수영복 차림과 햇살에 노출된 깨끗한 피부는, 똑바로 쳐다보는게 부끄러울 만큼 예쁘다고 생각했다.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건가요!"
멀뚱히 쳐다만 보는 내 얼굴에 질렸는지, 아니면 수치심을 느꼈는지,
약간 상기된 얼굴로 화를 내며 코테가와가 질책해왔다.
이런,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화내겠는데.
"미안 코테가와. 우선 내 양손을 살짝 마주잡아. 그리고 천천히 몸을 물안으로 잠그고 몸이 바다와 수평이 되도록..."
"자, 잠깐만요. 차근차근 하나씩 말해요!"
"에, 그러니까 처음은..."
...우선 손을 마주 잡는것 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실패했습니다.
아니, 코테가와나 내가 서툴렀다는 이유가 아니고 다른 이유 때문에.
「꺄악!」
멀리서 들리는 여자애의 비명에 흠칫 놀란 우리들은 수영 교습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비명?"
"대체 무슨 일이지?"
긴장하며 서로를 바라보던 우리들은 잠시후 들린 소리에 황당함을 감출수 없었다.
「수영복 도둑이야-!」
수영복 도둑? 이 바다 한가운데서?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명의 수는 점점 늘어갔다.
새로운 비명을 지른 여학생들의 위치가 점점 가까워지고, 그 도둑이라는 상대가 우리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좋지 않아...이거 혹시 위험한 상황인거 아냐?
"코테가와, 우선 이곳을 벗어나는게 좋겠어."
"역시 그래야겠죠?"
하지만 수영교습에 필요한 허리까지 오는 수심이 말썽이 되었다.
허리까지 바닷물에 잠긴 탓에 이동속도가 느린 코테가와를 노리고 바다로부터 무엇인가 검은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혹시나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코테가와가 크게 다칠수도 있을정도로 빠르고 큼직한 그림자.
그림자로부터 봤을때 위치상으로 내가 뒤, 코테가와가 앞인 상황.
마주보고 있던 상태에서 이동하면서 서로간의 거리가 벌어졌기에,
지금부터 위치를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고 판단하고 잽싸게 코테가와의 한쪽 손목을 잡고 옆으로 당기며 앞으로 나섰다.
"코테가와!"
"에엣?"
휘청거리면서 균형을 잃은채로 이끌려오는 코테가와를 다른 한손으로 어깨를 부축하자, 우리 눈앞을 스쳐지나가며 재빨리 사라지는 검은 그림자.
그리고, 그림자와 연결된 연하늘색의 물체.
...?
내가 상황을 이해하기전에, 먼저 자신의 상태를 눈치챈 코테가와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가렸다.
"꺄아악!"
그리고는 재빨리 바닷속으로 몸을 숨겼지만...곧이어 화들짝 놀라며 나를 잡아오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밖에 안오는 바다에서 저렇게까지 당황해하는걸 순간적으로 이해할수 없었지만 이내 납득했다.
아직 수영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인데다가 구명줄 역할을 할 튜브는 해변에 두고 온 상황이었으니까.
결정적으로 코테가와는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과잉인 상태.
나도 당황했지만 어떻게든 손을 맞잡아 주려고 했는데 아까 몸을 숨길때 바닷물이 눈에 들어갔는지,
눈을 감은 상태로 버둥거리던 코테가와는 갑작스레 내 허리춤을 잡아왔다.
"자, 잠까...?!"
뭐라 제지를 하려고 할 틈도 없이, 힘차게 허리춤을 내리는 코테가와.
그리고...깔끔하리만치 멋지게 흘러내린 내 수영복...
'모, 못봤겠지?'
다행히 허리까지 오는 물때문에 보이진 않았지만 나의 수치심은 그야말로 맥시멈!
코테가와는 내 수영복을 잡은채 아직 허우적대고 있었기에,
우선적으로 코테가와를 잡아 일으키는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코테가와에게 손을 내밀자 엉겁결에 내 팔을 잡은 코테가와는 그대로 몸을 당겨 내 품에 안겨왔다.
거기까지라면 뭔가 로맨틱한 장면인데...
내 이성이 말그대로 위험.
수영복 상의가 사라진 코테가와가 상체를 그대로 내 가슴에 밀착해왔기에 어제 저녁의 해프닝을 능가하는 촉감을 느끼며 정신이 혼미해졌다.
결정적으로...나, 지금 반나체야.
굳이 말하자면 하체가 시원. 입은 건 상의쪽 입니다.
배꼽 아래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맨살의 부드러운 감촉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번뇌해산!
"코, 코테가와 우선 이것 좀 놓고..."
"엣, 꺄?!"
짝!
코테가와도 지금 상황이 어떤지 깨달은 듯 내 목에 둘렀던 팔을 치우고는 뒤로 물러나며 재빨리 가슴을 가렸다.
그사이에 요령 좋게도 징계를 잊지 않는 아가씨.
워낙 당황했었는지 그다지 힘이 들어가지 않은 듯 했지만...
노려보는 코테가와를 두고서, 나는 재빨리 뒤로 몸을 돌려 흘러내린 수영복을 추슬러 입었다.
그리고 입고있던 하와이얀 셔츠를 벗어 팔만 뒤로 한 채로 코테가와에게 건네주었다.
"우선, 이걸로 몸을 가려줘."
"......"
아무 말 없이 코테가와는 셔츠를 받아들고 몸에 걸쳤다.
"이제 돌아봐도 좋아요."
코테가와의 말대로 몸을 돌린다.
눈앞엔 약간 불만인 표정인채 상기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는 코테가와가 있었다.
손자국 하나 남지 않은 내 뺨을 보며, 그래도 두번씩이나 손을 쓸만큼 매몰차진 못한 성품탓에 코테가와는 그저 원망스런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아니, 진짜로 미안...
양심이 콕콕 쑤시는걸 느끼면서 쭈뼛쭈뼛 서있는 나를 보고 코테가와는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키츠군."
"네,넵!"
설마 코테가와 특제 슈퍼 설교 타임?
"그렇게 긴장하지 말아요."
"네?"
예상하던것과 다른 반응에 당황하는 나를 보며 코테가와가 천천히 말을 뽑았다.
"방금 전 일은 아키츠군의 탓이 아니니까요.
어제의 일도 그랬고, 오늘 벌어진 일도 고의로 벌어진 일이 아니었잖아요?"
"저기, 화나지 않은거야?"
내심 벌벌하며 코테가와에서 묻자 코테가와는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화는 풀리지 않았어요.
기껏 수영을 배우러 여기까지 왔는데 그걸 방해한 수영복 도둑 때문이기도 하고,
붉어지기는 커녕 멀쩡한 뺨의 아키츠 군 때문이기도 해요."
"아, 저...미, 미안해!
괜찮다면 화풀릴때 까지 때려줘도 좋은데..."
어떻게든 코테가와의 화를 풀려고 뭐라도 하고 싶었다.
애초부터 내가 수영을 가르쳐준다고 코테가와를 바다로 이끌지 않았더라면 코테가와가 수영복을 뺏기는 일 같은건 없었을테니까.
미리 말하지만 난 피학욕구가 있는게 아니야!
"됐어요. 사내아이가 튼튼한건 좋은 일이잖아요?
괜히 애꿎은 화풀이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 그래?"
"그래요. 그것보다 방금 전 수영복 도둑은 뭐였을까요?
물속에서 그렇게 빨리 움직이다니, 수영 선수라도 되는걸까요?"
"그, 글쎄..."
여름 학교때 이런 사건이 있었던가?
단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일일이 기억하진 못하는데...
게다가 이렇게까지 기억에 없는 사건이라면,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던걸로 생각된다.
치한사건이나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사건이었다면 이곳에 오기전부터 주의하고 있었을테니까.
"우선 해변으로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볼까?"
"그게 좋겠네요.
계속 이렇게 바다안에 있다간 또다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빠져나간 바다를 바라보면서
나와 코테가와는 천천히 해변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설마하고 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1-B 클래스메이트들로 부터 수영복 도둑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다른 반 녀석들도 약간은 의심하고 있는 눈초리고.
교내 제1 불량이라는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어젯밤 「유령의 밤」이후에 받았던 치한의혹이 크게 작용했던것 같았다.
다행히 나와 코테가와가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있었기에 의심스런 시선은 곧 거두어졌다.
다만 알리바이를 설명하면서 약간 말썽이 있었지만...
"그러니까, 아키츠 군과 수영을 하고 있었단 말이죠?"
"그래요. 해변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있었어요."
"그런데, 왜 그런곳까지 들어간거예요?"
"그, 그게... 수영을 배우고 있었어요."
"「수영」?"
"물에 들어가기 곤란해 하는걸 보고, 아키츠군이 수영을 가르쳐 준다고 했거든요."
수영 못한다는걸 밝히길 꺼리던 코테가와였지만, 내 알리바이를 증언해주기 위해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
원치않는 수치 플레이 미안해요 코테가와.
그런데 코테가와의 말을 듣고 있던 학생들중 남자무리 쪽이 시끄럽다.
"위, 위원장과 단둘이 수영교습?"
"평형을 가르친답시고 은근슬쩍 배를 손으로 받치거나 한다든가..."
"분명 수영을 가르친단 핑계로 위원장의 몸매를 훔쳐보고 있었을꺼야."
"젠장! 여자애와 단둘만의 수영교습 나도 해보고파!"
거기 학생. 망상은 입으로 내뱉는게 아닙니다.
저기 봐. 듣고있던 여학생들이 벌레보듯 너희를 바라보고 있잖아.
여자들 몇몇은 나를 포함해서 벌레보듯 보고 있지만, 다함께 받는 시선 같은건 고통이 아닙니다. 하하하.
"아무튼 수영복 도둑때문에 코테가와씨도 고생이었죠?"
"아, 괜찮아요. 아키츠군이 마침 옷도 건네주었고."
"에-, 의외로 신사 같은 일도 하잖아요?"
"짐승인줄만 알았는데 가끔은 매너있는 일도 하는군요."
"방금전까지 쳐다만 보던 남자애들이랑은 크나큰 오류군요."
오오, 오랜만의 호평가 고마워요.
여자애들한테 칭찬받는건 일생까진 아니라도 6~7년안에는 없을꺼라 생각했어요.
아무튼, 여기서 티내면 괜시리 이상하니까 그냥 침착하게 듣고만 있자.
코테가와의 말을 듣고 나를 바라보던 여자애들중 몇몇의 눈빛이 살짝 바뀐듯 했다.
"(그나저나, 아키츠군 말인데)"
"(응?)"
"(벗은 몸이 꽤, 멋지지 않아?)"
"(에? 너 무슨말 하는거야?)"
"(봐봐, 저기 왕자복근이랑 몸에 난 근육들 말야. 보는 그대로 강인한 사내아이랄까.)"
"(야해!)"
"(쳇, 너도 이런땐 솔직해져봐. 솔직히 수영하러 와서 남자 몸매 한번 안본적 있니?)"
"(...노코멘트로.)"
"(그나저나 설마 넌 아키츠군 같은 남자가 타입인거야?)"
"(틀려! 다만 저 몸매가 멋지단거야. 얼굴은 전혀 타입이 아닌데.)"
"(목아래만 보면 확실히 대단하네. 얼굴은 무서워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데.)"
"(혹시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게 아닐까? 왜 그, 목덜미에 별이 있다든가.)"
"(DI○?)"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부끄럽잖아.
속삭이던 여학생들 주위의의 소녀들도 왠지 덩달아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부끄러워서 왠지 몸이 비비 꼬일것만 같은데 누가 좀 도와줘요!
내쪽을 흘깃흘깃 보며 대화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는지,
코테가와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간섭한다.
"(파, 파렴치해요! 그렇게 빤히 남자애의 몸을 쳐다보는건 실례라구요!)"
"(에-. 코테가와씨는 너무 엄격해~ 이렇게 여행에 와서까지 평소와 같을 필요는 없잖아.)"
"(그래도 부끄럽지도 않아요?)"
어떻게든 여학생들의 변색소식을 막으려는 코테가와.
하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넘치는 호기심을 막는건 무리입니다 코테가와씨.
"(뭘 그렇게. 봐봐 코테가와씨. 아키츠군 불량인 주제에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 하는것 같잖아?)"
"(에?)"
'어째서 알아?!'
분명 얼굴 표정은 긴축시키고 있을것인데, 몸도 비비꼬이려는 걸 억지로 막고 있다고!
"(저기 봐봐. 여자애들이 쳐다보는 시선때문에 딱 멈춰서서 완전히 굳어버렸잖아?
후후, 100명의 여자랑 잤다지만, 한꺼번에 수십명의 여자의 시선을 받는건 무리인가보구나.)"
"(그래도 잊지말아요. 저래뵈도 이제까지 100명의 여자와 잔 불량이란걸. 얼굴에서부터 벌써 그 경력이 묻어나오잖아요?)"
"(알아. 그러니까 저 근육질의 몸매만 멋지다는거야. 몸매만.)"
"(얼굴은 아니지만.)"
"(그러게. 얼굴은 아니지만요.)"
"(...저기, 좀 너무한건 아닐까요?)"
...옹호해줘서 고맙긴한데, 기왕이면 '얼굴은 아니다'쪽을 부정해줬으면 더 좋았을꺼야 코테가와씨...
어쨌든 여자애들의 시선이 평소와 다르게 왠지 오한이 들만큼 집요했지만,
부정적인 평가라기보단 좋은 평가도 있었기에 손으로 몸을 박박 문지려는걸 참았다.
처음에 신사라든가, 매너라든가 하는 말을 들었을땐 솔직히 기뻤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의 이 소름끼치는 시선들도 나름의 호의일것이다. 아마...
잠시후 여자애들끼리 수색대를 짜서 주변을 탐색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범인이 밝혀졌다.
바로 교장선생님.
모래해변의 구석진 해변가에서 수영복들을 들고 환호하는 게 목격되었기에 그 자리에서 응징당했다고 한다.
「오해야!」라고 외쳤다고 하는데, 여자애 수영복 들고 기뻐하는 시점에서부터 이미 징계 대상입니다.
해변가에 모인 수영복들 중엔 코테가와가 빼앗겼던 연하늘색 수영복도 있었다.
다른 여자애들도 모두 자신들의 수영복을 찾아서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된 것 같아 보였다.
이번 사건의 원인이 대체 뭐었는지는 아직도 짐작이 가지 않지만...
어느덧 밤이 되고, 모두들 숙소로 들어갈 시간.
여름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감회에 젖은채 몰래 숙소 밖을 빠져 나와 바람을 쐬었다.
「유령의 밤」에 코테가와와 한 조가 되고, 함께 비명도 질러보고, 웃고, 울고,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함께 신사에 도착했던 어제의 기억.
수영복 도둑 소동으로 소란스러웠지만 활기넘쳤던 아이들과 코테가와의 의외의 모습.
수영을 못한다는건 정말 의외였어... 단점이라고 생각하기 보단 오히려 귀여웠지만.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추억을 얻게 된 여름 학교.
오늘 접했던 남자애들의 질투섞인 시선이라든가 여자애들의 묘한 시선도,
그것이 반 친구들에게 자연스레 익숙해져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그저 미소가 지어질 따름이다.
이렇게 점점더 허물이 없어지고, 어느덧 날 무서워 하는 시선이 하나 둘 사라지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악연'이라는 이름의 인연이 아닌,
친구들과의 '우정'이라는 훨씬 더 근사한 인연을 쌓아 나갈 수 있을테니까.
정말로, 이 고등학교에 와서 다행이야.
숙소의 불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하자 문득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느꼈다.
큰일났네...벌써 소등시간이잖아?
황급히 숙소 안으로 들어가면서 방을 찾아간다.
"거기서라 이녀석들!"
"으아아아-!"
복도를 살그머니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누군가 고함소리와 함께 달려오는게 보인다.
켁? 지도부의 나루이와 선생님이랑 사루야마, 그리고 1-A의 다른학생?
여자애들 방에 몰래 들어가려다가 들켜서 도망치고 있는 사루야마는 그야말로 필사적인 얼굴이다.
아니, 그보다 내쪽으로 오지마!
나도 덩달아 몸을 돌려 나루이와 선생님을 피해 도망친다!
"이봐! 거기 네녀석도 멈춰!"
"죄, 죄송합니다아!"
추격자가 멈추란다고 멈추는 도주자는 상식인 중엔 없습니다.
어떻게든 들키지 않으려고 눈에띄는 금발을 가린채로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한동안의 추격전을 어떻게든 끝내고 무사히 귀환하는 나.
예정에도 없는 운동을 한지라 기분이 약간 찝찝해서 타올로 간단히 몸을 닦고 조심스레 방으로 돌아간다.
방이 가까워지자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반 애들도 오늘 밤은 자지 않으려는 걸까?
어떤 얘기를 하는가 싶어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서로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괴담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여름을 장식하는 납량특집의 단골은 역시나 괴담이다.
암튼, 1-B는 1-A보다 건전하구나.
사루야마라든지, 사루야마라든지, 사루야마라든지...
(리토? 걔는 자기가 먼저 치근대진 않잖아?)
나중가면 원숭이씨로까지 묘사되는 사루야마씨.
힘내라 사루야마. 너야말로 분위기 메이커다.
애인은 안생기는데...
좋아하는 애가 리토(女)라니 그 무슨 비극?
이야기의 흐름을 도중에 끊기도 뭣했기에 잠시 밖에서 이야기가 끝나길 기다렸다.
이윽고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 되서 나도 슬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때 방안에서 다른 한명이 말을 꺼냈다.
「그나저나 아키츠 녀석 늦네...」
「그러게 뭐하려고 나간걸까.」
「뻔하지, 어디선가 몰래 담배라도 피고 있겠지. 왜, 상의 포켓에 항상 담배갑 넣고 다니잖아.」
「그런것 치곤 그녀석 주위에 담배냄새 같은건 안나던데...」
「피지도 않는데 담배를 들고 다니는 녀석이 어딨어? 분명 특수한 향수라든가 매번 옷을 갈아입거나 그런걸로 냄새를 숨기는걸꺼야.」
「그런가?」
거북하다. 험담이 들리는데 들어가기가 진짜로 거북하다.
어쩔수없이 잠시만 더 밖에서 대기.
「그래도 그녀석, 들리는 소문과는 다르게 요근래 얌전했잖아. 학교내에서 따로 말성을 피운적도 없고, 우리를 괴롭히지도 않았어.」
「고교생이 되고 철이라도 든거 아냐?」
「글쎄, 그거야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소문으로 볼땐 착실한 녀석은 확실히 아니야.
아무튼, 다음 괴담 얘기할 차례는 누구?」
「저, 저기.」
「응, 네차례구나.」
「나, 아키츠 료스케와 관련된 괴담을 알고 있어.」
「무슨 괴담?」
「괴담이랄까, 실제로 내가 겪었던 일이야.」
「오오, 진짜 사실에 기초로 한 괴담이 드디어!
그 아키츠 료스케에 대한 괴담이라? 기대되는데?」
「솔직히 그녀석 소문 중엔 가끔 황당한 것들도 많잖아?
저녀석이 항상 차고 다니는 헤어밴드랑, 목걸이랑 팔찌가 무슨 봉인구라든가 그런거 말야.
한개씩 풀때마다 변신을 한다나? 3단 변신까지 가능하다던데?」
「야. 그거 그냥 드래○볼 좋아하는 녀석이 지어낸 얘기아냐?」
동감이다. 내가 무슨 프리○냐!
「......」
「어이? 안색이 새파란데 괜찮아?」
「그, 장신구에 대한 얘긴데, 어쩌면 사실일지도 몰라.」
「「「에?」」」
엥? 3단변신이 진짜라고?
그걸 정말로 믿는 놈이 있어?
아니, 분명히 예전 깡패놈들 족치고 있을때, 덤벼드는 한놈을 다른 깡패가 말리면서
「그만둬! 저녀석의 전투력은 53만이라고!」따위의 대사를 듣긴했는데,
나로서는 '이자식 진짜 만화에 빠졌구나' 하는 감상뿐이었다고.
아무튼 나도 대체 어떤 괴담인지 궁금했는지라 밖에서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소문이 어느정도 퍼졌을때일꺼야.
중학교 수학여행을 갔을때, 그녀석과 같은 방을 쓰게된 친구들 중에 장난기 가득한 악동 한명이 그녀석이 잘때 헤어밴드랑, 목걸이랑 팔찌를 숨긴적이 있었어.
변신같은건 믿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일어났을때 그녀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해서 말이야.
아침에 잠에서 일어났을 때의 그녀석은 잠이 덜 깬건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
'모르는 천장이다...'
라니, 우리가 수학여행 온것도 까맣게 잊어먹은것 처럼 보이더라고.
그러더니 휘청휘청 걸어서 자기 가방을 뒤지며 뭔가를 찾는거야.
손에 든걸 보니 십자가 목걸이 처럼 보이더라구.
그리곤 목걸이를 오른주먹에 브라스 너클(knuckleduster:손가락 관절에 씌워 무기로 쓰는 금속 씌우개)끼듯이 둘둘 말았어.
무슨 짓을 하나 싶어 계속 쳐다 보니까,
뭐라고 중얼중얼 하더니, 갑자기 주먹으로 자기 얼굴을 강하게 치기 시작하더라고.
진짜 무서웠어...
말그대로 얼굴가죽을 찢을것 같은 기세로 주먹을 치는데도, 무표정한 얼굴인채로 얼굴에 상처하나 안생기는 비현실적인 자학장면에...
장난을 쳤던 아이는 말그대로 안색이 새파래져서 완전 기절할것 처럼 보이더라구.
이윽고 그 질릴것 같은 행위가 끝나고선, 그녀석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방안에 있던 우리들을 쳐다봤어.
모두들 바짝 겁먹고 시선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그녀석은 혼자서 뭘 끄덕거리더니 곧바로 범인인 아이에게로 다가가 손을 내미는거야.
"숨긴것, 돌려줘."
눈이 튀어나올듯한 얼굴로 그 아이는 벌벌 떨면서 숨긴 것들을 내놓았어.
"아, 알고 있었던거야?"
그 아이가 겁먹은채로 물어보자 "아니." 라고 그녀석은 대답했어.
그럼 어떻게 내가 숨긴걸 알았냐고 그 아이가 궁금해하며 물었어.
하지만, 그 녀석은 그 질문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입을 양옆으로 찢어질듯 벌리며 소름끼치는 미소를 띈 채로,
녀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네 「심장 소리」가 다르데.」
흡- 하고 숨을 죽이는 소리들이 방밖으로 새어나왔다.
「순간 그곳에 있는 모든 애들의 심장이 멎는줄 알았어.
심장소리? 가슴에 귀를 댄것도 아니고 그 거리에서 심장 뛰는 소리를 들었다는거야?
장난을 쳤던 녀석은 그자리에서 눈깔을 뒤집은 채로 기절해버렸어.
난 아직도 그때의 일을 생각만 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농담이 아니고 그녀석은 진짜 악마나 귀신일꺼야.
봉인구 루머를 들었을때 솔직히 웃을 수 없었다구.
그러니까, 그녀석 악세서리를 건들면 절대로 안돼.」
한동안 침묵이 방안을 감쌌다.
에... 그러고보니 그런일도 있었지?
솔직히 그땐 나도 당황했었다.
1년은 넘게 조용하던 역빙의 이벤트가 갑작스레 발생해버렸으니까.
"모르는 천장이다"라는 대사를 들었을 때, 내가 얼마나 황당 했는지 알아?
빨리 쫓아내려고 가방에서 예비 십자가 목걸이를 꺼냈었지.
상황파악을 하기전에 빙의자를 돌려보내는게 빙의자 한테도 좋다.
꿈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식의 결론으로 끝이니까.
그리고 난 조용히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소녀가 아니라 리○컬 매○컬은 못썼다.)
고래로부터 수많은 이들에 의해 불리고, 그자체로서 힘을 지니게 된 주술.
「나무아미타불」「아멘」
「알라」「그랜드 크로스」
「악령퇴산」「몽상봉인」
그리고, 주술과 함께 십자가를 얼굴에 박는다!
십자가의 효력을 육체에 박아넣어 빙의된 영혼을 빼내고,
분리된 영혼을 주술을 통해 현세로 인도한다.
사실, 「킥」당하는 느낌만 받고 끝나는 빙의자보단, 불합리하게 혹사당하는 내 육체가 불쌍하지만, 겉은 멀쩡하니 뭐 괜찮나.
암튼 무사히 역빙의를 해제하고 돌아보니 경직된 분위기속에서 미묘하게 다른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한명.
한번 찔러봤더니 얌전히 헤어밴드랑 목걸이, 팔찌를 내놓았다.
추리방법을 물어보길래,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오랜만이라 미소지으면서 대답 해줬지만 기절까지 할줄은 몰랐어.
솔직히 보통은 말도안되는 대답이니까 웃어야 되잖아.
심장소리를 들은건 진짜지만.
아무튼, 그 녀석에게 화도 났었지만 기절했는데 용서 안하기도 그랬고...
지금에 와서는 녀석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조금은 고맙기도 하다.
당시에는 불평했지만, 그때의 역빙의로 트러블에 대한 지식들이 보충이 되었으니까.
솔직히 지금은 감사하고 있다.
아무튼 적당히 생각을 마치고 슬슬 방문을 열고 들어가볼까.
-스륵-
「그, 그런데, 여름인데 왠지 춥지 않냐?」
「그, 그러게...」
「저...저기! 뒤, 뒤에...!」
「응?」
막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문틈새로 손을 끼어넣은 나.
문틈로 보이는 내 한쪽 눈.
안그래도 리얼한 괴담에 한기를 느끼던 친구들은 그대로 굳어졌고, 곧이어 사이좋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악------!」」」」
...멋진 인연이 생기기까진 아직도 먼것 같다.
에효-.
===================
아기 돌고래의 수영복 도둑 이벤트...전 기억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기억하신분 계신가요?-_-;
단발 소재, 위기물이 아니고 훈훈물, 게다가 사람도 아닌 출연자라는 세 요소 때문에 원래는 기억의 한구석에도 없었던 에피소드...-_-;
아무튼, 악연이 아닌 인연들이 쌓이려면 주인공은 더 분발해야 합니다.
p.s. 미캉은 아마도 다음화에 나올껍니다.
우선 시나리오 생각한 뒤에(...)
kero군 님// 서로 조금씩 알고 이해해나가면서 가까워지는게 진리죠.^^
Albion 님// 일상의 대형사고라면 공사장 철근 낙하라든가, 전철충돌이라든가 있겠지만...
(얌전히 뒤통수에 맞아준다면 모를까, 공사장 철근은 그냥 쳐낼것 같습니다만.)
아, 리토 여성화 이벤트 말이군요. 거기까진 아직 생각을 안해봤네요.
근데 여성이 눈에띄도록 수염이 나진 않잖아요?^^; 잔털은 몰라도.(중국엔 사고를 당한뒤 수염이 나기 시작했다는 딱한 소녀가 있었다지만.)
결정적으론, 주인공이 여성화 시켜주는 발명품에 접근할만한 이유나 사고가 존재하는지 여부지요^^;
원작에선 라라 발명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것 같은데, 리토네 집에 기계가 있었다면 아마도 주인공이 그 기계에 접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것입니다.
그래서 현재로는 리토(女)가 주인공과 조우하는 이벤트를 우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착한녀석 님// 북두의 권 패러디나 초마리사 같은 작품만 아니라면야 대부분 못생기게는 나오지 않지요^^;
그리고 모에화 보정이 있었다면, 애초에 주인공에게 구레나룻을 붙여주지 않았을 겁니다.
...설사 여성화를 한다고 쳐도, 못생기게까지 만들지는 않을꺼지만...-_-;
(작품내 여성의 취급에는 관대합니다.)
蛟河 님// 하리마의 성격으로는 제가 쓰기 힘들어서요.
러브 코미디를 써야 하는데 일방통행으로만 진행되는건 제가 정신적으로 힘들거든요-_-;
둔감스킬이 너무 높아도 보는사람이 답답하니까요. 아가씨들이 불쌍해서 전 둔감지수를 좀 낮추는 편입니다.
다만 여성이 둔감한건 봐줍니다. 트러블에서 그런경우는 거의 없지만.
...하루나랑 리토는 서로에 한해선 둔감 맞는듯.
나름대로 생각한 내용을 그대로 여자애에게 말한다는 점에선 주인공은 적극적인 면이 있다고 봅니다.
(보통은 부끄러워서 말못하잖아요?)
신작 님// 꿈으로 우선 나왔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전개중에 그런 전개가 필요한지는 살펴봐야 겠지요.
트러블 원작이 갑작스레 몇달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는지라,
그경우에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연애좀 섞어서 써볼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스토리가 제대로 구상이 된다면 말이죠.)
그리고 1대 100까지 되려면 우선 학군연합정도의 깡패모임은 될텐데,
트러블 작품내의 치안문제도 있어 이 이야기는 원래라면(수정전의 5화) 주인공의 중3때 일어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중3때 1:100 뛰고, 사정상 트러블의 이야기 무대의 주변의 치안을 싹 정리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안그러면 원작상에서 등장하는 '밤이면 연인들이 북적대는 「러브러브공원」'이라든가 하는게 존재할수 없거든요.
러브러브공원 같은건 깡패들이 활개치기 딱 좋잖아요?
그래서 중학교때 주인공이 이 마을 치안을 정리한 뒤로 밤거리가 안전해졌다...는 식의 설정을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1:100이 이야기 된다면 중학교시절 주인공에 대한 소문으로서 보통은 다루어질 예정입니다.
정 안되면, 민간인 100명 대신 우주인 십수명 상대하는 시나리오는 가능할듯.
『레이』님// 주인공은 스펙상으론 인간을 초월했습니다. 이야기 전개상 따로 힘을 뽐내는 티는 안나게 넘어가지만, 트럭튕겨낼때부터 아시겠죠?^^;
중학교 시절엔 리얼계속에서 혼자 슈퍼계로 놀았습니다.
전파백작 님// 현실로 일어났습니다가 가능하지요.
다만 진짜로 1:100이 되면 마을의 치안이 꽤나 엉망이 될듯.
100명의 깡패가 모이려면 적어도 학군의 깡패들이 연합해야 가능할테니까요.
핑크게마 님// 중학교 시험기간에 단어장들고 싸운적은 있습니다.
휴트랑 님// 최근에 다시 원작을 보니까 쬐그매진 상태의 아버님 스펙으로 지구도 박살낸다던데요?;;
주인공이 현재 스펙을 뛰어넘으려고 한계까지 단련하면 또 모르겠는데,
이건 수련물이 아닌 러브코미디인지라...=ㅅ=a
노즈 님// 아직 1학년 여름이니까 서로를 알아갈 시간은 많은 편이지요.
원작종료까진 대략 1년 반 정도 남았군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츳크미 님// 미캉 좋아합니다.
색기로 12살 소녀에게 지는 다른 아가씨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원작 트러블에선 여름 학교를 끝으로 바로 2학기로 넘어가니까, 그 사이에 뭔가 미캉과의 만남을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열혈의그라프아이젠 님// 6편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을듯 합니다.
문제는 아직 스토리라인을 짜지 않았다는것.
작년에 적어뒀던 플롯들이 대체 어디로 간겨...ㅠㅠ;
적월립견 님// 서로 안면을 트는것 까진 문제가 아닌데,
서로가 달라붙을만큼 친해지기 위해선 어떤게 있을지가 먼저 고민됩니다.
야미와 조우하려면 우선 뭔가 공통분모가 있어야겠지요.
싸움은 우선 계기를 생각해봐야겠고.
도서관은 주인공이 문학소년인지를 생각해봐야 겠고...(숙제로 책빌린다고 할수도 있고)
붕어빵은 주인공이 군것질을 하는가 여부로...
얼굴은 되도록 매서운 얼굴을 상상해주시면 감사합니다.
다만 중년이 되면 정장을 입은 샤프한 이미지의 나이스 미들이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핑크게마 님// 우주인들이 위협해오는 상황이 오면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트럭을 던져대는 요원들도 상대할수 있을 정도니.
사심안 님// 감사합니다. 저도 리토에 대한 배려는 잊고 있지 않습니다.
이야기 시작 시점부터 리토가 좋아하고, 리토에게 반해있는 여성을 빼앗을만큼 염치없진 않아요^^;
프라가라흐 님// 꿈에서 봤던 중3때 재시험의 연속으로 인내심이 끊어진 주인공이 반년에 걸쳐서 일대의 불량배 및 폭주족에 시비를 건 설정이 있습니다.
워낙 미친듯이 달려든 덕분에 거대불량클럽같은건 이미 다 쪼개지고,
지금에 와선 간간히 두세명정도의 불량이 매우 드물게 다니는 정도로 치안이 좋아진 마을입니다.
다만 여자는 등장하지 않음. 회상씬으로 여자가 등장해봤자 엑스트라로 밖에 못쓴다고...OTL
'추억의 여성' 시나리오를 잘 꾸미지 못하는지라 중학교 시절에 만난 여성은 없다는걸로.
[林] 님// 100명의 여성과 잤다는걸 동경하는 놈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는데...그전에 주인공이 한대 때릴것 같습니다.
무용담은 꽤나 악랄한 편입니다. 이동네 불량배치고 주인공에게 안맞아본 불량배는 없습니다.
동경 비슷하게 하는 놈도 있긴 하겠지만, 그런 엑스트라는 왠만해선 등장시켜주지 않습니다.
아무튼, 위기에 빠진 여성을 구하는 시나리오는 대중적이기도 하고 저도 좋아하니까 어떻게든 전개를 꾸며서 쓸것 같은데...
카르나스필 님//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훈훈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거든요.
다음편도 힘내겠습니다~
착한허접 님// 아직까지 사랑으로 발전하지 않았으니 어떨진 모르겠네요^^;
원작에서 미캉의 경우는 2학년이 되고 난 이후부터 사건들이 발생하니까요.
NTR이란 말을 들으니 좀 뜨끔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양구상 관계가 아닌 인물들의 경우는 신경쓰지 않는 주의입니다^^;
aeson 님// 저도 미캉 좋아합니다.
157화를 보고 트러블 최고의 색기 캐릭터는 미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2살짜리에게 매력으로 지는 다른 아가씨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CloudAngel 님// 대부분의 경우 선호하는 히로인은 코테가와 유이, 유우키 미캉, 금색의 어둠(야미) 이 셋이더군요.
저도 그 대부분의 사람에 포함됩니다.
동인지로 나왔던 리토X미캉 작품들은 참 예쁜게 많아요(중얼...)
에피고넨 님// 글을 쓰게된 목적이 그것이었으니까요^^;
오해가 있는만큼 더 생기가 도는 학원생활이 되겠지요.(<- 삐뚤어짐)
「유령의 밤」시합을 중도 탈락하고 숙소에서 기다리던 학생들이 우리들을 향해 보이는 심상치 않은 반응에 나는 문제를 깨달았다.
지금 나와 코테가와의 얼굴은 눈물로 인해 약간 부어있었다는 걸...
얼굴이 퉁퉁 부은채로 위압감을 풍기는 양아치(나)와,
그 옆에서 붉어진 눈매를 한채 걸어오는 코테가와.
방범 스프레이를 줬던 여학생들이 퉁퉁부은 내 얼굴과 눈물 자국이 남은 코테가와의 얼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상상이 간다.
분명한건 절대로 긍정적인 결론은 아니었다는 것이고,
나를 쳐다보는 여자애들의 눈빛은 쓰레기나 오물같은 더러운 어떤 무언가를 보는 시선이었다는 것이다.
나로부터 코테가와를 멀리 떼어내는 여학생 무리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여자애를 울린 녀석은 응징을 받는게 정의.
다만, 응징의 정도가 장난이 아닐것 같습니다.
자기 변호? 무리. 그건 말그대로 자폭이니까.
양아치에게는 침묵이 금.
일반인의 말은 은으로라도 쳐주지만,
양아치에게는 말은 죄악이요, 오로지 침묵만이 살길이다.
괜히 변명해봤자 이 상황에선 본전도 못찾고 완전히 털릴 위험이 100% 확정이다.
인류의 정의구현을 위해, 잠시후 나를 향해 다가올 응징을 조용히 기다리며 스스로에게 묵념...
"코테가와씨, 몸은 괜찮은거야?"
"불쌍하게도..."
"큰일이었지요?"
"역시 짐승이었어! 애초에 사람 취급을 하는게 아니었어요!"
"방범 스프레이 따위가 아니라 스턴건을 챙겨왔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요 코테가와씨!"
갑작스러운 위로의 말에 어리둥절 하다가 사태를 파악하곤 당황해서 내 변호를 하는 코테가와.
"트, 틀려요! 그런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렇게 울만큼 힘들었잖아요..."
"스프레이도 사용했는데..."
"화, 확실히 스프레이는 사용했지만 오해였어요!
귀신때문에 다리가 풀렸을때 아키츠 군이 업어주려는걸 오해해서 사용한거라고요!
그때문에 놀란 나머지 울어버렸지만...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상한 이유때문이 아니라고요!"
"정말이예요 코테가와씨? 아무 일도 없었다고요?"
"그래요. 아무일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전 괜찮다니까요. "
"아키츠군이 야한 짓 같은건 하지 않았어요?"
"야, 야한짓이라니. 그러니까 그런...아,"
말하던 도중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서 침묵하는 코테가와.
에...설마 나 뺨맞기 직전 본 것이 생각난거야?
아니, 진짜로 미안.
순수한 아가씨한텐 자극이 너무 컸나봐.
물론 나도 의도한건 아닌데.
"그, 그러니까 그건 이상한 짓이 아니랄까, 아키츠군이 나쁜게 아니랄까,"
"「그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
- 메이데이 메이데이. 원호사격이 착실하게 아군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령관님.
변호 고마워요 코테가와. 왠지모르게 더욱더 자폭하는거 같지만.
더더욱 혐의의 시선이 짙어지는 가운데 더이상 없을정도로 얼굴이 빨개진 코테가와.
"뭐, 코테가와씨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맞겠지요.
아키츠군을 감쌀 이유도 없고."
코테가와의 필사적인 변호가 어느정도 통했는지, 이내 코테가와를 추궁하는 것을 멈춘 여학생들.
내가 코테가와를 덮쳐버린게 아니라는 걸 납득시키는데는 성공한것처럼 보였다.
그런데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힘이 빠지진 않았지만.
인생은 시련의 연속이라지만 이런 도덕적인 시련은 정말이지 감당이 안돼요...
조용히 흩어지는 여학생들을 보면서, 아직도 무언가를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코테가와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변호해줘서 고마워 코테가와. 덕분에 한숨 돌렸어."
"하읏-? 처, 천만에요 아키츠군."
놀란나머지 반사적으로 대답한 코테가와의 얼굴은 아직도 약간 붉어 보였다.
"오늘은 정말 즐거웠어. 유령의 밤도 재미있었고, 방금전 코테가와가 날 도와준것도 정말 기뻤어."
"아...위원장으로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클래스메이트겠죠?"
"그래도, 역시 고마웠으니까. 말로 전하고 싶었어."
"뭐, 도움이 되었다면 저로서도 기쁠따름이예요."
이내 자세를 가다듬은 코테가와가 미소지었다.
모두들 숙소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기에,
우리도 슬슬 대화를 마치고 들어가기로 했다.
오늘은 왠지 좋은 꿈을 꿀 것 같다고 생각하며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중3듣기평가 중에 패싸움에 휘말려 재시험을 치렀던 꿈을 꿨다.
시험때마다 휘말리는 패싸움의 반복.
꾸고 싶다고 입맛대로 꿔지는 꿈이 아니로군요.
「남자가 뭘샀는지 알수가 없잖아.」등의 생각을 하며
꿈이 끝날 때까지 재시험을 치면서,
부디 고교때는 재시험이 없기를 기도했다.
다음날 해변.
수영복을 입고 바다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학생들.
수영복 위에 하와이얀 셔츠를 걸친 채 숙소를 나온 나도 수영할 생각은 나름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감히 그들 사이에 끼어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유는 저만치에서 무리지어 수근거리던 여학생들.
"(저기, 저 불량. 아까부터 자꾸만 이쪽을 바라봐.)"
"(징그러. 우리 몸을 핥듯이 쳐다보고 있어.)"
"(기분나뻐! 틀림없이 눈으로 범하고 있는거야.)"
"(변태! 어제 코테가와씨와의 일도 그렇고, 잘못해서 혼자 떨어진다면 큰일날꺼같애.)"
"(야한짓에 반응한 코테가와씨 얼굴 봤어? 분명 엉큼한짓을 한게 틀림없어!)"
"......"
몸을 가리며 도망치듯이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여학생들을 계속해서 바라볼 용기는 차마 없었다.
애초에 용기도 아니고, 바라보면 변태 인정이고...
산책이나 해볼까 생각하다가 해변에 혼자 서있는 코테가와가 눈에 들어왔다.
연하늘색 비키니를 입고 유려한 몸매를 드러낸 코테가와는 정말로 매력적이었다.
다만, 왜일까 튜브를 오른쪽 어깨에 맨 채로, 파도가 치는 모래사장 바로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혹시?
"어이~ 코테가와."
"아키츠군?"
뒤돌아보는 코테가와에게 방금 떠오른 궁금증을 물었다.
"어째서 튜브를 들고 있는거야?"
"그...여기, 파도가 너무 높은거 아니에요?"
...전혀. 이곳엔 파도 거의 없는데?
오히려 파도라기 보단 단순한 물결?
예상이 확신으로 바뀌는것을 느끼며 코테가와를 바라보았다.
"저기 말야, 코테가와.
실례가 안된다면 묻는건데,
혹시 수영한 경험이 없는거야?"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물어본다고 한거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길 싫어하는 코테가와로서는 약점을 찌르는 행위였다보다.
뜨끔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화를 내며 대꾸한다.
"시끄러워욧! 애초에 사람이 물에 뜬다는게 이상하잖아요?!"
"그 무슨 초이론..."
"뭐라고요?"
"아니요, 아무것도..."
수영 못하는걸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계속 보기도 미안하고,
나도 한가해 지루할 지경이라 자리에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모래를 탈탈 털고, 코테가와에게로 걸어간다.
"아키츠군? 무슨 용무죠?"
다가오는 내 모습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듯 한 코테가와.
아무튼, 어제의 일도 있고 하니 보답을 할 기회다.
"아니, 이번기회에 수영을 한번 배워보는게 어떨까?
내가 가르쳐줄께."
"에? 아키츠군이?
돼, 됐어요. 수영같은거 따로 몰라도,"
"방금전까지 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무서워했잖아."
"무서워하지 않았어욧-!"
"윽...아무튼, 적어도 물에 뜨는 법만 배우고 나면 속도만 신경쓰지 않으면 헤엄치는덴 문제 없다니까.
기껏 바다까지 왔는데 물밖에서만 있기도 그렇기도 하고,
내년이나 2년 뒤에 다시 바다에 왔을때도 구경만 하다가 돌아가는건 심심하잖아?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천천히 헤엄치는 법을 배워두면 좋다고 생각해."
"으응..."
얕게 신음소리를 내며 코테가와가 고민한다.
수영은 '기억'으로도, 현재 경험으로도 초보자를 지도해 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아가씨에게 개헤엄을 가르칠만큼 몰상식하지도 않고...
평영이나 배영을 배우는건 비교적 간단한 편이니 운동감각이 좋다면 금방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설사 배우는데 실패하더라도, 연습을 위해 바다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거지.
한동안 고민하던 코테가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마음을 정한건가.
"...도중에 이상한 수작은 안 부리겠지요?"
"......"
승낙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먼저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준비운동 후 몸에 바닷물을 묻힌 뒤,
인적이 드물고 허리정도까지 물이 차는 곳을 둘러보았다.
코테가와가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심이 얕은 바다인지라 허리까지 물이 차려면 조금은 안쪽으로 들어가줘야 했기 때문에 코테가와는 불안한듯 했다.
"저, 저기 아키츠군. 너무 멀리 들어가는거 아니에요? 위험하지 않아요?"
튜브를 해변에 두고, 조심스럽게 바다 안쪽으로 들어오던 코테가와가 무릎정도의 수심에서부터 걱정스런 얼굴로 물어왔다.
"괜찮아. 우선 허리까지라면 빠져도 일어서면 되서 안전하고,
설사 파도때문에 넘어지더라도 내가 잡아줄테니까."
"그, 그렇죠?"
"응.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돼.
바다를 즐기려고 온거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아키츠군 말이 맞아요.
...그런데, 아키츠군?"
"응?"
"그 하와이얀 셔츠, 벗고 오는게 낫지 않았어요?"
"아..."
그러고보니 바다에 들어오기전에 딴곳에 놔둔다는걸 깜빡하고 있었네...
"뭐,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허리까지만 잠기니까 따로 신경쓸것도 아니고,
젖으면 젖는대로 나중에 씻으면 되니까.
내경우엔 셔츠가 젖는다고 따로 행동이 굼떠지지도 않으니 그렇게 걱정안해도 돼."
"그래요?"
"그렇다니까. 암튼 적당히 사람들 시선도 뜸하고 수심도 적당한것 같지 않아?"
"그렇네요. 그럼 잘 부탁할께요 아키츠군."
"오케이."
제자리에 서서 코테가와와 마주본다.
연하늘색 수영복과 조화를 이룬 하얀 피부가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채 햇살속에 반짝였고,
약간 긴장한 코테가와의 얼굴을 따라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의해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의 단정함을 표방하던 모습이 아닌 개방적인 수영복 차림과 햇살에 노출된 깨끗한 피부는, 똑바로 쳐다보는게 부끄러울 만큼 예쁘다고 생각했다.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건가요!"
멀뚱히 쳐다만 보는 내 얼굴에 질렸는지, 아니면 수치심을 느꼈는지,
약간 상기된 얼굴로 화를 내며 코테가와가 질책해왔다.
이런,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화내겠는데.
"미안 코테가와. 우선 내 양손을 살짝 마주잡아. 그리고 천천히 몸을 물안으로 잠그고 몸이 바다와 수평이 되도록..."
"자, 잠깐만요. 차근차근 하나씩 말해요!"
"에, 그러니까 처음은..."
...우선 손을 마주 잡는것 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실패했습니다.
아니, 코테가와나 내가 서툴렀다는 이유가 아니고 다른 이유 때문에.
「꺄악!」
멀리서 들리는 여자애의 비명에 흠칫 놀란 우리들은 수영 교습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비명?"
"대체 무슨 일이지?"
긴장하며 서로를 바라보던 우리들은 잠시후 들린 소리에 황당함을 감출수 없었다.
「수영복 도둑이야-!」
수영복 도둑? 이 바다 한가운데서?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명의 수는 점점 늘어갔다.
새로운 비명을 지른 여학생들의 위치가 점점 가까워지고, 그 도둑이라는 상대가 우리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좋지 않아...이거 혹시 위험한 상황인거 아냐?
"코테가와, 우선 이곳을 벗어나는게 좋겠어."
"역시 그래야겠죠?"
하지만 수영교습에 필요한 허리까지 오는 수심이 말썽이 되었다.
허리까지 바닷물에 잠긴 탓에 이동속도가 느린 코테가와를 노리고 바다로부터 무엇인가 검은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혹시나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코테가와가 크게 다칠수도 있을정도로 빠르고 큼직한 그림자.
그림자로부터 봤을때 위치상으로 내가 뒤, 코테가와가 앞인 상황.
마주보고 있던 상태에서 이동하면서 서로간의 거리가 벌어졌기에,
지금부터 위치를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고 판단하고 잽싸게 코테가와의 한쪽 손목을 잡고 옆으로 당기며 앞으로 나섰다.
"코테가와!"
"에엣?"
휘청거리면서 균형을 잃은채로 이끌려오는 코테가와를 다른 한손으로 어깨를 부축하자, 우리 눈앞을 스쳐지나가며 재빨리 사라지는 검은 그림자.
그리고, 그림자와 연결된 연하늘색의 물체.
...?
내가 상황을 이해하기전에, 먼저 자신의 상태를 눈치챈 코테가와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가렸다.
"꺄아악!"
그리고는 재빨리 바닷속으로 몸을 숨겼지만...곧이어 화들짝 놀라며 나를 잡아오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밖에 안오는 바다에서 저렇게까지 당황해하는걸 순간적으로 이해할수 없었지만 이내 납득했다.
아직 수영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인데다가 구명줄 역할을 할 튜브는 해변에 두고 온 상황이었으니까.
결정적으로 코테가와는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과잉인 상태.
나도 당황했지만 어떻게든 손을 맞잡아 주려고 했는데 아까 몸을 숨길때 바닷물이 눈에 들어갔는지,
눈을 감은 상태로 버둥거리던 코테가와는 갑작스레 내 허리춤을 잡아왔다.
"자, 잠까...?!"
뭐라 제지를 하려고 할 틈도 없이, 힘차게 허리춤을 내리는 코테가와.
그리고...깔끔하리만치 멋지게 흘러내린 내 수영복...
'모, 못봤겠지?'
다행히 허리까지 오는 물때문에 보이진 않았지만 나의 수치심은 그야말로 맥시멈!
코테가와는 내 수영복을 잡은채 아직 허우적대고 있었기에,
우선적으로 코테가와를 잡아 일으키는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코테가와에게 손을 내밀자 엉겁결에 내 팔을 잡은 코테가와는 그대로 몸을 당겨 내 품에 안겨왔다.
거기까지라면 뭔가 로맨틱한 장면인데...
내 이성이 말그대로 위험.
수영복 상의가 사라진 코테가와가 상체를 그대로 내 가슴에 밀착해왔기에 어제 저녁의 해프닝을 능가하는 촉감을 느끼며 정신이 혼미해졌다.
결정적으로...나, 지금 반나체야.
굳이 말하자면 하체가 시원. 입은 건 상의쪽 입니다.
배꼽 아래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맨살의 부드러운 감촉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번뇌해산!
"코, 코테가와 우선 이것 좀 놓고..."
"엣, 꺄?!"
짝!
코테가와도 지금 상황이 어떤지 깨달은 듯 내 목에 둘렀던 팔을 치우고는 뒤로 물러나며 재빨리 가슴을 가렸다.
그사이에 요령 좋게도 징계를 잊지 않는 아가씨.
워낙 당황했었는지 그다지 힘이 들어가지 않은 듯 했지만...
노려보는 코테가와를 두고서, 나는 재빨리 뒤로 몸을 돌려 흘러내린 수영복을 추슬러 입었다.
그리고 입고있던 하와이얀 셔츠를 벗어 팔만 뒤로 한 채로 코테가와에게 건네주었다.
"우선, 이걸로 몸을 가려줘."
"......"
아무 말 없이 코테가와는 셔츠를 받아들고 몸에 걸쳤다.
"이제 돌아봐도 좋아요."
코테가와의 말대로 몸을 돌린다.
눈앞엔 약간 불만인 표정인채 상기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는 코테가와가 있었다.
손자국 하나 남지 않은 내 뺨을 보며, 그래도 두번씩이나 손을 쓸만큼 매몰차진 못한 성품탓에 코테가와는 그저 원망스런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아니, 진짜로 미안...
양심이 콕콕 쑤시는걸 느끼면서 쭈뼛쭈뼛 서있는 나를 보고 코테가와는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키츠군."
"네,넵!"
설마 코테가와 특제 슈퍼 설교 타임?
"그렇게 긴장하지 말아요."
"네?"
예상하던것과 다른 반응에 당황하는 나를 보며 코테가와가 천천히 말을 뽑았다.
"방금 전 일은 아키츠군의 탓이 아니니까요.
어제의 일도 그랬고, 오늘 벌어진 일도 고의로 벌어진 일이 아니었잖아요?"
"저기, 화나지 않은거야?"
내심 벌벌하며 코테가와에서 묻자 코테가와는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화는 풀리지 않았어요.
기껏 수영을 배우러 여기까지 왔는데 그걸 방해한 수영복 도둑 때문이기도 하고,
붉어지기는 커녕 멀쩡한 뺨의 아키츠 군 때문이기도 해요."
"아, 저...미, 미안해!
괜찮다면 화풀릴때 까지 때려줘도 좋은데..."
어떻게든 코테가와의 화를 풀려고 뭐라도 하고 싶었다.
애초부터 내가 수영을 가르쳐준다고 코테가와를 바다로 이끌지 않았더라면 코테가와가 수영복을 뺏기는 일 같은건 없었을테니까.
미리 말하지만 난 피학욕구가 있는게 아니야!
"됐어요. 사내아이가 튼튼한건 좋은 일이잖아요?
괜히 애꿎은 화풀이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 그래?"
"그래요. 그것보다 방금 전 수영복 도둑은 뭐였을까요?
물속에서 그렇게 빨리 움직이다니, 수영 선수라도 되는걸까요?"
"그, 글쎄..."
여름 학교때 이런 사건이 있었던가?
단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일일이 기억하진 못하는데...
게다가 이렇게까지 기억에 없는 사건이라면,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던걸로 생각된다.
치한사건이나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사건이었다면 이곳에 오기전부터 주의하고 있었을테니까.
"우선 해변으로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볼까?"
"그게 좋겠네요.
계속 이렇게 바다안에 있다간 또다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빠져나간 바다를 바라보면서
나와 코테가와는 천천히 해변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설마하고 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1-B 클래스메이트들로 부터 수영복 도둑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다른 반 녀석들도 약간은 의심하고 있는 눈초리고.
교내 제1 불량이라는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어젯밤 「유령의 밤」이후에 받았던 치한의혹이 크게 작용했던것 같았다.
다행히 나와 코테가와가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있었기에 의심스런 시선은 곧 거두어졌다.
다만 알리바이를 설명하면서 약간 말썽이 있었지만...
"그러니까, 아키츠 군과 수영을 하고 있었단 말이죠?"
"그래요. 해변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있었어요."
"그런데, 왜 그런곳까지 들어간거예요?"
"그, 그게... 수영을 배우고 있었어요."
"「수영」?"
"물에 들어가기 곤란해 하는걸 보고, 아키츠군이 수영을 가르쳐 준다고 했거든요."
수영 못한다는걸 밝히길 꺼리던 코테가와였지만, 내 알리바이를 증언해주기 위해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
원치않는 수치 플레이 미안해요 코테가와.
그런데 코테가와의 말을 듣고 있던 학생들중 남자무리 쪽이 시끄럽다.
"위, 위원장과 단둘이 수영교습?"
"평형을 가르친답시고 은근슬쩍 배를 손으로 받치거나 한다든가..."
"분명 수영을 가르친단 핑계로 위원장의 몸매를 훔쳐보고 있었을꺼야."
"젠장! 여자애와 단둘만의 수영교습 나도 해보고파!"
거기 학생. 망상은 입으로 내뱉는게 아닙니다.
저기 봐. 듣고있던 여학생들이 벌레보듯 너희를 바라보고 있잖아.
여자들 몇몇은 나를 포함해서 벌레보듯 보고 있지만, 다함께 받는 시선 같은건 고통이 아닙니다. 하하하.
"아무튼 수영복 도둑때문에 코테가와씨도 고생이었죠?"
"아, 괜찮아요. 아키츠군이 마침 옷도 건네주었고."
"에-, 의외로 신사 같은 일도 하잖아요?"
"짐승인줄만 알았는데 가끔은 매너있는 일도 하는군요."
"방금전까지 쳐다만 보던 남자애들이랑은 크나큰 오류군요."
오오, 오랜만의 호평가 고마워요.
여자애들한테 칭찬받는건 일생까진 아니라도 6~7년안에는 없을꺼라 생각했어요.
아무튼, 여기서 티내면 괜시리 이상하니까 그냥 침착하게 듣고만 있자.
코테가와의 말을 듣고 나를 바라보던 여자애들중 몇몇의 눈빛이 살짝 바뀐듯 했다.
"(그나저나, 아키츠군 말인데)"
"(응?)"
"(벗은 몸이 꽤, 멋지지 않아?)"
"(에? 너 무슨말 하는거야?)"
"(봐봐, 저기 왕자복근이랑 몸에 난 근육들 말야. 보는 그대로 강인한 사내아이랄까.)"
"(야해!)"
"(쳇, 너도 이런땐 솔직해져봐. 솔직히 수영하러 와서 남자 몸매 한번 안본적 있니?)"
"(...노코멘트로.)"
"(그나저나 설마 넌 아키츠군 같은 남자가 타입인거야?)"
"(틀려! 다만 저 몸매가 멋지단거야. 얼굴은 전혀 타입이 아닌데.)"
"(목아래만 보면 확실히 대단하네. 얼굴은 무서워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데.)"
"(혹시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게 아닐까? 왜 그, 목덜미에 별이 있다든가.)"
"(DI○?)"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부끄럽잖아.
속삭이던 여학생들 주위의의 소녀들도 왠지 덩달아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부끄러워서 왠지 몸이 비비 꼬일것만 같은데 누가 좀 도와줘요!
내쪽을 흘깃흘깃 보며 대화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는지,
코테가와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간섭한다.
"(파, 파렴치해요! 그렇게 빤히 남자애의 몸을 쳐다보는건 실례라구요!)"
"(에-. 코테가와씨는 너무 엄격해~ 이렇게 여행에 와서까지 평소와 같을 필요는 없잖아.)"
"(그래도 부끄럽지도 않아요?)"
어떻게든 여학생들의 변색소식을 막으려는 코테가와.
하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넘치는 호기심을 막는건 무리입니다 코테가와씨.
"(뭘 그렇게. 봐봐 코테가와씨. 아키츠군 불량인 주제에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 하는것 같잖아?)"
"(에?)"
'어째서 알아?!'
분명 얼굴 표정은 긴축시키고 있을것인데, 몸도 비비꼬이려는 걸 억지로 막고 있다고!
"(저기 봐봐. 여자애들이 쳐다보는 시선때문에 딱 멈춰서서 완전히 굳어버렸잖아?
후후, 100명의 여자랑 잤다지만, 한꺼번에 수십명의 여자의 시선을 받는건 무리인가보구나.)"
"(그래도 잊지말아요. 저래뵈도 이제까지 100명의 여자와 잔 불량이란걸. 얼굴에서부터 벌써 그 경력이 묻어나오잖아요?)"
"(알아. 그러니까 저 근육질의 몸매만 멋지다는거야. 몸매만.)"
"(얼굴은 아니지만.)"
"(그러게. 얼굴은 아니지만요.)"
"(...저기, 좀 너무한건 아닐까요?)"
...옹호해줘서 고맙긴한데, 기왕이면 '얼굴은 아니다'쪽을 부정해줬으면 더 좋았을꺼야 코테가와씨...
어쨌든 여자애들의 시선이 평소와 다르게 왠지 오한이 들만큼 집요했지만,
부정적인 평가라기보단 좋은 평가도 있었기에 손으로 몸을 박박 문지려는걸 참았다.
처음에 신사라든가, 매너라든가 하는 말을 들었을땐 솔직히 기뻤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의 이 소름끼치는 시선들도 나름의 호의일것이다. 아마...
잠시후 여자애들끼리 수색대를 짜서 주변을 탐색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범인이 밝혀졌다.
바로 교장선생님.
모래해변의 구석진 해변가에서 수영복들을 들고 환호하는 게 목격되었기에 그 자리에서 응징당했다고 한다.
「오해야!」라고 외쳤다고 하는데, 여자애 수영복 들고 기뻐하는 시점에서부터 이미 징계 대상입니다.
해변가에 모인 수영복들 중엔 코테가와가 빼앗겼던 연하늘색 수영복도 있었다.
다른 여자애들도 모두 자신들의 수영복을 찾아서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된 것 같아 보였다.
이번 사건의 원인이 대체 뭐었는지는 아직도 짐작이 가지 않지만...
어느덧 밤이 되고, 모두들 숙소로 들어갈 시간.
여름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감회에 젖은채 몰래 숙소 밖을 빠져 나와 바람을 쐬었다.
「유령의 밤」에 코테가와와 한 조가 되고, 함께 비명도 질러보고, 웃고, 울고,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함께 신사에 도착했던 어제의 기억.
수영복 도둑 소동으로 소란스러웠지만 활기넘쳤던 아이들과 코테가와의 의외의 모습.
수영을 못한다는건 정말 의외였어... 단점이라고 생각하기 보단 오히려 귀여웠지만.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추억을 얻게 된 여름 학교.
오늘 접했던 남자애들의 질투섞인 시선이라든가 여자애들의 묘한 시선도,
그것이 반 친구들에게 자연스레 익숙해져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그저 미소가 지어질 따름이다.
이렇게 점점더 허물이 없어지고, 어느덧 날 무서워 하는 시선이 하나 둘 사라지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악연'이라는 이름의 인연이 아닌,
친구들과의 '우정'이라는 훨씬 더 근사한 인연을 쌓아 나갈 수 있을테니까.
정말로, 이 고등학교에 와서 다행이야.
숙소의 불이 하나 둘 꺼지기 시작하자 문득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느꼈다.
큰일났네...벌써 소등시간이잖아?
황급히 숙소 안으로 들어가면서 방을 찾아간다.
"거기서라 이녀석들!"
"으아아아-!"
복도를 살그머니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누군가 고함소리와 함께 달려오는게 보인다.
켁? 지도부의 나루이와 선생님이랑 사루야마, 그리고 1-A의 다른학생?
여자애들 방에 몰래 들어가려다가 들켜서 도망치고 있는 사루야마는 그야말로 필사적인 얼굴이다.
아니, 그보다 내쪽으로 오지마!
나도 덩달아 몸을 돌려 나루이와 선생님을 피해 도망친다!
"이봐! 거기 네녀석도 멈춰!"
"죄, 죄송합니다아!"
추격자가 멈추란다고 멈추는 도주자는 상식인 중엔 없습니다.
어떻게든 들키지 않으려고 눈에띄는 금발을 가린채로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한동안의 추격전을 어떻게든 끝내고 무사히 귀환하는 나.
예정에도 없는 운동을 한지라 기분이 약간 찝찝해서 타올로 간단히 몸을 닦고 조심스레 방으로 돌아간다.
방이 가까워지자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반 애들도 오늘 밤은 자지 않으려는 걸까?
어떤 얘기를 하는가 싶어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서로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괴담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여름을 장식하는 납량특집의 단골은 역시나 괴담이다.
암튼, 1-B는 1-A보다 건전하구나.
사루야마라든지, 사루야마라든지, 사루야마라든지...
(리토? 걔는 자기가 먼저 치근대진 않잖아?)
나중가면 원숭이씨로까지 묘사되는 사루야마씨.
힘내라 사루야마. 너야말로 분위기 메이커다.
애인은 안생기는데...
좋아하는 애가 리토(女)라니 그 무슨 비극?
이야기의 흐름을 도중에 끊기도 뭣했기에 잠시 밖에서 이야기가 끝나길 기다렸다.
이윽고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 되서 나도 슬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때 방안에서 다른 한명이 말을 꺼냈다.
「그나저나 아키츠 녀석 늦네...」
「그러게 뭐하려고 나간걸까.」
「뻔하지, 어디선가 몰래 담배라도 피고 있겠지. 왜, 상의 포켓에 항상 담배갑 넣고 다니잖아.」
「그런것 치곤 그녀석 주위에 담배냄새 같은건 안나던데...」
「피지도 않는데 담배를 들고 다니는 녀석이 어딨어? 분명 특수한 향수라든가 매번 옷을 갈아입거나 그런걸로 냄새를 숨기는걸꺼야.」
「그런가?」
거북하다. 험담이 들리는데 들어가기가 진짜로 거북하다.
어쩔수없이 잠시만 더 밖에서 대기.
「그래도 그녀석, 들리는 소문과는 다르게 요근래 얌전했잖아. 학교내에서 따로 말성을 피운적도 없고, 우리를 괴롭히지도 않았어.」
「고교생이 되고 철이라도 든거 아냐?」
「글쎄, 그거야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소문으로 볼땐 착실한 녀석은 확실히 아니야.
아무튼, 다음 괴담 얘기할 차례는 누구?」
「저, 저기.」
「응, 네차례구나.」
「나, 아키츠 료스케와 관련된 괴담을 알고 있어.」
「무슨 괴담?」
「괴담이랄까, 실제로 내가 겪었던 일이야.」
「오오, 진짜 사실에 기초로 한 괴담이 드디어!
그 아키츠 료스케에 대한 괴담이라? 기대되는데?」
「솔직히 그녀석 소문 중엔 가끔 황당한 것들도 많잖아?
저녀석이 항상 차고 다니는 헤어밴드랑, 목걸이랑 팔찌가 무슨 봉인구라든가 그런거 말야.
한개씩 풀때마다 변신을 한다나? 3단 변신까지 가능하다던데?」
「야. 그거 그냥 드래○볼 좋아하는 녀석이 지어낸 얘기아냐?」
동감이다. 내가 무슨 프리○냐!
「......」
「어이? 안색이 새파란데 괜찮아?」
「그, 장신구에 대한 얘긴데, 어쩌면 사실일지도 몰라.」
「「「에?」」」
엥? 3단변신이 진짜라고?
그걸 정말로 믿는 놈이 있어?
아니, 분명히 예전 깡패놈들 족치고 있을때, 덤벼드는 한놈을 다른 깡패가 말리면서
「그만둬! 저녀석의 전투력은 53만이라고!」따위의 대사를 듣긴했는데,
나로서는 '이자식 진짜 만화에 빠졌구나' 하는 감상뿐이었다고.
아무튼 나도 대체 어떤 괴담인지 궁금했는지라 밖에서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소문이 어느정도 퍼졌을때일꺼야.
중학교 수학여행을 갔을때, 그녀석과 같은 방을 쓰게된 친구들 중에 장난기 가득한 악동 한명이 그녀석이 잘때 헤어밴드랑, 목걸이랑 팔찌를 숨긴적이 있었어.
변신같은건 믿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일어났을때 그녀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해서 말이야.
아침에 잠에서 일어났을 때의 그녀석은 잠이 덜 깬건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
'모르는 천장이다...'
라니, 우리가 수학여행 온것도 까맣게 잊어먹은것 처럼 보이더라고.
그러더니 휘청휘청 걸어서 자기 가방을 뒤지며 뭔가를 찾는거야.
손에 든걸 보니 십자가 목걸이 처럼 보이더라구.
그리곤 목걸이를 오른주먹에 브라스 너클(knuckleduster:손가락 관절에 씌워 무기로 쓰는 금속 씌우개)끼듯이 둘둘 말았어.
무슨 짓을 하나 싶어 계속 쳐다 보니까,
뭐라고 중얼중얼 하더니, 갑자기 주먹으로 자기 얼굴을 강하게 치기 시작하더라고.
진짜 무서웠어...
말그대로 얼굴가죽을 찢을것 같은 기세로 주먹을 치는데도, 무표정한 얼굴인채로 얼굴에 상처하나 안생기는 비현실적인 자학장면에...
장난을 쳤던 아이는 말그대로 안색이 새파래져서 완전 기절할것 처럼 보이더라구.
이윽고 그 질릴것 같은 행위가 끝나고선, 그녀석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방안에 있던 우리들을 쳐다봤어.
모두들 바짝 겁먹고 시선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그녀석은 혼자서 뭘 끄덕거리더니 곧바로 범인인 아이에게로 다가가 손을 내미는거야.
"숨긴것, 돌려줘."
눈이 튀어나올듯한 얼굴로 그 아이는 벌벌 떨면서 숨긴 것들을 내놓았어.
"아, 알고 있었던거야?"
그 아이가 겁먹은채로 물어보자 "아니." 라고 그녀석은 대답했어.
그럼 어떻게 내가 숨긴걸 알았냐고 그 아이가 궁금해하며 물었어.
하지만, 그 녀석은 그 질문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입을 양옆으로 찢어질듯 벌리며 소름끼치는 미소를 띈 채로,
녀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네 「심장 소리」가 다르데.」
흡- 하고 숨을 죽이는 소리들이 방밖으로 새어나왔다.
「순간 그곳에 있는 모든 애들의 심장이 멎는줄 알았어.
심장소리? 가슴에 귀를 댄것도 아니고 그 거리에서 심장 뛰는 소리를 들었다는거야?
장난을 쳤던 녀석은 그자리에서 눈깔을 뒤집은 채로 기절해버렸어.
난 아직도 그때의 일을 생각만 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농담이 아니고 그녀석은 진짜 악마나 귀신일꺼야.
봉인구 루머를 들었을때 솔직히 웃을 수 없었다구.
그러니까, 그녀석 악세서리를 건들면 절대로 안돼.」
한동안 침묵이 방안을 감쌌다.
에... 그러고보니 그런일도 있었지?
솔직히 그땐 나도 당황했었다.
1년은 넘게 조용하던 역빙의 이벤트가 갑작스레 발생해버렸으니까.
"모르는 천장이다"라는 대사를 들었을 때, 내가 얼마나 황당 했는지 알아?
빨리 쫓아내려고 가방에서 예비 십자가 목걸이를 꺼냈었지.
상황파악을 하기전에 빙의자를 돌려보내는게 빙의자 한테도 좋다.
꿈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식의 결론으로 끝이니까.
그리고 난 조용히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소녀가 아니라 리○컬 매○컬은 못썼다.)
고래로부터 수많은 이들에 의해 불리고, 그자체로서 힘을 지니게 된 주술.
「나무아미타불」「아멘」
「알라」「그랜드 크로스」
「악령퇴산」「몽상봉인」
그리고, 주술과 함께 십자가를 얼굴에 박는다!
십자가의 효력을 육체에 박아넣어 빙의된 영혼을 빼내고,
분리된 영혼을 주술을 통해 현세로 인도한다.
사실, 「킥」당하는 느낌만 받고 끝나는 빙의자보단, 불합리하게 혹사당하는 내 육체가 불쌍하지만, 겉은 멀쩡하니 뭐 괜찮나.
암튼 무사히 역빙의를 해제하고 돌아보니 경직된 분위기속에서 미묘하게 다른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한명.
한번 찔러봤더니 얌전히 헤어밴드랑 목걸이, 팔찌를 내놓았다.
추리방법을 물어보길래,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오랜만이라 미소지으면서 대답 해줬지만 기절까지 할줄은 몰랐어.
솔직히 보통은 말도안되는 대답이니까 웃어야 되잖아.
심장소리를 들은건 진짜지만.
아무튼, 그 녀석에게 화도 났었지만 기절했는데 용서 안하기도 그랬고...
지금에 와서는 녀석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조금은 고맙기도 하다.
당시에는 불평했지만, 그때의 역빙의로 트러블에 대한 지식들이 보충이 되었으니까.
솔직히 지금은 감사하고 있다.
아무튼 적당히 생각을 마치고 슬슬 방문을 열고 들어가볼까.
-스륵-
「그, 그런데, 여름인데 왠지 춥지 않냐?」
「그, 그러게...」
「저...저기! 뒤, 뒤에...!」
「응?」
막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문틈새로 손을 끼어넣은 나.
문틈로 보이는 내 한쪽 눈.
안그래도 리얼한 괴담에 한기를 느끼던 친구들은 그대로 굳어졌고, 곧이어 사이좋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악------!」」」」
...멋진 인연이 생기기까진 아직도 먼것 같다.
에효-.
===================
아기 돌고래의 수영복 도둑 이벤트...전 기억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기억하신분 계신가요?-_-;
단발 소재, 위기물이 아니고 훈훈물, 게다가 사람도 아닌 출연자라는 세 요소 때문에 원래는 기억의 한구석에도 없었던 에피소드...-_-;
아무튼, 악연이 아닌 인연들이 쌓이려면 주인공은 더 분발해야 합니다.
p.s. 미캉은 아마도 다음화에 나올껍니다.
우선 시나리오 생각한 뒤에(...)
kero군 님// 서로 조금씩 알고 이해해나가면서 가까워지는게 진리죠.^^
Albion 님// 일상의 대형사고라면 공사장 철근 낙하라든가, 전철충돌이라든가 있겠지만...
(얌전히 뒤통수에 맞아준다면 모를까, 공사장 철근은 그냥 쳐낼것 같습니다만.)
아, 리토 여성화 이벤트 말이군요. 거기까진 아직 생각을 안해봤네요.
근데 여성이 눈에띄도록 수염이 나진 않잖아요?^^; 잔털은 몰라도.(중국엔 사고를 당한뒤 수염이 나기 시작했다는 딱한 소녀가 있었다지만.)
결정적으론, 주인공이 여성화 시켜주는 발명품에 접근할만한 이유나 사고가 존재하는지 여부지요^^;
원작에선 라라 발명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것 같은데, 리토네 집에 기계가 있었다면 아마도 주인공이 그 기계에 접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것입니다.
그래서 현재로는 리토(女)가 주인공과 조우하는 이벤트를 우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착한녀석 님// 북두의 권 패러디나 초마리사 같은 작품만 아니라면야 대부분 못생기게는 나오지 않지요^^;
그리고 모에화 보정이 있었다면, 애초에 주인공에게 구레나룻을 붙여주지 않았을 겁니다.
...설사 여성화를 한다고 쳐도, 못생기게까지 만들지는 않을꺼지만...-_-;
(작품내 여성의 취급에는 관대합니다.)
蛟河 님// 하리마의 성격으로는 제가 쓰기 힘들어서요.
러브 코미디를 써야 하는데 일방통행으로만 진행되는건 제가 정신적으로 힘들거든요-_-;
둔감스킬이 너무 높아도 보는사람이 답답하니까요. 아가씨들이 불쌍해서 전 둔감지수를 좀 낮추는 편입니다.
다만 여성이 둔감한건 봐줍니다. 트러블에서 그런경우는 거의 없지만.
...하루나랑 리토는 서로에 한해선 둔감 맞는듯.
나름대로 생각한 내용을 그대로 여자애에게 말한다는 점에선 주인공은 적극적인 면이 있다고 봅니다.
(보통은 부끄러워서 말못하잖아요?)
신작 님// 꿈으로 우선 나왔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전개중에 그런 전개가 필요한지는 살펴봐야 겠지요.
트러블 원작이 갑작스레 몇달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는지라,
그경우에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연애좀 섞어서 써볼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스토리가 제대로 구상이 된다면 말이죠.)
그리고 1대 100까지 되려면 우선 학군연합정도의 깡패모임은 될텐데,
트러블 작품내의 치안문제도 있어 이 이야기는 원래라면(수정전의 5화) 주인공의 중3때 일어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중3때 1:100 뛰고, 사정상 트러블의 이야기 무대의 주변의 치안을 싹 정리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안그러면 원작상에서 등장하는 '밤이면 연인들이 북적대는 「러브러브공원」'이라든가 하는게 존재할수 없거든요.
러브러브공원 같은건 깡패들이 활개치기 딱 좋잖아요?
그래서 중학교때 주인공이 이 마을 치안을 정리한 뒤로 밤거리가 안전해졌다...는 식의 설정을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1:100이 이야기 된다면 중학교시절 주인공에 대한 소문으로서 보통은 다루어질 예정입니다.
정 안되면, 민간인 100명 대신 우주인 십수명 상대하는 시나리오는 가능할듯.
『레이』님// 주인공은 스펙상으론 인간을 초월했습니다. 이야기 전개상 따로 힘을 뽐내는 티는 안나게 넘어가지만, 트럭튕겨낼때부터 아시겠죠?^^;
중학교 시절엔 리얼계속에서 혼자 슈퍼계로 놀았습니다.
전파백작 님// 현실로 일어났습니다가 가능하지요.
다만 진짜로 1:100이 되면 마을의 치안이 꽤나 엉망이 될듯.
100명의 깡패가 모이려면 적어도 학군의 깡패들이 연합해야 가능할테니까요.
핑크게마 님// 중학교 시험기간에 단어장들고 싸운적은 있습니다.
휴트랑 님// 최근에 다시 원작을 보니까 쬐그매진 상태의 아버님 스펙으로 지구도 박살낸다던데요?;;
주인공이 현재 스펙을 뛰어넘으려고 한계까지 단련하면 또 모르겠는데,
이건 수련물이 아닌 러브코미디인지라...=ㅅ=a
노즈 님// 아직 1학년 여름이니까 서로를 알아갈 시간은 많은 편이지요.
원작종료까진 대략 1년 반 정도 남았군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츳크미 님// 미캉 좋아합니다.
색기로 12살 소녀에게 지는 다른 아가씨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원작 트러블에선 여름 학교를 끝으로 바로 2학기로 넘어가니까, 그 사이에 뭔가 미캉과의 만남을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열혈의그라프아이젠 님// 6편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을듯 합니다.
문제는 아직 스토리라인을 짜지 않았다는것.
작년에 적어뒀던 플롯들이 대체 어디로 간겨...ㅠㅠ;
적월립견 님// 서로 안면을 트는것 까진 문제가 아닌데,
서로가 달라붙을만큼 친해지기 위해선 어떤게 있을지가 먼저 고민됩니다.
야미와 조우하려면 우선 뭔가 공통분모가 있어야겠지요.
싸움은 우선 계기를 생각해봐야겠고.
도서관은 주인공이 문학소년인지를 생각해봐야 겠고...(숙제로 책빌린다고 할수도 있고)
붕어빵은 주인공이 군것질을 하는가 여부로...
얼굴은 되도록 매서운 얼굴을 상상해주시면 감사합니다.
다만 중년이 되면 정장을 입은 샤프한 이미지의 나이스 미들이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핑크게마 님// 우주인들이 위협해오는 상황이 오면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지요.
트럭을 던져대는 요원들도 상대할수 있을 정도니.
사심안 님// 감사합니다. 저도 리토에 대한 배려는 잊고 있지 않습니다.
이야기 시작 시점부터 리토가 좋아하고, 리토에게 반해있는 여성을 빼앗을만큼 염치없진 않아요^^;
프라가라흐 님// 꿈에서 봤던 중3때 재시험의 연속으로 인내심이 끊어진 주인공이 반년에 걸쳐서 일대의 불량배 및 폭주족에 시비를 건 설정이 있습니다.
워낙 미친듯이 달려든 덕분에 거대불량클럽같은건 이미 다 쪼개지고,
지금에 와선 간간히 두세명정도의 불량이 매우 드물게 다니는 정도로 치안이 좋아진 마을입니다.
다만 여자는 등장하지 않음. 회상씬으로 여자가 등장해봤자 엑스트라로 밖에 못쓴다고...OTL
'추억의 여성' 시나리오를 잘 꾸미지 못하는지라 중학교 시절에 만난 여성은 없다는걸로.
[林] 님// 100명의 여성과 잤다는걸 동경하는 놈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는데...그전에 주인공이 한대 때릴것 같습니다.
무용담은 꽤나 악랄한 편입니다. 이동네 불량배치고 주인공에게 안맞아본 불량배는 없습니다.
동경 비슷하게 하는 놈도 있긴 하겠지만, 그런 엑스트라는 왠만해선 등장시켜주지 않습니다.
아무튼, 위기에 빠진 여성을 구하는 시나리오는 대중적이기도 하고 저도 좋아하니까 어떻게든 전개를 꾸며서 쓸것 같은데...
카르나스필 님//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훈훈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거든요.
다음편도 힘내겠습니다~
착한허접 님// 아직까지 사랑으로 발전하지 않았으니 어떨진 모르겠네요^^;
원작에서 미캉의 경우는 2학년이 되고 난 이후부터 사건들이 발생하니까요.
NTR이란 말을 들으니 좀 뜨끔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양구상 관계가 아닌 인물들의 경우는 신경쓰지 않는 주의입니다^^;
aeson 님// 저도 미캉 좋아합니다.
157화를 보고 트러블 최고의 색기 캐릭터는 미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2살짜리에게 매력으로 지는 다른 아가씨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CloudAngel 님// 대부분의 경우 선호하는 히로인은 코테가와 유이, 유우키 미캉, 금색의 어둠(야미) 이 셋이더군요.
저도 그 대부분의 사람에 포함됩니다.
동인지로 나왔던 리토X미캉 작품들은 참 예쁜게 많아요(중얼...)
에피고넨 님// 글을 쓰게된 목적이 그것이었으니까요^^;
오해가 있는만큼 더 생기가 도는 학원생활이 되겠지요.(<- 삐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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