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고 조용히 책상위에 엎어져 있으려니
옆자리에서 코테가와가 말을 걸어왔다.
"괜찮은거에요 아키츠군?"
"...아?
...아,아. 괜찮아..."
만사가 귀찮을 만큼 피로했지만,
날 걱정하는듯한 코테가와의 목소리에 살짝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약간 갈라진듯한 목소리로 대답한 나에게 코테가와는 전혀 안심이 되지 않은듯 보였다.
폐를 끼쳤네...
"눈가에 다크서클이 생겼는데 뭐가 괜찮다는거에요?
요 며칠동안 기운이 없었던게 빤히 보였다고요.
잠은 제대로 자고 있는거에요 아키츠군?"
"그냥...요즘 꿈자리가 사나워서 그래. 조금..."
야미와 코테가와 콤비에게 귀밑머리를 잘리고 난 날로부터 지금까지,
의외로 이계트립 이벤트는 그렇게까지 찾아오지 않았다.
내심 벌벌떨면서 신호등을 건널때도,
멀리 돌아가면서 공사현장을 쳐다볼때도,
신호를 무시하며 과속하는 차는 나타나지 않았고,
낙하하며 굉음을 내는 건축자재도 보이지 않았다.
4년동안 쌓아왔던 인연이라는 것이 구레나룻이 지탱해주던 부분을 대신 맡아주고 있는걸까?
확신까진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머리색이나 스타일, 수염등의 남은 요소만으로도 비정상적인 사고들을 방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내심 다행으로 생각하면서도,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진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4년이나 계속 길렀던 구레나룻이 없으니 시원섭섭하달까 어색하달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때마다 아직까진 이상함을 느낀다.
답답하고 거북한 위압감을 주던 역할을 하던 구레나룻이 사라지니 무언가가 빠진것 같은.
그래서 다시한번 투명 테이프로 구레나룻을 붙여보려고 시도를 해봤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코테가와에게 「바보같다」는 소릴 듣곤 포기해 버렸다.
양아치로 꾸미려는데 도리어 웃기게만 보인다면 망신이 따로 없다.
그리고 3학기가 시작되고,
내 잘려진 구레나룻을 본 클래스메이트들은 폭풍 전의 고요라든지, 세상의 멸망의 징조를 본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응, 실은 나도 그 심정이었어.
구레나룻이 잘려나갔을때 리얼하게 나의 종말을 느꼈다고...
학생들 중에 수염을 다듬으러 코테가와에게 귀를 잡혀 미용실로 끌려가는 나를 본 녀석이 있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테가와에게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깎은 맹자」라며 감탄하는 시선이 더해졌다.
코털이 아니고 구레나룻이지만?
'고양이는 수염을 자르면 균형감각을 잃는다'는 말을 나에게 적용시켰는진 몰라도
'구레나룻이 없는 아키츠 료스케는 전력의 80%만 낼수 있다'는 유언비어가 잠시 나돌다 사라졌다.
장담컨데 퍼뜨린 놈은 분명 건○ 매니아다.
수염따윈 장식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아무튼 구레나룻이 잘려나간 나에게 접하는 클래스메이트들의 반응도 많이 나아진것 같았다.
이미지가 덜 불량스러워 보이게 된것도 있고,
학기초를 제외하면 지난 2학기동안 별다른 말썽를 일으키지 않은지라 어느덧 신용도 많이 쌓인듯 보였다.
여전히 1대1로 대화할 만큼 베짱있는 녀석들은 없지만 내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던 일은 더이상 없어져서 다행이었다.
여학생들이 보이던 시선도 좀 바뀐듯 했다.
정확히는 뭐가 어떻게 바뀌었는진 모르겠지만, 호기심이 약간 느껴지는 시선이랄까...
적어도 혐오나 경멸의 시선은 많이 줄어든것 같았다.
고등학교때 200명의 여자를 노린다느니 하는 루머가 학년 초에 돌았지만 지금껏 얌전하게 지내고 있었으니...
덜 무서워하게 된 남학생들과 덜 혐오하게 된 여학생들.
날 바라보는 시선들에서 긴장감이 줄어든 것.
구레나룻을 희생한 대가치곤 꽤나 괜찮았다고 본다.
다만 유일한 문제라면, 그날 이후로 보게 된 꿈.
어린시절 사고에 대한 강박관념에 가까운 두려움이 트라우마로 남은걸까.
4년동안 부적삼아 기르던 수염을 자른 행위가 뇌리에 각인된 트라우마를 자극한걸까.
매일 밤마다 계속되는 괴상한 꿈들은 내 정신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었다.
빛나는 거울에 빨려들어가 파란머리 파란수염의 중년이랑 키스를 했던것을 시작으로
토끼를 쫓아갔더니 나무 구멍속으로 빨려들어가 미친모자장수에게 추파를 당하질 않나,
회오리바람에 날려간 곳에서 은구두를 신은 동쪽마녀와 난데없이 댄스를 추질 않나,
주전자로 물이나 마실랬더니 워프게이트가 열려서 역사여행을 떠나질 않나...
죽지않고 당하는 차원이동이라 그나마 낫긴 했는데, 이상한 사람들이랑 묘한 관계가 되던건 정말 무서웠거든요?!
특히 회오리바람에 날려간 꿈을 꿨을땐 정말로 추락사 하는줄만 알았다.
일어났을 때 온몸이 식은땀에 절어있었다고?
꿈을 꿈이라 인식못하는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꿈의 매일.
물리적인 공격은 이력이 나서 왠만한건 깡으로 버티고,
영혼쪽의 공격또한 단련도 되었고 대처법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신경을 피로하게 하는 공격만큼은 방법이 없거든요?
적어도 자각몽이 가능하다면 어떻게든 긴장이라도 풀텐데.
그저, 시간을 들여 사고에 대한 강박관념을 극복해나가는게 최선으로 보였다.
그렇게 상념에 잠겨있는 날 보던 코테가와는 약간 주저하더니 물었다.
"저...아키즈군.
혹시 귀밑수염을 잘라낸것 때문에 그런건가요?"
움찔-.
반사적으로 나온 반응에 코테가와가 주눅든채로 사과해온다.
"미안해요 아키츠군...
한쪽 수염만 난채로의 아키츠군이 신경쓰여서 한일이었는데 이렇게 힘들어 할 줄은 몰랐어요..."
왠지 후회하는것 처럼 보이는 코테가와의 모습에 당황하며 반박했다.
"아니 저기... 그때 일은 코테가와 잘못이 아니잖아?
솔직히 한쪽만 구레나룻이 있다니,
양아치가 아니고 완전 광대라고?
그대로 계속 있었다면 웃음거리만 됐을거야."
"하지만,「그리고...」"
코테가와의 말을 끊고 얘기를 계속한다.
"원래 이 수염이 잘린건 코테가와 때문이 아니야.
자업자득으로 한쪽이 잘려나간게 계기가 되었을 뿐이라고.
그땐 나도 패닉상태라서 뺨에 수염을 붙이는 따위의 행동을 했었지만,
그걸론 근본적인 해결이 안되었을테니, 결국에는 자를 수 밖에 없었어."
"그런가요?"
갸웃하는 코테가와에게 힘껏 수긍하면서 기운차게 대답한다.
"물론. 게다가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고?
봐봐. 덕분에 클래스 메이트들의 인상도 많이 좋아졌잖아?
예전처럼 위험인물 보듯한 시선도 줄었다구.
아마도 수염을 잘라서 훨씬 더 멋지게 변한 내 모습 때문 아냐?"
"풋-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코테가와가 입을 가리며 작게 웃는다.
어느덧 기운을 차린듯 보이는 코테가와에게 안심하려는데,
다시 코테가와가 물어왔다.
"그럼 아키츠군이 지금 피로해 보이는건 뭣때문이죠?
뭔가 도울수 있는게 있다면 힘이 되어줄께요."
"아니, 그게 뭐랄까...걱정거리 때문에 잠을 뒤척였달까..."
"걱정거리요?"
매일밤 동화 속 나라로 모험을 떠나는 것 때문에 뒤척인다고 할까?
진지하게 걱정해주고 있으니까 바보취급은 안당할 것 같은데,
뭔가 꿈 많은 동심의 소년을 바라보는듯한 흐뭇한 시선을 코테가와로부터 받고 싶진 않다.
...음, 뭘 변명으로 한다...
잠시 주위로 시선을 돌리다 여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린다.
「아~ 이 시기가 와버리고 말았네.」
「일일이 남자들한테 초콜릿을 줘야 하다니...」
「그래도 이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니?」
「그래서, 넌 누구에게 줄꺼야?」
「1-A의 렌. 교내 제일 미소년이잖니.」
「역시...」
초콜릿? 아...발렌타인데이인가?
교실 뒤편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니 오늘 날짜는 2월13일.
그러고보니 내일이 발렌타인데이였구나...
저런일과는 인연이 없었는지라 잊고 있었네.
...그래, 저 소재로 가도록 하자.
이맘때만 되면 초콜릿 받고 싶어서 여자애들에게 괜스레 친절하게 대하는 꿍꿍이 많은 남자애들도 흔한 편이고,
나름대로 친한 사이인 코테가와니까 운이 좋다면 초콜릿도 받을수 있을테고.
"아니~, 내일은 발렌타인데이잖아?"
"그러고 보면 그렇네요."
"그래서 어떻게하면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어."
"...하아?"
한쪽눈이 찌푸려지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는 코테가와.
그 모습에 위축되어 멈칫하곤 스스로 말한 대사를 곱씹어 보며 상상해보았다.
초콜릿을 받고 싶어서 며칠째 밤을 지새우는 양아치.
눈에 기미를 만들고 끙끙댄다.
그때 하늘이 어둑해지며 나타난 용신.
- 소원이 무엇이냐
여자애 초콜릿팬티을 주세요!
팔랑팔랑~
초콜릿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효과음과 함께 얼굴위로 역삼각형 모양의 초콜릿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꿈많은 소년으로 보이는것 보다 훨씬 부끄럽잖아?!
아니, 그보다 이자식 누구야? 불쌍해!
...나였지...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방금전의 말을 번복하려고 생각했을때, 코테가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튼, 남자들은 보통 그런 행사를 기대하는거군요."
"아니 뭐...역시 기대되겠지?"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다.
솔직히 매번 헛물을 키면서도 내심 한번쯤은 받을수 있을까 기대했었다고.
물론 그날의 마지막은 눈물로 끝낼 따름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런일로 밤까지 지새우지 말아요 아키츠군.
다른 사람들이 보면 걱정한다고요?"
오히려 코테가와 말고는 다들 무서워할것 같습니다만?
"뭐, 아키츠군에겐 1년동안 도움을 받은 일도 많으니 답례라면..."
"정말?"
얼굴에 안맞게 반짝이는 시선으로 양손을 잡고 코테가와를 바라본다.
거북한 표정으로 눈을 돌리는 코테가와.
수염난 양아치가 꼴에 안어울리도록 눈빛을 반짝이는건 나라도 좀 그렇겠지만,
기쁜걸 어떡하라고?
시선을 돌리다가 계속되는 내 눈빛공격에 코테가와는 버럭 소리를 소리를 질렀다.
"그,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 말아요 아키츠군!
신경쓰인다구요!"
"아, 아. 미안 코테가와. 그냥 너무 기뻐서 말이지."
나도 좀 지나쳤나 싶어서 두손을 바로하고 몸을 뒤로 뺀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후우-하며 한숨을 쉰 코테가와.
"정말이지...
그래도 아키츠군이 그걸로 기운을 차린다면 다행이군요.
다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요?"
"아, 물론이지. 애초에 받을 수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으니,
주는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나로선 어떤 초콜릿을 주든지 받을수만 있다면 기쁠 따름이다.
그것도 신경쓰이는 여자애가 주는 초콜릿이라면 더더욱.
"그런가요...아무튼 수업도 끝났으니 이만 하교하도록 하죠 아키츠군."
"그래. 내일봐 코테가와."
"잘가요 아키츠군.
그리고 오늘은 편히 자도록 해요."
"신경써줘서 고마워~"
코테가와의 초콜릿을 기대하며 웃으며 헤어졌다.
괴상한 꿈들로 우울했던 날들이 거짓말같이, 들뜬 기분으로 학교를 나와 귀가하던 도중,
번화가에서 여학생에게 괜시리 치근덕대는 남자가 보였다.
우리학교 교복을 입은 짧은 금발의 여학생은 귀찮은 듯 상대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고,
뒷모습만 보이는 남자의 염색한 머리와 손목의 팔찌, 풀어헤친 옷 모양새를 보아하니 헌팅하러 나온 양아치 처럼 보이길래 살짝 충고나 할까해서 다가갔다.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말로 해결해 봅시다~.
"괜찮잖아~ 잠깐 얘기 좀 하자고."
"시끄럽네.
댁처럼 껄렁껄렁한 남자는 관심없다니까."
"그런 말 하지 말고~「어이~.」뭐야? 윽?"
헌팅도중에 방해받은 남자는 뒤돌아 나를 바라보다 멈칫했다.
남자랑 만만찮게...가 아니고 훨씬 더 껄렁하게 보이는 외모의 양아치가 갑자기 등장했으니 주눅든 것 같아보였다.
"헌팅은 그만하고 이만 물러나지?"
"누, 누구?"
...날 못알아보면 쌈박질 하는 깡패 부류는 아닌것 같고, 그냥 노는 녀석들인가.
깡패놈들치고 박살안낸 놈은 없으니 내 얼굴을 잊을린 없을테고.
아니면...구레나룻을 잘라서 그런 걸지도?
어쨌든 이름만 대면 모르는 녀석은 없을테니 적당히 해결하자.
"나? 나는「아앙 자기야~기다렸어!」에엑?!"
갑작스레 내쪽으로 달려와서 팔짱을 끼는 금발 여학생의 행동에 기겁했다.
자기? 무슨말?
100명의 여자 소문은 있었지만, 그렇고 그런 사이인 여자는 없었는데요?
놀라서 여학생을 쳐다보니 익숙한 외모였다.
크리스마스때 함정에 빠졌을때 구해줬던 금발의 소녀, 리사.
"모, 모미오카?"
"너무 늦게 와서 걱정했다구~?"
놀라는 나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고 계속 말하는 리사의 모습에
방금까지 기가 죽어있던 남자는 뒷통수를 긁적이며 물러났다.
"쳇...남자친구인가."
아니. 나 얘랑 이제 겨우 두번째 보는거거든?
나 놀라는 모습 안보여?
...뭐, 쫓아내는 목적은 달성했으니 문제는 없을꺼다. 아마도...
떠나는 남자에게서 관심을 돌리고 리사를 바라본다.
그러고보면 남자친구 흉내를 내서 쫓아내는게 가장 원만했겠구나.
금발에 약간 노는듯한 인상을 주는 외모 때문에 방금같은 일이 꽤나 있는듯 했다.
대처하는 모습이 꽤나 익숙해 보이는 걸 보면.
...근데 언제까지 팔짱을 끼고 있을 셈인가요 모미오카씨.
팔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이 장난아니게 신경쓰입니다만?
"저기, 모미오카 맞지?"
"그래그래. 도와줘서 고마워요 아키츠군.
끈질긴 녀석에게 걸려서 정말 큰일이었어~."
"아니, 곤란해 보였으니까...
실제로는 모미오카가 해결한것 같지만."
내가 이름을 자칭하기도 전에 리사가 해결해 버렸으니
솔직히 난 제자리에 서있는것 말곤 한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고마워 하는데 아니라기도 뭐해서 난처해 하고 있는데,
리사가 내 얼굴을 보고 놀란듯 물어왔다.
"어라? 아키츠군, 구레나룻 잘랐네?"
"그게...저번에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잘랐어."
"왠지 아쉬워하는것 같네? 그래도 자르니까 훨씬 더 멋져 보인다구~"
"그, 그래? 고마워 모미오카."
"아하하~ 뭐야 그런 부끄러워하는 반응? 숙맥같아~."
숙맥같은게 아니라 진짜로 숙맥인데요 리사씨.
어느덧 팔짱을 푼 리사가 문득 생각난듯 물어왔다.
"그런데 아키츠군, 내 이름 알고 있었구나?"
"응? 그야...인상깊었으니까."
크리스마스때의 첫만남에선 자기소개같은건 하지 않았으니 알수 없었겠지만,
어쩌다 친구들끼리 대화하는 걸 듣고 기억한 이름이다.
그렇다고 우연히 알았다고 하기엔 실례가 아닐까 싶어 적당히 얼버무렸다.
"헤에~. 역시나 여자애들의 프로필은 3부수치까지 알고 있다는 아키츠군답네."
"잠깐만?! 그거 유언비어야?!"
진심으로 당황했다.
여자애들 시선에 혐오와 경멸이 섞였던건 이것 때문이었나?!
애초에 프로필 따윈 갖고 있지도 않고, 3부수치 같은 걸로 하악거릴만큼 굶주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아키츠군~. 사내아이니까 어쩔수 없지요?"
"전혀 믿고 있지 않아?!"
이해한다는듯한 시선을 보내오는 리사에게 원망의 시선을 보냈다.
오해니까 제발 이해한다는 시선 보내지 말아줘...
이따위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대체 어떻게 없애야 하나 머리를 움켜쥐고 고민하고 있으려니 리사가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농담이야. 그렇게나 당황하다니 아키츠군은 의외로 재밌네~."
"하, 하아...놀래키지 말아줘...
정말로 간떨어 지는줄 알았다구."
진짜 10년 감수할뻔 했다.
나한테 편하게 대하는건 고마운데, 적어도 놀라는 날 좀 배려해주세요.
"그나저나 인상깊었다라니, 그렇게 내가 신경쓰였던 걸까나~?"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을 걸어오는 리사에게 뭐라고 톡 쏘아주고 싶은데 적절한게 안떠오른다.
일부러 야한 농담같은걸 해서 당황하는걸 보고싶을 정도로 나도 짖궂진 않고,
그냥 솔직히 얘기하자.
"나한테 말을 거는 여자애는 드물었으니까.
그리고 선물쟁탈때의 네 격려는 정말 기뻤고..."
"아, 크리스마스때 말이구나?
설마 나, 아키츠군의 표적으로 찍힌거?"
「인상깊다=표적」입니까.
100명 여자 운운은 루머라니까.
그러니까 일부러「꺄-」하면서 뺨을 잡고 난처한척 하지마.
그래도 정말 귀엽긴 하네...
"저기, 따로 그런 의도는 없었어?
저번에도 말했듯이 네가 멋진 아가씨인건 사실이지만."
"에...고마워요.
...하지만 재미없는 반응이네~.
이럴땐 당황하면서 발뺌이라도 하는게 어때?"
"아하하, 아마도 유우키라면 그것보다 훨씬 더 재밌는 반응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네."
"유우키를 알아?"
"예전에 라라들의 트러블에 한번 말려들어가서 알게됐어.
인기있는 여자를 좋아하는 유우키도 참 고생이야."
"용기있는 남자가 미인을 얻는다~라는데,
유우키는 어떠려나 몰라."
리토는 여복이 터졌는데?
가끔씩 멋진 모습을 보여주니까 좋아하는 애들이 점점 늘어만 가잖아.
나중에가면 라라네 동생들까지 꼬인다고?
"그녀석 걱정은 안해도 될껄?
평상시에는 이상할정도로 사건에 말려들어가는 녀석이지만,
정말로 중요한 순간에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줄테니까."
"헤에~? 묘하게 유우키를 신뢰하네 아키츠군은?"
신뢰라기 보다는 미래예지입니다.
"사실이니까.
아마도 나중에 자라면 정말 멋진 남자가 될꺼라고."
"그럴까?"
"그렇다니까.
그럼, 난 이만 집으로 가볼께.
모미오카도 방금전처럼 이상한 녀석이 꼬이지 않길."
"그래... 방금은 도와줘서 고마워 아키츠군~"
"별말을 모미오카.
그럼 조심해서 가라고?"
의외의 만남이 있었지만 이만 집으로 가볼까...
리사와 헤어지고 잠시후 상점가 한곳에 서있는 야미가 보였다.
서점에 서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독서에 푹 빠진것 같다.
서점 아저씨는 뭔가 체념한 표정으로 신경을 끄고 있는걸 보아하니
아마도 한번 눈치를 줬다가 실패하고 말리길 포기한듯 하다.
설마 몇시간째 저러고 있던건 아니겠지?
집중하고 있는데 방해하기도 그랬기에 그냥 지나치려고 할때 야미가 책을 덮었다.
벌써 한권을 다 읽은건가?
고개를 들어 다른 책을 고르려던 야미가 문득 내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이럴땐 인사를 하는게 예의겠지?
웃으면서 손을 든다.
"야미구나. 오랜만~"
"아키츠 료스케군요. 무슨 용무입니까."
"아니, 따로 용무는 없는데...
그냥 길가다 마주쳐서 인사라도 할까 싶어서 말이지.
그나저나 책을 좋아하나봐? 굉장히 집중하던것 같던데?"
"지구의 문학은 흥미롭군요.
이 나라 문자를 익힌 보람이 있습니다.
덕분에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그럼 다행이네~."
"그런데..."
문득 생각난듯 야미가 나에게 질문했다.
"오늘따라 저쪽에 여학생들이 몰리던데 왜 그런지 알고 있습니까?"
"응?"
야미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니 St.Valentine 이란 간판이 달린 상점들이 연이어 보였다.
발렌타인을 맞아 초콜릿을 사러 모인 여학생들을 지칭하는 것 같았다.
"아, 내일은 발렌타인데이라는 날이라서 그래."
"발렌타인데이?"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랄까?
원래는 다른 의미였는데 이 나라에선 현재 그런 행사가 문화로 정착되었지.
굳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친구나 가족같이 알고지내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는 사람들도 있는것 같지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입니까...?"
"응.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나 서로 기쁜 날이랄까?
그래서 이맘때는 초콜릿 가게가 번성하는 날이라구.
1년동안 가장 초콜릿이 많이 팔리는 시기랄까."
"그렇군요..."
초콜릿을 받게되는 경험을 처음 하게 될 나로선 내일이 기대되서 어쩔수가 없을 정도라니까.
상술이라는 말이 많지만 이런 기념일 같은 날 서로를 의식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학창시절 단골 로맨스 소재로 발렌타인 데이는 빠지지 않는다고.
"아무튼, 너무 오래동안 한곳에서 책만보면 곤란하니까,
다른 곳도 알아보는게 좋을꺼야.
정 안되면 우리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볼수도 있다고."
"배려 감사합니다. 아키츠 료스케."
"아니 뭘... 그럼 난 이만 갈께."
"안녕히 가시길..."
집으로 돌아와 정리를 하고 내일 스케쥴을 훑어보니 미캉의 장보기를 도와주는 것 빼곤 다른 일정은 없었다.
...그러고 보면 내일 라라가 나눠준 초콜릿 덕분에 학교가 이상한 열기에 휩싸이는데 말려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언제 초콜릿을 만드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내일은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초콜릿을 나눠주기 전에 말리는게 낫다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빛나는 화이트홀에 빨려들어가서 키스해오는 파란머리 중년의 입술에 광속 박치기를 날리고,
토끼신사를 쫓아가 나무구멍을 킥으로 박살내고,
회오리바람에 날려갔더니 흑백의 마녀가 마○터 스파크-!
주전자를 타고 간 워프게이트 너머에선 시공을 뛰어넘어 공룡과 싸우는 원시인을 보았다.
악몽치곤 왠지모르게 호쾌한 꿈속에서 괴상한 전개에 가위눌려 시달리기를 계속.
드디어 꿈이 끝나고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20분.
...늦었잖아?!
잽싸게 몸을 씻고 아침은 거른채로 집을 나섰다.
이미 등교하는 학생들은 많이 뜸해진 상태.
나처럼 지각해서 뛰는 학생들이 몇명 보일 따름이었다.
이거, 좀 위험한거 아냐?
간신히 학교에 도착했더니 무언가 공기가 수상하다.
누군가를 쫓는 발걸음 소리도 들리고...
2학년 교실근처에서 무언가 비명이 들려서 우선 그쪽으로 달려간다.
코테가와가 걱정이긴 하지만, 우선은 급한상황을 해결하는게 먼저다.
2학년 복도 창문으로 뛰어들어가서 본 것은 알몸의 교장선생이 헤롱헤롱거리며 텐죠인 선배에게 달라붙은 광경이었다.
"싫엇-!"
상식을 벗어난 교장의 작태에 린 선배나 아야 선배는 아직껏 멍하니 선채로 있었기에,
우선 텐죠인 선배에게 달라붙은 교장을 떼어내었다.
끈질기게 떨어지지 않으려는 교장을 기절시키고 텐죠인 선배의 상태를 바라보았다.
교복이 반쯤 벗겨져 위아래 속옷이 전부 드러나 보이는 모습때문에 눈둘곳이 곤란해서 바로 시선을 돌려버렸지만 다행히도 큰일은 없는듯 했다.
"꺄앗?"
황급히 옷을 추스리더니 일어난 텐죠인 선배.
평소에도 지금만큼 정숙함을 보이셨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죠 선배...
린과 아야 선배도 이윽고 정신을 차리더니 텐죠인 선배를 부축했다.
부축을 받으며 텐죠인 선배는 나를 바라보았다.
"도와줘서 고맙군요. 으응..."
"아키츠 료스케입니다."
"아, 네. 아키츠 료스케군. 덕분에 살았어요."
"별말씀을 선배. 아무튼, 제 친구들도 걱정되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에? 잠깐?"
급한불은 껐으니 여기는 우선 안심이다.
텐죠인 선배가 무언가 말하려고 했으나 서둘러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코테가와는 무사한걸까?
재빨리 우리반(1-B)에 들어가보니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파, 파렴치해요! 이게 뭐하는 짓들인가요?"
이미 라라의 초콜릿을 먹은 학생들이 많은지 반은 꽤나 문란한 분위기였다.
코테가와는 서로 달라붙는 남남, 여여, 남녀 학생들을 뜯어말리느라 분투하고 있었다.
그런 코테가와에게 몇몇 남학생들이 다가왔다.
"우하하"
"반장~ 정말로 귀엽구나~"
"아헤헤헤"
괴상한 웃음을 지으며 코테가와에게 다가가는 녀석들을 흠씬 패주려고 교실에 들어서려는 순간 코테가와가 움직였다.
"이...! 더러운 변질자-!"
「뭐하는건가요!」라고 소리치며 출석부로 남학생들을 사정없이 난타하며 쫓아내는 모습에 놀랐다.
과연 코테가와!
맹수 조련사라는 호칭은 겉치레가 아니었구나.
용서가 없는 심판장면에 동경한다.
방금 광경에 놀라서 문앞에 멈춰선채로 코테가와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이윽고 코테가와가 날 발견했다.
"아키츠군?"
경계하며 날 바라보는 코테가와의 시선에 코테가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다.
아마 나도 다른 학생들처럼 이성이 흐트러진게 아닐까 걱정하는 거겠지.
웃으며 코테가와에게 말을 건넨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코테가와.
솔직히, 늦진 않았을까 걱정했다구."
"...아키츠군은 괜찮은거에요?"
"응. 오늘은 늦잠을 자버려서 이제 막 학교에 도착했는걸."
"그래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코테가와에게 다가가며 서로 달라붙은 학생들을 뜯어낸다.
"그런데, 학교 전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건 역시나 뭔가 있었다는거겠지?"
"그래요. 아무래도 옆반의 라라라는 외국인이 나눠준 초콜릿이 원인같더군요."
"코테가와는 먹지 않은거야?"
"그게...초콜릿은 지금은 별로..."
메슥거린다는 듯한 얼굴의 코테가와를 보니 입맛이 별로인가보다.
"아무튼, 그 라라에게 가면 해결책을 알지 않을까?"
"그렇지만 학생들을 이대로 두고 가기엔 좀..."
"뭐, 그렇다면 괜찮아."
아직껏 서로 달라붙으려는 아이들중 남학생들을 솜씨좋게 기절시킨다.
불량배들 상대로 익숙해진 일이니 큰 수고는 안들었다.
약간 놀라는 코테가와에게 서두르길 재촉했다.
"이만 가보자고. 기절시켜 뒀지만 효과가 끊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
"아...그래요."
고개를 끄덕이는 코테가와를 데리고 라라를 찾아 복도를 나섰다.
「선생님!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응?"
복도를 달리는중 리토의 목소리가 들려서 살펴보니 보건의 미카도 선생(우주인)과 리토, 라라, 리사, 미오가 보였다.
리사와 미오는 라라의 몸에 달라붙어 있는게 초콜릿의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것 같았다.
「응? 그게말야. 어제 라라에게 초콜릿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줬단다.
최음효과가 있는 헤롱별약초를 넣으라고 했지.」
저 사람이 흑막이었어?!
난 라라가 자체적으로 추가한 재료 때문에 그런줄 알았는데...
「최음효과...라뇨?
왜 그런 걸...」
「호호호~장난이야.
라라가 발렌타인을 착각하고 있는건 생각 못했고.
분명 유우키 너한테만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아깝네.
그래도 괜찮아!
헤롱초의 약효는 곧 없어지니까.」
괜찮은게 아니겠죠 선생님?!
고등학생한테 대체 뭘 주는건가요?!
아무래도 약간 상식을 벗어난 우주인인 것 같으니 되도록 가까이 가지 말자...
내심 보건실에는 절대로 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코테가와를 데리고 몰래 자리를 떠났다.
미카도 선생의 말대로 어느새 학생들은 정신을 차린것으로 보였다.
방금전 일어난 일들을 모두 잊어버린듯, 풀어헤쳐진 옷차림에 당황하며 옷을 추스리는 학생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어찌됐건, 정말로 큰일난 사람들은 없어서 다행이네...
한숨을 쉬는 나를 바라보던 코테가와가 자신의 자리로 가서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윽고 리본으로 곱게 포장된 둥근 상자를 가지고 나에게 다가와 내밀었다.
"아키츠군 이것, 약속한 초콜릿..."
"에? 아! 정말 고마워 코테가와~!"
급작스러운 상황때문에 깜빡하고 있었던 코테가와의 초콜릿을 받게되자 당황하면서도 기쁘게 받았다.
시선을 약간 피하면서 초콜릿을 건네오는 코테가와였지만,
아무래도 이성에게 초콜릿을 건네주는건 쑥쓰러웠을테니 저런 반응은 오히려 귀엽게 다가왔다.
아침을 거른터라 마침 시장했기에 지금 열어봐도 되는지 코테가와에게 물었다.
"저기저기, 이거 지금 열어봐도 될까?"
"에?"
"아니, 지각하느라 아침을 못먹어서 배가 고파서 말이지..."
"에,그...좋아요."
어쩐지 우물쭈물하는 코테가와의 반응을 뒤로하고 조심스레 리본을 풀고 상자를 열었다.
코테가와는 어떤 초콜릿을 사왔을까?
상자를 열자 곱게 장식된 완충용 천 위에 놓인 초콜릿이 보였다.
하얀 크림으로 장식된 고양이 얼굴 모양의 초콜릿...?
크림주변에 약간의 초콜릿 가루가 뭍어있다.
어라? 이거...아무리 봐도 수제 초콜릿이잖아?
고개를 옆으로 돌린터라, 놀라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한 상태로 코테가와는 말했다.
"...평소의 답례니까 괜한 오해는 하지 말아요.
어디까지나 의리초쿄니까."
"코테가와..."
"뭐, 뭐에요?"
"결혼해주세요..."
"에엑?!"
새된 소리를 내는 코테가와를 정면에 두고선 조심스레 초콜릿을 입에 넣으며 생각한다.
그러니까, 코테가와가 오늘 초콜릿을 먹지 않았던건 뭐랄까...
이걸 만들면서 초콜릿을 계속 시식해보느라 질려서 그랬던가.
혀끝에 느껴지는 초콜릿의 달콤함에 벌써부터 포만감이 느껴질 것만 같았다.
이윽고 초콜릿을 다먹고 나자 날 쳐다보던 코테가와가 조심스레 물어온다.
"그래서...맛은 어땠어요?"
"맛있었어. 그야말로 내 생애 최고로!"
"그래요...다행이네요."
안도하며 살짝 웃음짓는 코테가와에게 나도 덩달아 미소를 짓는다.
"그렇다니까~.
게다가 생애 첫 발렌타인 초콜릿이 수제라니 기쁨을 넘어 감동의 절정이라고."
"수, 수제라고 말한적 없어요!"
"입가에 초콜릿이 뭍어 있는데?"
"에?"
당황해서 순간적으로 입가에 손을 대는 코테가와.
그리곤 이내 얼굴이 빨개지며 부들부들 떤다.
속은걸 깨달았나보다. 아무튼, 역시 정답이었네.
이내 코테가와는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얼굴은 빨간 그대로지만.
"후...아무튼 그게 처음으로 받은 초콜릿이었다면 저로서도 고생한 보람이 있군요.
솔직히 그렇게 기뻐할줄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어제의 노력이 쓸모없던게 아니라 다행이네요."
"정말 고마워 코테가와."
"다시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평소의 답례에요. 친구로서라고요?"
괜히 말을 덧붙이는 코테가와가 얄미워서 야유한다.
"코테가와씨는 한마디가 많네요..."
"쓸데없는 참견이군요."
가볍게 말을 주고 받고 있을때 복도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 아키츠군 혹시 있어~?"
"응?"
복도로 통하는 문을 바라보니 옆반의 리사가 서있었다.
"모미오카?"
"아, 역시 있었구나~."
웃으며 내게 다가온 리사는 내 눈앞에 작게 포장된 상자를 내밀었다.
얼떨떨한 얼굴로 상자를 받아들고 물었다.
"이건?"
"당연히 초콜릿~.
크리스마스때 구해준거랑 어제 일에 대한 보답이야~."
"아, 고마워...
이렇게까지 신경쓸줄은 몰랐네."
"후후~ 맛있게 먹길 바래~."
웃으면서 한차례 손을 흔들고 리사는 자신의 반으로 되돌아 갔다.
인생, 착한일을 하면 복이 오는구나.
의외의 소득에 기뻐하며 다시 코테가와를 보자 날 바라보는 시선이 묘하다.
혹시나 이상한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싶어서 미리 해명을 한다.
"저기... 어제 헌팅당하던걸 도와줘서 그래.
오늘 만난것까지 합쳐서 겨우 세번 얼굴을 봤을 뿐이라구?"
"아직 아무 말도 안했어요."
"...죄송합니다. 왠지 찔려서 그랬어요."
"풋. 이상한 아키츠군..."
코테가와가 미소를 지으면서 내 어깨를 툭 쳐온다.
왠지 기쁜듯해 보인다.
"크리스마스때, 사람들을 도왔던건 역시 잘한 일인것 같아요.
방금전 여학생, 그때 구했던 사람이죠?"
"기억하는거야?"
"물론이죠. 꽤나 인상깊었던 만남이니까요.
이상한 호칭을 들었던 때이기도 하고..."
「맹수 조련사라니...」라며 투덜대던 코테가와는 다시 말했다.
"아무튼, 그땐 당신의 선물을 받아줄 사람은 찾지 못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당신에게 선물을 건네줄 사람마저 나타났군요?"
"그러네..."
"정말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게 노력해봐요 아키츠군.
그때 낙담했던 제가 바보같다고 생각될만큼 멋진 만남들이 찾아오길 바라죠."
"네이~."
크리스마스때의 보답이 지금 돌아온데다,
코테가와의 응원까지 들으니 기분이 북돋아 진다.
"아무튼, 앞으로 초콜릿은 다른 사람들에게 달라고 부탁하면 되겠죠."
...어째서?!
"에엣?! 그러지 말고 앞으로도 만들어주면 안돼?"
"방금전 아키츠군 취향의 여학생이 초콜릿을 건네줬잖아요?
그 학생에게 부탁하면 되지 않아요?"
"역시 이상한 생각 하고 있었잖아?!
그거 오해야! 게다가 수제랑은 감동의 정도가 다르다고?"
"수제로 초콜릿 만드는거 의외로 번거롭다고요.
뭐, 아키츠군이 앞으로도 잘해준다면 생각해보죠."
"와아~."
"그나저나...아키츠군은 화이트 데이때 어떤 답례를 해줄건가요?"
"네?"
다, 답례말입니까?
화이트 데이때 줄 선물?
발렌타인 데이의 답례?
음...사탕?
...수제 초콜릿에 대한 답례가 몇백엔짜리 사탕?
그랬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정말 두렵다...
"설마 맛있게 먹어놓고도 모른척 잊을 생각은 아니겠죠?"
"그, 그럴리가! 터무니없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생각해봐요. 어떤걸 줄건가요?"
"끄응..."
왠지 심술궂게 나를 바라보는 코테가와.
분명 내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한 질문일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뭔가 해주고 싶어하는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정말로 기쁘니까.
실제로 기대하기도 하겠지만.
무언가 그에 걸맞는 보답을 마음만이 아닌 형태로도 받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으응...뭘해주지?
고양이 인형은 저번에 선물했고.
고양이 베게?
똑같은 수제 초콜릿?
어떤걸 할지 한동안 심각하게 끙끙대는 내모습을 보다못해 적당히 말릴 생각인지 코테가와가 말을 걸어왔다.
"이제 괜찮아요 아키츠군. 따로 선물같은건..."
멈추려는 코테가와의 모습에 오히려 조급해져서, 결국엔 될대로 되란 심정으로 코테가와의 발목에 매달리며 외쳤다.
"엉엉 날가져요~!"
"잠...?! 이거 놓으세요!"
"싫어!"
기겁하는 코테가와 발목을 잡고 달라붙을 만큼 뭐든지 들어주고 싶은 지금 심정은 그야말로 진심 중의 진심.
발렌타인의 즐거움을 처음 만끽한 지금, 보답을 위해서라면 그야말로 거리낄게 없다.
난 지금 최고로 High한 기분이라고!
"나 지금 치마 입었단말예요!"
"죄송합니다."
방금 말 취소.
잽싸게 바닥에서 일어난다.
치한 행위로 기분을 망치면 모처럼 즐거운 분위기가 엉망이다.
두손으로 치마를 가리고 있던 코테가와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팩 돌려버렸다.
아하하...이걸 의도한건 아닌데.
어떻게든 사과해서 코테가와를 진정시키곤, 화이트데이때까지 선물을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수업이 끝나고 하교후, 장보기를 위해 미캉과 상점가를 향했다.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는 내 모습에 미캉이 궁금한듯 물어왔다.
"오늘따라 왠지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료스케 오빠?"
"그렇게 보여? 그게말이지, 기대하지도 않았던 발렌타인 초콜릿을 받았거든."
"초콜릿이요?"
"응. 처음으로 만끽한 발렌타인데이였다구~. 어떻게 기분이 좋지 않을수 있겠어."
"료스케 오빤 예전엔 발렌타인데이를 즐기지 못했나요?"
미캉의 질문에 피식 웃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미캉...
이런 행사는 우선 친구가 있어야 가능한거라구.
"미캉..."
"네?"
"생각해보렴. 어느 맹자가 무서워 불량으로 보이는 나에게 초콜릿을 줄까?
덕분에 중학교 까지는 발렌타인데이 같은건 잊고 지내고 싶었다고."
"그래도 귀밑수염을 자른 지금은 그렇게 무서워 보이진 않는걸요.
지금같은 인상이었다면 무서워하는 사람도 더 적었을거라고요."
그럴까?
확실히 반 친구들 분위기도 많이 나아진것 같아 보이긴 한데,
이전의 험악함에 익숙해져서, 약간 덜 험악해진것 만으로도, 훨씬 좋게 봐주기 때문아냐?
"그냥 네가 익숙해 진게 아닐까?"
"그럴까요? 의외로 료스케 오빠 얼굴은 나쁘지 않은편이라 생각하는데요."
"그, 그래?"
"물론이죠."
얼굴로 칭찬받긴 코테가와 이후로 처음이네.
...칭찬인가?
나쁘지 않다면 칭찬이겠지.
인상쓰지 말란 얘기같은걸 안 들은게 어디냐.
"고마워 미캉."
"천만에요. 그러고보니 저도 드릴께 있어요."
"뭔데?"
궁금해하는 나에게 손바닥안에 들어갈 작은 포장을 건네주는 미캉.
"이건?"
"발렌타인데이잖아요.
료스케 오빠것도 준비했다고요."
미캉도 초콜릿을 준비했다고?
아니, 친하다고 생각하는 두 소녀들 중에 하나가 미캉이긴 하지만,
저번에 공원에서 수염성인 놀이 할때 토라진걸 달래고 나선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아하하, 미캉 너에게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꺼라곤 생각도 못해봤는데...
저번에 공원에서 저스틴과의 일도 있어서 화가 났을꺼라 생각했어."
그때의 일을 떠올렸는지 얼굴이 약간 붉어진 미캉은 살짝 외면하면서 말했다.
"...그때 일은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았어요.
결국 공원 사람들 모두 웃을수 있었고, 저도 약간이지만 즐거웠으니까요.
게다가...이 초콜릿은 평소에 장보면서 고마운것도 있고,
저번에 리토가 위험할때 도와준 것에 대한 답례도 겸해서니까 걱정말고 받아주세요."
즐거웠다면 다행인데...
장보기야 사과의 의미였고,
리토때야 말빨로 상황을 어찌어찌 넘어간것 외엔 실제로 활약은 없었다.
어째 제대로 도움된건 없는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다면야 나로선 기쁠따름이지.
"에...고마워.
앞으로도 혹여 난처한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의지하라고~."
"그런 일은 없는게 좋지만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다면 부탁드릴께요."
"맡겨만 주라고."
웃는 미캉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다음번엔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해주자고.
...보통 미캉이 겪는 일들은 집에서 일어나지 않던가?
나, 도움 될수 있을까...
미캉에게 초콜릿도 받고 장보기를 끝낸뒤, 미캉을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하늘에서 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의 야미가 내려왔다.
갑작스런 조우에 놀란 내게 야미가 가까워 졌다.
"안녕 야미?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만나는구나.무슨 일이야?"
"......"
입을 다문채로 나를 향해 걸어오는 야미의 모습에 내심 긴장했다.
원래 입이 무거운 소녀인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 조용히 다가오면 왠지 모르게 무섭다고?
잘못한것도 없는데 조마조마한 나를 향해 다가온 야미는 내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야, 야미...씨?"
"......"
다가오는걸 멈추고 나서도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야미의 모습에 점점 초초해졌다.
뭔가 대화라도 나눌 화재거리라도 있다면 좋을텐데!
침묵이 아프다는 말을 실감하며 서있을때 조용히 야미가 입을 열었다.
"아키츠 료스케..."
"으, 응?"
"처음 만났을때 당신이 말했었지요?
지구는 상냥한 곳이니,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마음을 열길 바란다고..."
"응? 아, 그랬었지..."
야미를 멈추기 위해서 이것저것 말을 하다가 나온 소리였다.
"저는 사람을 사귀는 법을 모르기에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프린세스와 당신이 했던 말을 생각해봤습니다.
프린세스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프린세스에게 우선 마음을 열라고 했습니다.
거기서 저는, 사람들을 알기 위해선 그들에게 먼저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야미는 다시 말했다.
"오늘은...발렌타인데이는 친구나 알고지내는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는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좋아하는 사람에게지만...
"방금전, 프린세스와 유우키 리토에게 초콜릿을 건네주고 왔습니다."
그 둘에게 초콜릿을?
야미가 들고있는 봉투를 바라본다.
평소의 붕어빵이라고 생각했는데 초콜릿이 들어있었던건가.
"특별한 날에 하는 특별한 의식.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함께 기뻐할수 있는 날.
초콜릿을 건네줌으로써 그들과 좀더 가까워지고, 그들을 더 알수있길 바랬습니다. 그러니까..."
"야미..."
어느새 봉투에서 초콜릿을 꺼내서 나에게 내미는 야미에게 말문이 막혔다.
"그때 당신이 했던 말은 거짓말 투성이었지만...지금은 믿고 싶습니다."
내밀어진 초콜릿을 잡은 손이 보인다.
무시무시한 힘이 담겨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작고 여린 손.
장바구니를 놓고 천천히 손을 뻗는다.
초콜릿이 아닌, 내밀어진 손을 맞잡는다.
"고마워. 야미.
나라도 좋다면 친구가 될테니까..."
"감사합니다 아키츠 료스케."
맞잡은 손에 떨림이 느껴진다.
감동한거야 야미?
무표정한 얼굴이면서 숨기는건 서툴구나.
가만히 나를 바라보던 야미가 묻는다.
"...왜 우는겁니까 아키츠 료스케?"
"미안...정말로...미안해..."
이상한듯 쳐다보는 야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다.
볼을 따라 흘러내린 눈물이 옷위로 떨어진다.
- 이 우주를 오직 나 홀로 살아가는 괴로움을...
내밀어진 손에 상대가 다칠것을 무서워하던 손.
하지만 지금 조심스레 가까워지려는, 초콜릿을 들고 내밀어진 손.
미안해요...
그때 알지 못해서 미안해요.
당신의 아픔을 느끼지 못해 미안해요.
고독함속에 내뱉은 고백에 거짓말로 답해서 미안해요...
악몽의 밤이 시작된 후 지금껏 잊고 지냈던 야미에게 꺼낼 말을 찾지 못한채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후 야미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붕어빵만 먹고 지내는게 아닐까 의심되는 평소의 행적때문에 건강이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도중에 욕실에 들어갈때 사고가 있어서 머리카락 주먹으로 난타를 당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1년동안의 자취로 약간은 괜찮아진 요리솜씨에 야미는 어느정도 만족하는듯해 보였다.
식사가 끝나고 야미가 떠난후, 야미가 건네줬던 초콜릿을 꺼내본다.
카카○ 100%
매장에 초콜릿이 남은게 이것뿐이었다고 말했던 야미.
그나저나 이거 꽤 비쌀텐데...
답례가 신경쓰일만큼 멋진 초콜릿 고마워 야미.
작게 웃곤 포장을 뜯어 초콜릿을 한입 베어물었다.
...이상한 맛......
그리고...
바니걸의 야미와 나무구멍에 들어가,
은구두를 신은 마녀 미캉과 춤을 춘뒤,
파자마 차림의 코테가와를 갈고리손 해적에서 구하는 꿈을 끝으로,
더이상 악몽은 꾸지 않았다.
p.s.결국 화이트 데이때 답례는 코테가와에게 고양이 베개.
리사에게 화이트 초콜릿.
미캉에게 다람쥐 인형.
야미에게는 여학생들 사이에 인기있는 팥빙수를 대접했다.
모두들 어떻게든 만족해준것 같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일본 고등학교
정규수업:8시30분~3시 또는 3시 30분
(수업은 2001년부터 주5일제)
1학기 : 4월초~7월중순
여름방학 : 7월말~8월말
2학기 : 8월말~12월말
겨울방학 : 12월말~다음해 1월초(1~2주 정도)
3학기 : 1월초~3월말
봄방학 : 3월말~4월초(약 2주간. 일본은 신학기가 4월부터 시작된다.)
이번편은 이상하게 오해가 하나도 없어...
덕분에 글쓰면서 정말 심심했습니다-_-;
오해물에 오해가 없으니 그야말로 단팥없는 찐빵.
구르는 모습을 묘사하는게 이야기가 재밌어 지는 왕도임을 실감한 이번편이었습니다.
p.s.현재 발렌타인 데이 이야기는 40,41화입니다.
원작에서 미캉이 비중있게 등장하기 시작하는 화는 새학년이 되고 54화 가정방문부터.
그때까지 오해 소재나 좀 찾아둬야죠.
蛟河 님// 몇년씩이나 달고 살았으니까요^^;
암튼 오해를 폭탄으로 심어두고, 보답은 어느정도 받겠죠.
전혀 보답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겠습니다^^;
그나저나 외모가지고 하는 오해도 언제까지 끌고갈수 있을지가 걱정되더군요.
페트로프스카 님// 리토(女)가 나올때 한두번 엮일 소재는 있을듯 합니다^^;
물론 오해로.
라이세네프 님// 미캉을 뺀다면 내 손에 장을...
귀찮아 님// 수염성인이라는 호칭은 주인공이 좋아하진 않아서 그랬습니다^^;
덕분에 꼬맹이들 사이에선 인기가 있는 편이지만요.
kero군 님// 네. 수염도 있나 싶어서 이미지 검색으로 확인해보고 넣었습니다.
이계트립 이벤트 대신에 이계트립 악몽을 꾸도록 했지요.
사심안 님// 제대로 얼굴 다음으려면 좀더 걸릴지도 몰라요^^;
구레나룻 정도면 4년동안 쌓아둔 인연도 있으니 좀 버티겠죠.
Albion 님// 이야기의 큰 흐름은 트러블 원작 주인공의 해프닝을 따라가기 때문에,
아키츠 료스케의 사정이나 그런걸로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거나 하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설사 있다손 치더라도 잠깐잠깐 눈치채지 못하는새에 샥하고 지나가겠죠.
러브코미디 주인공이라서, 재앙에 가까운 위험같은걸 묘사할 생각은 없거든요^^;
적월야 님// 다음편은 올라왔으나 오해가 없어요...
이 작품의 정체성은 오해임을 깨달은 이번편이었습니다.
발렌타인데이따위...OTL...
lunation 님// 더이상의 개조가 가능하리라 보...
완결전까진 어떻게 되겠지만 당분간은 무리.
블러드카니발 님// 감사합니다^^
주인공을 어떻게 굴리면 잘굴렸다는 소릴 들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이번 화였습니다.
오해가 없으니 심심해서 말이지요-_-;
프라가라흐 님// 수술경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군요^^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야생들소 님// 여난의 발생과 함께 트러블도 늘어날겁니다=3=
이레나이리스 님// 네. 이미지로 찾아보니 의외로 호탕해 보이는 죠세프였습니다^^;
츳크미 님// 좀 젊어 보이겠지요.
여전히 아저씨같은 스타일이지만요^^;
트러블내에서 미캉과 야미는 제 개인선호 세손가락안에 듭니다.^^
나머지 한명은 코테가와.
아르곤 님// 새학년 가정방문때 제대로 해프닝이 벌어지도록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저도 미캉이 빨리 나와줬으면 바라고 있어요@ㅅ@
라임주스 님// 앗, 좋은 평가 감사드립니다^^
수염이 다 밀리는건...게임세계쯤 가거나 어디 특수한 상황하에서 가능할법은 하겠더군요.
아직까지 제대로 구상하진 못한상태라 확답은 못하지만요^^;
나르샤 님// 코테가와 사랑스럽지요*^^*
평소의 모습도 좋아하고, 머리를 틀어올린 무도가 복장이나, 발렌타인데이때 머리묶은 모습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Dr.㉿ 님// 얘가 그녀석처럼 생긴 타입은 아니라 무리일듯?
다만 야성적인 인상의 쾌남아까진 갈수 있겠죠.
휴트랑 님// 코테가와의 아닌척 튕기는 태도를 정말 좋아합니다^^
네메스 님// 한대 맞고선 나머진 말빨로 커버한지라 그렇게까지 소문나진 않을겁니다.
리토 근처에 있다보니 적당히 인상은 남겠지만요.
주인공 녀석이 얼굴에 피칠갑으로 무늬를 하는건 한 1분정도 생각하다가 파기했습니다.
괴상하잖아요?
게다가 문신의 경우는 22세가 되서 지울때 흔적이 남을것 같아서 제외했습니다.
4년치 인연이 구레나룻을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아직은요.
리안쿼스더 님// 아무튼, 현재 지구인 중 최강은 맞습니다(...)
주인공이 나이가 들어 체격이 커지면서, 성장한계도 늘어났습니다.
육체의 성장이 끝나고 최대치로 단련된다면 피콜로와 천하제일무도회에서 맞붙을당시 손오공(19)까진 갈테지만,
죽음의 위기도 안겪고 날로먹게 하기엔 과분한 능력치잖아요?^^;
게다가 트러블이 러브코미디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과다한 능력은 많이 쓰이진 않을겁니다.
민트박하 님// 뭔가 건수가 생기면 다시 자랄지도 몰라요?^^;
아직까진 그럴 예정도 없고, 저도 구레나룻은 좀 거북하긴 한데...--;
신작 님// 글쓰고 올린다음에 몇번 다시 훑어보거든요.
웹상으로 올리고 수정하면서 가끔씩 깨지는 글자도 있고 해서^^;
리사랑 미오랑 헷갈렸을때 솔직히 좀 뜨끔했습니다^^;
열혈의그라프아이젠 님// 이녀석이 훈남이 되는건 모르겠는데,
다만 얼굴을 이용해서 여자애들을 낚을 생각은 없습니다.^^;
이매진 님// 다 없애려면 완결은 가야 가능할껄요^^;
어어 님// 죄송... 퓨전까지 넣었습니다(...)
카르나스필 님// 수염성인이 얼마나 쓰일진 모르겠지만,
만약 또 쓰일 일이 생긴다면 주인공이 엄청난 수치감을 느끼도록 만들겝니다...-ㅅ-
주인공이 울때까지 오해를 끊지 않아-.
노즈 님// 아니, 수염은 괜찮은데 눈썹까진 좀...;;
송충이 눈썹이신 리토네 아버지도 야성미 넘치는 미남이잖아요?^^;
혼백요몽 님// 미소년까진 못가고 야성미를 내뿜는 위험한 인상의 남자애로 만들어줄순 있습니다^^;
잘생겼다면 잘생겼다고 할순 있을정도는 되겠지만, 여리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미소년은 절대 못되겠지요^^;
레이번 님// 만약의 사고를 위한 발모제 구합니다.
어떻게든 굴리고 싶은데 뭘 건수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네요=ㅂ=;
아직은 별로 수염재등장! 이런 생각은 없지만요.
광명군 님// 악의적인 평가는 좀 수그러들었습니다.
평소 조용한 행실을 1년가까이 해왔으니^^;
하지만 주연들 빼고 이름조차 안나오는 여학생들의 호감도가 플러스가 되는 일은...글쎄요?;
CloudAngel 님// 원래 예정으로는 막판가서 한꺼번에 왕창 밀리는걸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구레나룻이 먼저 잘려버렸습니다.
인연이라는걸 수치화 할수 없다보니 주인공도 긴가민가할 따름이라 아직은 모르죠^^;
어둠의인 님// 미캉과 야미 좋잖아요?^^;
방랑폐인s 님// 쿠로도 그렇고, 야미도 그렇고 야부키 켄타로씨의 이전 작품 블랙켓에서 따온 까메오 캐릭으로 보이긴 한데,
트러블 원작에서 이름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그냥 야미라고 둘 생각입니다.
게다가 이브가 겪은 일이랑 야미가 겪은 일이 완전히 같진 않겠죠.
사실 디자인상으로 야미가 더 세련되고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해서 현재로서는 별개 취급중입니다.=///=;;
(다른차원에 존재하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일인물이라고 보는 정도?^^;)
에아노르 님// 진히로인은 라라와 하루나가 진리.
그러므로 나는 무죄(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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