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 9
- 빨간모자 -"또 출동이야?"
퉁명스레 건네진 말에 몸을 돌렸다.
기둥에 몸을 기대고 선 쥬켄이 팔짱을 낀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현실에서 나오는거 봤어.
보아하니 다시 이야기 나라에 갈 예정인가봐?"
"응."
"흥. 재주도 좋네."
긍정하는 내게 코웃음치고선 쥬켄은 눈을 가늘게 떴다.
"매번 지고 돌아오는 녀석을 해라님은 어디가 좋다고 임무를 맡기는건지 몰라.
대체 어떻게 해라님을 구슬린거야?"
불만과 의아함이 뒤섞인 핀잔에 멋적게 웃었다.
"...치사하게 매번 혼자 나가구.
도대체 언제까지 나만 사령궁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는거람?"
아마도 부럽다라는 마음이 본심인가보다.
부루퉁하니 투덜대는 쥬켄에게 손짓했다.
"쥬켄."
"뭐야?"
"이번엔 너도 함께 가는거야."
"...어? 정말?"
"물론. 네 도움이 꼭 필요하거든."
"해냈다~~~!"
어지간히 기뻤는지 쥬켄은 환호와 함께 만세를 부르며 주변을 맴돌았다.
폴짝폴짝 뛰며 한참을 들떠있던 쥬켄은 숨을 고른 뒤 자세를 바로하고 한차례 헛기침 했다.
"뭐, 뭐어...네가 그렇게까지 내 도움을 바란다면 어쩔 수 없네!
한심한 파트너를 위해서 조금 정돈 힘내줄게.
넌 혼자 이야기 나라에 보내기엔 못미더우니까.
혹여나 꾸러기 수비대 녀석들에게 당하기라도하면 곤란하고."
솔직한 반응 뒤에 도도한척 하는건 나로선 귀여울 뿐인데.
"고맙군. 잘 부탁한다구 쥬켄."
"맡겨만 줘~!
그런데 놀러갈 이야기 나라는 어디야?"
본심이 새나오고 있잖아.
출동하는걸 「놀러나간다」고 표현하는 쥬켄을 보곤 피식 웃었다.
장난기 넘치는 쥬켄의 성향을 생각하면 잘못된 표현은 아니지.
반짝반짝 기대를 담은 쥬켄의 눈동자에 응해서 우리의 목적지를 입에 담았다.
"『빨간모자』"빨간 베레모, 빨간 조끼, 빨간 미니스커트, 빨간 신발.
흰색 블라우스와 흰색 하이 삭스, 앞섶을 장식한 녹색 리본을 제외하면 붉은색으로 가득한 복장.
긴 금발에 푸른눈의 앳된 소녀-빨간모자-가 활짝 웃으며 기합을 넣었다.
"자, 그럼 모두! 힘내서 할머니께 가져다 드릴 과자를 만드는거야~!"
"「「「오~!」」」"
빨간모자에 호응하며 주먹을 치켜든 키키와 미미, 강다리가 문득 눈을 마주쳤다.
"...그런데 어쩐지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어?"
"그러게요?"
"으음, 그러게 말이외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꾸러기 수비대를 도울 겸 한발 먼저 답을 내놓았다.
"흠흠, 아마도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나라랑 비슷한 전개라 그런거 아닐까?"
"아! 그렇군요!"
"과연..."
"...응?"
"「「「.......어?」」」"
찌를듯한 시선을 보내오는 세명을 의아한듯 마주보았다.
"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
"어째서 네가 태연하게 과자 만들기에 섞여있어!?"
키키의 삿대질에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어째서냐니...그야 여긴 우리 집이니까."
"무슨 말이야? 여긴 빨간모자네 집이잖아."
"맞아. 난 빨간모자의 집에서 애완견을 하고 있거든."
키키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애완견? 고양이면서?"
"어쩔수 없잖아. 이런 복장인걸."
늑대 머리모양 후드가 달린 파자마 차림을 강조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사령사천왕이 애완견 흉내라니, 못봐주겠네."
투덜거리는 키키의 곁에서 미미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라? 그런데 그거 늑대 파자마 아녔어요 로우란씨?"
"...늑대?" "늑대이외까?"
미미의 발언에 강다리와 키키가 의아하다는듯 미미를 쳐다보았다.
"왜 그러시나요 여러분?"
"소생은 애완견 운운 하길래 당연히 개 파자마라고 생각했소이다만..."
"나도. 그런데 미미 넌 어쩐지 '늑대 파자마'라고 확신하듯 말하네.
혹시 저녀석이 입고 있는 파자마를 미리부터 알고 있었던거야?"
둘의 의문에 미미가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아, 저, 저기, 그러니까 그게..."
보아하니 미미는 『헨젤과 그레텔』이야기 나라에서 나와 나눴던 이야기를 다른 꾸러기 수비대에게 흘리진 않은 것 같다.
사소한 배려였지만, 그 탓에 미미가 동료들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식으로 이상한 오해를 받게 하고 싶진 않았다.
갑작스런 상황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지 더듬거리는 미미의 곁에 끼어들어 미미의 말을 이어 받았다.
"빨간모자 이야기에는 『늑대』가 등장하니까.
아마도 내가 등장인물인 늑대 역할을 맡은거라고 의심한거려나?"
"마, 맞아요!"
미미가 반색하곤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가슴에 손을 얹곤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미미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흘렀다.
"제법 공부했나봐?
처음 만났을 때랑은 딴판인걸?"
"머리 나쁜 아이 취급은 하지 말아주시겠어요?"
눈을 흘기는 미미를 키득거리며 상대하고 있으려니 키키가 묘한 얼굴로 우리를 번갈아보았다.
"어라? 제법 사이가 좋아 보이잖아?"
"절대 아니거든요?"
"응응, 놀리는 재미가 있는 녀석이지."
"뭐라구요!?"
발끈하는 미미에게서 과장스레 뒤로 물러나며 손을 내젓자 키키와 강다리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 앞에서 저렇게 실실대기나 하구. 정말 헷갈리게 만드는 사천왕이네."
"동감이오. 종잡을 수 없는 사천왕인 것 같구료."
"걱정마. 이렇게 구는건 나랑 내 파트너 정도 뿐이니까."
"그거 사천왕의 절반이 문제란거잖아!"
"나머지 둘은 착실하게 사악하니까 괜찮아."
"착실하지도 괜찮지도 않아!"
"거참 핏기 많은 녀석일세."
빠직-
울컥한 키키가 주먹을 쥐자 잽싸게 미미의 몸 뒤에 숨어 내 몸을 가렸다.
"잠깐? 뭐하는거에요?"
"키키라는 녀석을 보면 알잖아.
저녀석 방금 진짜로 때리려 했단 말야."
"그렇다고 하필 제 뒤에 숨는거에요?"
"네가 양이니까."
"무슨 이유가 그래요?"
"실은 난 양치기 개였던거야."
"양한테 지켜지는 양치기 개가 어딨어요!
사령사천왕이라면서 한심하지도 않아요?"
아웅다웅하는 미미와 내 꼴에 강다리가 나직이 탄식했다.
"...개의 정령으로서 도저히 못봐주겠구려."
"진지하게 상대하는 이쪽이 바보가 될 것 같아."
키키는 짜증내듯 닭볏 같은 붉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헤집었다.
"그래서? 넌 사령사천왕인 주제에 어째서 애완견을 하고 있는거야?
늑대 파자마를 입었으면 제대로 늑대 역할을 맡아야 하잖아."
"빨간모자를 잡아먹으려고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빨간모자에게 들켰거든.
그랬더니 빨간모자가 날 애완견으로 삼겠다며 집으로 데려왔어.
내가 개인줄 알았나봐."
저만치서 찡찡이와 놀고있는 빨간모자의 모습을 힐끗보며 설명하자 강다리가 팔짱을 낀채 고개를 주억였다.
"확실히 늑대와 개는 같은 조상이니까 빨간모자가 착각할 법 하겠구료."
"빨간모자 이야기 나라에 처음 왔을 적에도 빨간모자는 찡찡이가 마음에 든다고 냉큼 집으로 데려갔으니까요.
로우란씨도 비슷한 이유로 데려왔겠죠."
빨간모자의 행동에 납득한 듯 미미가 첨언했다.
"그런데 이제 슬슬 과자 만들기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빨간모자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지만, 이대로는 할머니 댁에 갈 즈음엔 밤이 되어 버릴거라구?"
"...그러네. 여기서 이 능글능글한 녀석을 닦달해봐야 시간만 낭비할것 같으니까, 우선은 과자 만들기부터 끝내자구."
"응응! 놀기 좋아하는 빨간모자를 다독여서 할머니 댁에 보낼 때까지 힘내라, 빨간모자네 엄마."
"네가 말 안해도 할거야.
......응?"
혀를 차며 몸을 돌리던 키키가 멈춰섰다.
녹슨 경첩마냥 끼기긱 소리를 내며 키키의 고개가 돌아갔다.
"...엄마라니? 누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키키의 눈동자를 보며 환하게 웃음 짓곤 손가락으로 키키를 가리켰다.
"너말야 너, 너."
"나!?"
경악하던 키키가 이내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었다.
콱!
"켁?"
"너냐!? 응? 네녀석 탓이냐!? 아니, 분명 네 놈 탓이지!?
네녀석이 날 이런 역할에 집어넣은걸 누가 모를줄 알아!?"
멱살을 잡은채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키키.
탈탈탈 정신없이 흔들리는 내게 키키가 비난을 퍼부었다.
"뭐야? 뭣땜에 날 애 엄마로 만드는거야 엉?
어디 한번 골탕먹어봐라 이거냐? 아앙!?"
"어,어,어,어,어,자,잠,깐,"
"키, 키키! 너무 난폭하게 굴면 안돼요."
"진정하시구려 키키공!"
옆에서 키키를 말리는 미미와 강다리 덕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자 다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건 내 탓이 아냐. 나로서도 예상외였으니까.
아마도 엄마 역이 너에게 어울렸기 때문에 빨간모자의 엄마 역할을 맡게된 것 뿐이야."
"어울리긴 뭐가 어울려!
그런 이유라면 애완견이나 늑대 역할은 강다리가 하는게 맞는거였잖아!"
"어엇!? 그 무슨 소리요 키키공!?"
기겁하며 항의하는 강다리를 흘려넘기곤 키키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눈에 힘을 줬다.
"HAHAHA! 주인공을 잡아먹는 꾸러기 수비대라니 그거 참 볼썽 사납겠네.
뭐, 늑대 역할이야 내가 먼저 맡았으니 어쩔수 없었다지만, 네 경우는 굳이 말하자면..."
"말하자면?"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 키키의 굴곡진 가슴께로 시선을 내렸다.
"모성이 풍부해서 그런게 아닐까?"
빡!
"악!?"
정강이를 맞고 데굴데굴 구르는 내게 키키가 주먹을 치켜들었다.
"한대 패줄까?"
"벌써 때렸잖아!?"
"로우란! 시끄러! 엄마한테 대들지마!"
저만치서 들려온 빨간모자의 고함소리에 다급히 입을 가렸다.
바닥에 드러누운채 빨간모자의 눈치를 살피는데 미미가 나무랐다.
"방금전은 로우란씨가 잘못하셨어요.
무신경한 발언은 나빠요."
내 앞에서 키키 가슴이 크다고 말한 녀석이 할 말이냐.
"알았으니까 저기서 궁상맞게 있는 키키를 달래서 과자 만들기 시작하자구."
"네?"
빨간모자의 '엄마' 발언에 충격을 받았는지 키키는 처량한 어조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엄마...내가, 엄마..."
"너무 신경쓰지 마시구려 키키공."
낙담한 키키를 위로하며 강다리가 상냥히 어깨를 토닥였다.
다소 소란이 있었지만, 이후 침착해진 키키의 주도로 과자 만들기는 순조롭게 이뤄졌다.
"그럼 찡찡아~ 우리 같이 먹을 과자 만들까~♪"
"응! 빨간모자 누나~!"
지지부진하던 우리 모습에 저만치 떨어져 놀고 있던 빨간모자와 찡찡이도 본격적으로 과자 만들기가 시작되자 사이좋게 손을 거들었다.
노려보는 키키를 애써 무시하곤 나도 과자 만들기에 끼어들었고.
과자 만들기 도중 이따금 미미가 던지는 질문공세를 받아야 했지만 말이다.
"로우란씨는 어째서 빨간모자 이야기 나라에 온거죠?"
"이야기를 바꾸기 위해서인게 당연하잖아? 사령 사천왕이니까."
"다른 꿍꿍이는 없나요?"
"없진 않지만, 가르쳐주면 방해할거지?"
"당연하잖아요. 저희는 꾸러기 수비대니까요."
"그럼 알려주지 않을거야."
"으..."
불만스레 볼을 부풀리는 미미를 보곤 웃음을 떠뜨렸다.
"뭐, 딱히 말해도 상관없어. 빨간모자 이야기 나라를 선택한 꿍꿍이 정도라면."
"...뭔데요?"
"『빨간모자』이야기의 줄거리 알고 있어?"
"할머니 집에 간 빨간모자가, 할머니를 잡아먹은 못된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나중에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갈라서 할머니와 빨간모자를 구하는 이야기죠?"
"그래. 그런 줄거리였지."
"그런데 이게 로우란씨가 이곳에 온 꿍꿍이와 무슨 관계인거죠?"
"빨간모자 이야기는 『결말이 달라도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무슨 의미에요?"
"이 이야기 나라는
빨간모자가 구해지건,
늑대에게 잡아먹힌채 끝나건 부서지지 않는단 말이야."
"말도 안돼요!"
"뭐, 뭐요!?"
"뭐야? 무슨일이야?"
"괜찮아 미미찡?"
미미의 외침에 깜짝 놀라 키키와 강다리, 빨간모자와 찡찡이가 돌아봤다.
"아, 아뇨. 아무것도..."
말을 더듬는 미미의 모습이 수상한듯 빨간모자가 내쪽을 힐끔 쳐다보곤 추궁하듯 물었다.
"왜그래? 로우란이 뭔가 했어?'
"그, 그게..."
"그게말야~ 빵이랑 과자에 생선을 넣으면 맛있을 것 같다고 말했더니 미미가 화를 내더라구."
품에서 생선 통조림을 꺼내 흔들어 보이자 다들 어처구니 없단 시선을 보내왔다.
"...저녀석, 자기가 고양이란걸 숨길 생각이 전혀 없네."
"그러게 말이외다. 노골적으로 고양이 어필을 하니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모르겠소."
"......"
눈썹을 찡그린채 한참을 나와 눈을 마주하던 빨간모자가 이내 입을 열었다.
"...맛있으려나?"
"아니아니아니. 안된다구."
흥미가 이는지 눈을 빛내는 빨간모자를 키키가 다급히 말렸다.
"지금 만드는 빵에는 생선이 어울리지 않으니까 무리야."
"에... 맛있을거 같은데. 생선..."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는 빨간모자를 키키가 차분히 달랬다.
"자자, 생선요리는 다음에 따로 만들어 줄테니까. 응?"
"정말? 약속이야 엄마!"
"그, 그래."
입술을 씰룩이는 키키에게 빨간모자는 반색하곤 얌전히 자리로 돌아갔다.
미미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설마 빨간모자의 미각을 고양이 입맛으로 바꾼건 아니겠죠?"
"안 그랬어. 애초에 생선 빵이나 생선 과자가 뭐가 이상하단거야?
붕어빵 같은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모양만 붕어일 뿐이거든요?
물고기는 안들었어요."
"...거짓말이지?"
"정말이예요."
"내가 사령궁에만 지내니까 세상물정 모른다고 놀리려는거 아냐?"
"제가 뭐하러 그러겠어요?
이상한데서 상식이 없네요 로우란씨는."
"진짜냐..."
"다음에 사드릴까요?"
"...부탁하지."
미미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 장난은 이쯤에서 하고 다시 과자 만들기를 해볼까.
열심히 반죽을 주물럭거리는데 미미가 조심스레 물었다.
"로우란씨."
"왜?"
"빨간모자 이야기 나라가 '결말이 달라도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신 이유가 뭐죠?"
"비슷한 이야기가 존재하니까."
"비슷한 이야기?"
"그래. 빨간모자의
결말을 덧쓸만큼 비슷한 이야기야."
"저기..."
"응?"
말을 잇다가 밑에서 들려온 부름에 고개를 숙였다.
노란 모자를 쓴 찡찡이가 불안한듯 흔들리는 눈으로 내게 매달려 있었다.
"왜그러니 찡찡아?"
안심시키듯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로우란찡은 빨간모자 누나를 잡아먹을 셈이야찡?"
"응. 빨간모자 이야기는 원래 그런 내용이니까."
"...잡아먹지 않으면 안되는거야찡?"
"으응...어쩔까."
초조해하는 찡찡이의 모습에 잠깐 고민하는척 신음을 흘리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후후후, 그럼 빨간모자를 먹기 전에 찡찡이 너부터 잡아먹을까~?"
"어, 어째서찡?"
"그야 이야기에서 늑대가 잡아먹는건 빨간모자랑 돼지로 정해져 있으니까~!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알지?"
"나, 난 멧돼지라구찡!"
"비슷하니까 문제 없음~!"
"히이익!?"
"로우란씨! 찡찡이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거에요!"
장난스레 위협하는 포즈를 취하는 내게 대항하듯 미미가 찡찡이 앞에서 팔을 벌리고 섰다.
"후하하하하! 방해한다면 미미 너도 찡찡이와 함께 잡아먹어주마~!"
"누굴 잡아먹는다고?"
"그야 물론 찡찡이랑 미미를..."
대꾸하다 흠칫 놀라 몸을 틀자 어느샌가 다가온 빨간모자가 주먹을 힘껏 뒤로 젖히고 있었다.
"찡찡이 괴롭히지마 이 못된 똥개야!!"
빠악-!!!
"아팟!?"
강렬한 펀치에 뺨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찡찡이는 빨간모자에게 안겨들며 칭얼댔다.
"조심해 빨간모자누나! 로우란찡이 누나를 잡아먹을거래찡!"
"아하하하! 걱정마. 이 누난 강하니까!"
팔뚝에 힘을 줘보이고는 빨간모자는 호쾌하게 웃었다.
찡찡이를 안아든 빨간모자는 바닥을 뒹구는 날 힐끗보곤 미미에게 당부했다.
"혹시나 저 바보가 또 엉뚱한짓 하려거든 얘기해.
내가 혼쭐을 내 줄테니까."
"네, 넷!"
"자, 그럼 찡찡아? 우린 과자나 먹으러 가자~!"
"응~!"
뻣뻣이 굳은 미미를 뒤로하곤 빨간모자는 당당한 걸음걸이로 멀어져갔다.
방금전 거침없는 일격이 충격이었는지 오도카니 서있는 미미에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말을 걸었다.
"...과자나 만들까."
"...네."
작게 한숨을 쉬곤 우리는 다시금 과자 만들기에 집중했다.
키키, 미미, 강다리, 그리고 나의 노력 끝에 과자 만들기가 끝났다.
맛보기를 한다며 사이좋게 과자를 먹어치우던 빨간모자와 찡찡이를 말리곤, 사이좋게 방에 넣어둔 뒤에야 무사히 과자 만들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문 밖으로 새어나오는 빨간모자와 찡찡이의 떠들석한 소리를 확인하곤 물러났다.
빤히 날 쳐다보는 강다리와 키키, 미미에게 두 손을 펼쳐 들곤 싸울 생각이 없음을 피력했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괜찮아.
별로 여기서 승부를 가릴 생각은 없으니까."
"정말이오?"
"그래. 설령 날 믿지 않더라도 빨간모자의 집에서 싸움을 벌일 생각은 그만두는게 좋을걸?
아무리 내가 밉상이라지만 자기 애완견이 맞고 있는 꼴을 놔두고 있진 않을테니까 말야."
"애완견이라니, 너...그렇게 말하면 안부끄럽냐?"
어처구니 없다는듯 키키가 딴죽을 걸었지만 어깨를 으쓱하고 흘려넘겼다.
"엄마라고 불리는거에 비하면 딱히?"
"또 맞고 싶냐?"
으르렁거리는 키키의 기세에 한걸음 물러났다.
"그럼 나는 이만 빨간모자의 할머니 댁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
빨간모자보다는 먼저 가있어야 하니까 말야.
빨간모자는 내일 출발하는거지?"
"그래야겠지. 벌써 시간도 늦은데다가 빨간모자가 찡찡이랑 놀고 싶다고 난리였으니까.
찡찡이는 찡찡이대로 빨간모자랑 노는게 즐거워 보이고."
"뭐, 괜찮지 않소이까?
아직 시간엔 여유가 있으니 내일 출발한다고 그다지 문제되진 않을테니 말이오."
"느긋하구나 너희들?"
"조급해봤자 자네 같은 괴짜를 상대로는 골머리만 썩일것 같아서 그렇소이다.
고민해도 답이 안나올 바엔 나중에 싸우는 것만 생각하는 편이 낫소."
"내가 어쨌길래 괴짜란거야?"
"NINJA" "파자마 입은 괴짜" "자칭 애완견"
"...너무해."
더이상 있다간 내 평가만 하락할 것 같았다.
"...어쨌든, 난 이만 간다.
내일 길 잃지 말고 제대로 빨간모자네 할머니 집으로 찾아오라구?"
과자 몇개를 파자마에 챙겨넣곤 빨간모자네 집을 나왔다.
밖은 제법 어둑해져 있었다.
서두르면 깜깜한 밤이 되기 전에는 숲을 지날 수 있을 듯 했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차에 뒤에서 난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날 따라 집 밖으로 나온 미미가 머뭇거리다 시선을 맞췄다.
"뭐야? 혹시 할말이라도 있어?"
"...로우란씨는 정말로 빨간모자의 결말이 바뀌어도 이야기 나라가 변함없이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래."
방금전 과자 만들기때 나눈 대화의 계속인가?
여간 호기심이 많은게 아닌가보다.
"하지만 결말이 바뀐 이야기 나라는 파괴되는데..."
"『개미와 베짱이』는 베짱이가 얼어 죽는 결말도, 개미와 함께 겨울을 무사히 보내는 결말도 존재하잖아?"
말문이 막힌 듯 미미가 입을 다물었다.
"뭐, 빨간모자의 경우에는 결말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원래 결말에 뒷 이야기가 덧붙여진 형태지만."
"네?"
"그러니까 '빨간모자가 잡아먹혔다'는 결말의 뒤에 '잡아먹혔던 빨간모자가 구해졌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단거지."
알듯말듯 눈을 깜빡이는 미미를 위해 말을 덧붙였다.
"사령사천왕으로서 이야기 나라를 돌아보면서 알게된건, 생각 이상으로 이야기는 튼튼하단거야.
결말이 바뀌더라도 무너지지 않을만큼.때로는 등장인물이 바뀌어도 대충 비슷하다 싶으면 이야기 나라는 신경쓰지 않잖아?
너희가 다녀왔다던 『모모타로 이야기』에서도 닭의 정령인 키키가 꿩의 역할을 대신했다며?"
"...늑대 파자마를 입고 늑대나 애완견인척 해도 허용되는 것처럼요?"
"맞아."
미미의 지적에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로우란씨는 저희와는 다르게 등장인물의 몸에 들어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왜 늑대씨의 몸에 빙의하지 않고, 굳이 늑대 파자마를 입은거예요?"
"...그야 나는 늑대보다 본래 모습이 더 마음에 드니까."
"...아, 네."
"그리고 이 파자마가 생각보다 편리하거든.
방금전처럼 빨간모자한테 얼버무릴 도구도 보관할 수 있고 말야."
앞섶의 지퍼를 슬쩍 열어보이자 미미는 고개를 돌렸다.
"여자애한테 이상한거 보이지 마세요."
"아, 이거 실례."
도로 지퍼를 끌어올린 뒤에야 미미는 시선을 바로했다.
"그럼 로우란씨는 빨간모자를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결말로 바꾸기 위해서 이곳에 온건가요?"
"응?"
황당해하는 내 모습에 미미가 되려 놀랐다.
"아, 아닌가요?"
"내가 뭐하러 그런 수고를 해?"
"그치만 빨간모자가 불행해지길 바랄거 아녜요?"
그제야 근본적으로 미미와 나의 인식이 어긋나 있다는걸 깨닫곤 미간을 문질렀다.
"이봐...나는 사령 사천왕이지 불행 애호가가 아냐.
이야기를 바꾸는게 중요하지, 주인공을 불행하게 만드는게 목표가 아니라구."
"그럼 뭐하러 결말이 바뀌어도 괜찮다는 둥 얘길 꺼낸거예요?"
"그건 알아서 고민해보라구."
"...역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군요?"
미미의 경계서린 눈초리에 피식 웃었다.
"글쎄? 아무튼 난 이만 간다."
노려보듯 눈매에 힘을 주는 미미를 모른척 걸음을 옮겼다.
휙-
미미가 앞을 가로막았다.
"......"
빤히 미미를 바라보다가 한걸음 움직여 옆으로 비켜섰다.
휙-
미미가 덩달아 옆으로 걸음을 내디디며 다시금 내 앞을 가로막았다.
길을 가로막고선 미미를 어떻게 대할지 몰라 곤란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지나가게 해주지 않을래?"
"싫어요."
"억지로 지나가는건 취향이 아닌데."
"알아요."
"내가 여자에게 손찌검 못한다는걸 이용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이번 일은 내겐 정말 중요하니까, 누구도 내 발목을 잡게 둘 순 없어."
"그럼 해결책은 간단하네요."
"뭐가 간단하단거야?"
"로우란씨는 늑대죠? 그리고 전 여자아이구요."
"뭐야, 설마 널 잡아먹기라도 하란거야?"
"원한다면 해보시겠어요?"
무심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심?"
묵묵히 수긍하는 미미를 보곤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저었다.
"사양할께."
"어째서죠?"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으, 그런식으로 말해도 안돼요!
다정한척 입발란 소리를 해도, 어차피 지금 상황을 모면할 속셈인거죠?"
"...이거 안통하네?"
"이, 이...!"
새빨개진 얼굴로 발끈하던 미미는 이내 태도를 고치곤 코웃음쳤다.
"뭐, 잡아먹는것도 로우란씨가 할 수 있다면 말이죠.
어차피 진짜 늑대도 아니고, 그 정도 크기의 입으로 빨간모자를 삼킬 수나 있겠어요?"
"응? 설마 너, 내가 빨간모자를 잡아먹을 수단을 알고 싶단거야?"
싱긋.
미미는 말없이 웃었다.
맙소사.
이런 대범한 태도라니.
"자, 그러니 잡아먹든 뭘하든 해보시라구요."
숫제 몸을 들이미는 미미의 태도에 뒷걸음질치다 질린 얼굴로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여기까지 무모할 수 있는거야?"
"믿으니까요."
"뭘?"
"설령 제가 정말로 잡아먹히더라도, 나중에 분명 제 동료들이 절 구해줄거라 믿으니까요."
동료를 믿는다는 거로군.
하지만 내 입장에선 굳이 여기서 미미를 상대로 패를 내보이고 싶진 않다.
만약 내 수단을 빨간모자가 알게 된다면, 빨간모자를 잡아먹는데 꽤나 애를 먹게 될테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좋겠지.
미미의 기세에 밀려 어느새 빨간모자의 집 벽에 등을 기대고 선 자세가 되어버린 상황에 한탄하고는 미미를 내려다보았다.
"...잡아먹혀도 좋다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그래요."
그 말에 곧장 미미의 손목을 잡고선 몸을 돌려 미미를 벽에 밀어붙였다.
"로우란씨?"
나를 몰아세우다 오히려 자신이 벽쪽에 밀어붙여진 미미가 얼떨떨한 얼굴로 날 올려다보았다.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오는 미미의 표정에 웃곤 속삭이듯 물었다.
"잡아먹힐 각오가 있다고 했지?"
"...그래요."
결연한 미미의 표정은 다음 질문으로 부서졌다.
"아이들은 좋아해?"
"네? 그야...좋아하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어째서 그런걸 묻는건가요?"
"그야 나는 네가 그저 잡아먹히는 것만으로 끝나길 바라지 않으니까."
"아니, 그러니까 방금 질문이랑 무슨 상관이..."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지 미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차례 숨을 들이쉬곤, 미미의 손목을 잡은 손에 작게 힘을 줬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께.
차라리 엄마가 되어볼 생각은 없어?"
"...에에엣!?"
비명을 지른 미미의 눈이 급격히 흔들렸다.
"엣? 에엣?
서, 설마 잡아먹는다는게 그런...!?
게다가 아이!? 어째서 아이!?"
"좋잖아, 아이들. 한 일곱명 정도."
"많아!?"
"너라면 단순히 잡아먹히는 것보단, 엄마가 되는 쪽을 더 바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아니!? 거기까지 가면 동료들이 구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괜찮아. 네가 구하는 쪽이 되면 문제 없으니까."
"의미를 모르겠다구요!"
"싫어?"
"곤란한 거라구요!
잡아먹히는 것도! 엄마가 되는 것도!"
"멋대로네."
"로우란씨가 할 말이에요!?"
허둥지둥하며 차츰 붉어지는 미미에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엣? 저기, 로우란씨...?"
"왜 그렇게 당황하는거야?
아이가 아니니까, 잡아먹히는걸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저는 그렇게 가벼운 아이가 아녜요."
"알고있어."
"그렇다면 왜...!"
"네가 진지하고 노력하는 녀석이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권유하고 있는거라구."
"으..."
말문이 막힌채 얼굴을 붉힌채 미미가 고개를 숙였다.
바둥거리던 팔이 천천히 힘을 잃고 움직임을 멈췄다.
"...이런건, 곤란해요."
"어째서?"
"로우란씨는 사령사천왕이잖아요."
"그래."
"저는, 꾸러기 수비대..."
"그러니까야."
"네...?"
고개를 숙여 미미의 얼굴에 가까워졌다.
잘게 떨리는 눈썹 아래 미미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질끈 눈을 감은 미미의 귓가에 입을 가져가 조용히 속삭였다.
"늑대에게 잡아먹힌 녀석을 구하는건, 『엄마 양』이니까."
"......네?"
"빨간모자를 구하고 싶다면, 잡아먹힌다는 생각은 다시하는 편이 좋을걸?"
미미의 손목을 놔주고선 가만히 눈을 깜빡이는 미미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잡아먹어 달라는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냐.
남자는 다 늑대니까 조심하라구."
"......"
고개를 숙인채 손목을 매만지는 미미를 보곤 몸을 돌렸다.
이젠 정말로 빨간모자의 할머니 집으로 출발할 시간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다다다다 잰걸음 소리가 들렸다.
순식간에 나를 지나쳐간 미미가 양팔을 벌린채 다시금 내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요."
"왜?"
한차례 미간을 문지르곤 미미가 확인하듯 물었다.
"...『엄마 양』은, 무슨 뜻이었죠?"
"뭐야, 그 정도는 스스로 생각,"
"시끄러우니까, 빨리 답이나 하세요."
강압적인 미미의 어조에 떨떠름한 얼굴로 설명했다.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 염소』이야기는 알고 있지?"
"...엄마 염소가 장보러 나간 사이에, 못된 늑대가 아기 염소들을 잡아먹었고, 막내 염소와 엄마 염소가 늑대의 배를 갈라서 아기 염소들을 구하는 이야기잖아요?"
새삼 듣고보니 살벌한 이야기네.
안색이 변하려던걸 억지로 바로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책에 따라서는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 양』이라는 제목으로 염소 대신 양이 등장하기도 해."
"...그러니까, 방금 전 로우란씨의 말은,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 양』의 『엄마 양』 역할을 저보고 맡으라는 거죠?"
"그래."
"...그럼 로우란씨는요?"
"당연히 '아기 양들을 잡아먹는' 늑대 역할이지."
"아하, 역시 그렇군요?"
내 대꾸에 미미가 활짝 웃었다.
"그래. 너도 그저 잡아먹힐 뿐인 아기 양 역할로 만족할 생각은 없잖아?
꾸러기 수비대의 사명은 이야기 나라를 지키는 것이니까, 기왕이면 『엄마 양』이 되라는거지.
아기 양들을 구하는건 언제라도 엄마 양이니까."
미미의 미소가 짙어졌다.
"좋은 제안이네요.
후후...예, 정말로."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여기서 널 잡아먹을 예정은 없어.
네게 무슨 짓을 했다간, 다른 꾸러기 수비대가 덤벼들테니까 말야.
이런데서 귀찮게 발목을 잡히고 싶진 않거든."
"어머, 그건 참 고마운 말이네요."
생글생글 웃는 미미에게 마주 웃어주곤 몸을 비켰다.
"자 그럼, 설명도 끝냈으니 난 이제 간다."
"......"
휙-
미미가 앞을 가로막았다.
"...이번엔 또 왜그래?"
미미가 싱긋 웃었다.
하웁-
크게 숨을 들이킨 미미가 양손을 입가에 모았다.
"도와주세요 빨간모자씨---!
로우란씨에게 잡아먹히겠어요!""어, 어? 야? 누가 널 잡아먹어,"
두두두두두두두두------!
"손님을 꼬실 생각이냐 이 똥개야!!"퍼어어어억------!
"케엥~~~~~~!?"
한참을 짓밟혀 철부덕 바닥에 달라붙은 내 꼴을 내려다보며 씩씩거리던 빨간모자는 거칠게 콧소리를 내곤 몸을 돌렸다.
쾅-!
문이 닫히고, 바닥에 널부러진채 꿈틀거리는 내게 미미가 조심조심 다가와 물었다.
"저기, 괜찮아요?"
"네가 할 말이냐..."
"...흥."
원망스런 시선을 보내자 미미는 입술을 삐죽 내밀곤 고개를 돌렸다.
"...빨간모자, 잡아먹을 수 있겠어요?"
"......아마도...?"
바닥에 쓰러진채 자신없는 목소리를 내는 내게 미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빨간모자가 너무 난폭해서 괴롭다.
아무래도 저 왈가닥을 삼키려면 어지간히 고생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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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다녀온 이후로 처음 올리는 글이네요!
그러니까...반년만에 업로드입니다...OTL;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2018년도에 글을 3개 밖에 못썼다니 뭐라 드릴 말이 없습니다...;;
빨간모자편은 다음편으로 마무리짓고 이불이도 쓰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m(_ _)m;;;
빨간모자적색의 쥬켄
미미키키강다리찡찡이